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0월 14일부터 17일까지 공연하는 오페라 ‘안드레아 쉐니에’를 보면 최근 화제가 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떠오른다. 오페라 ‘안드레아 쉐니에’는 프랑스혁명 당시에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그 시대의 계급투쟁, 정치적 음모, 고뇌하는 지식인의 심리와 비극적인 사랑을 담아냈다.
오페라의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 이 시대의 모습이 떠오른다. 혁명 전 프랑스의 어느 시골에서 쉐니에는 백작의 딸 맏달레나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 후 쉐니에는 파리에서 혁명에 가담하다 수배자가 되고, 맏달레나는 쉐니에를 찾아가 함께 하게 된다. 한편 예전부터 맏달레나를 흠모하고 있던 하인 제라르는 혁명정부의 간부가 되고, 애타게 맏달레나를 찾다가 쉐니에를 잡아들이면 그녀를 차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그를 체포한다. 예상치 못하게 쉐니에는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 받고, 맏달레나는 사랑하는 남자가 사형에 처하게 되자 둘의 사랑이 영원할 것을 외치며 함께 단두대에 오른다.
오페라 3막에 등장하는 제라르의 아리아 ‘조국의 적’은 그의 정의와 조국애,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애욕, 적이 아닌 친구를 배반하는 자신의 처지 등에 대한 비열한 마음속의 갈등을 그린 명곡이다. 이 아리아를 통해 제라르는 급변하는 혁명시대를 살았던 청년의 고뇌와 방황을 이야기한다.
사랑과 정의라는 가치가 퇴색되고 있는 오늘날, 이 오페라는 청중들에게 조국, 정의, 연인에 대한 사랑 등 잊고 있었던 가치의 숭고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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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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