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서 빛으로

지역내일 2010-10-22

지난 13일 지구의 반대편 칠레의 산호세 광산에 매몰됐던 33명의 광부 중 마지막으로 구조 캡슐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온 루이스 우르수아가 오른손을 하늘로 내뻗어 환호하며 지상에 발을 내딪는 순간, 매몰 광부 33명의 생존 드라마는 기적 같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매몰에서 구조로 이어진 69일 동안 전 세계 언론은 그들에게 주목하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들의 ‘어둠에서 빛으로’의 극적인 스토리는 TV 신문 잡지 책 영화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질 것이다.
칠레 대통령이 이름 붙여준 ‘위대한 캡틴’ 작업반장 우르수아의 리더십, 매몰 현장이었던 지하 700미터 갱도에서의 죽음과 맞서 싸운 이야기, 인간의 한계상황에서의 삶의 모습 등 참 궁금한 것이 많다.
그러나 통소장은 ‘그들이 삶과 죽음이 맞닿아 있던 지하의 그곳에서 69일간 가장 간절한 소망은 무엇이었을까’가 가장 궁금했다. 예상과 같이, 33인의 캡틴 우르수아는 “가족을 위해 우린 이겨냈다”라고 말했다. 구조 캡슐을 타고 올라와 어둠에서 빛으로 나올 때 광부와 광부의 가족들은 부둥켜안고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은 뜨거웠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가족 사랑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다.
광부들이 광산 붕괴 사고로 매몰되기 전, 그들의 수입은 우리 돈으로 약 100만 원 정도였다고 한다. 가족들 먹여 살리고 아이들 가르치느라 빠듯한 삶을 살았을 것이다. 거친 노동에 대한 피로감으로 가끔씩은 가족들에게 짜증도 냈을 것이고 술을 먹고 집에 들어가는 날에는 부부가 싸움도 하였을 것이다. 어느 나라든 사는 모습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일상의 가정 안에는 금보다 귀한 ‘사랑’이 있다. 광산으로 돈 벌러 간 남편이, 아버지가, 아들이 산 채로 지하 700미터에 묻혀 있다는 소식은 가족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평상시에 남편과 싸움을 자주하던 아내도, 아버지가 밉다고 말하던 딸도, 아들을 한심하게 생각하던 엄마도, 오직 유일한 소망은 ‘살아있는 그의 모습’을 다시 보는 것이었을 것이다.
인간은 몸도 마음도 나약하고 연약한 존재이다. 그러므로 인간들로 구성된 가정도 나약하고 연약하다. 인간과 가정은 약할지라도 ‘사랑의 힘’이 강력하기에 인간이 살고 가정이 산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라고 묻는다면 무엇이라 대답할 것인가?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사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통가정연구소 이승원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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