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눈길 끄는 그릇 가게들

지역내일 2010-10-19

“예쁜 그릇에 가을 맛 담아볼까”

쌀쌀한 바람이 옷소매 아래로 기어들어오는 이런 날에는 따끈한 국물 한 모금이 그립다. 여름 내 쓰던 것이 아닌 새로운 찻잔에 담아내는 따신 차 한 잔은 또 어떨까? 화사한 폴란드 그릇, 청자 기법으로 만든 머그컵 등 우리 지역의 예쁘고 독특한 그릇 가게를 찾아보았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풍동「더 그릇」
전통의 아름다움 재해석한 단아한 그릇
「더 그릇」은 홍익대학교 겸임교수인 도예작가 이경주 씨의 작업실이자 갤러리다. 섬세하고 여성적이며 단아한 느낌을 주는 그릇들이 주를 이룬다. 정갈한 백자 소스 볼, 상쾌한 푸른빛의 청자 머그가 눈길을 끈다. “전통을 기본으로 하되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서 만들어요. 식탁의 품격을 높아주고 전통이 일상 안에 숨 쉬는 느낌을 가질 수 있죠.”
나무와 흙, 돌이 어우러진 집에는 감나무와 들꽃이 자라고 한 식구처럼 사는 개 ‘보리’도 살고 있었다. 그릇을 비롯한 도예작품들, 작가의 조형작업 과정도 함께 볼 수 있다.
“아이 낳고 십년 넘게 가족이 살아온 집을 작업실로 쓰고 있어요. 그릇도 판매하지만 상업적인 공간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차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곳이니 편하게 찾아주세요.”이 작가가 작업을 하는 동안 부인 박서운숙 씨는 블로그와 온라인 쇼핑몰을 관리한다. ‘꽃피는 아침마을’(
www.cconma.com)의 아트샵 코너에서 그릇과 도예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이 작가는 집에 관한 테마로 작업을 진행한다. 직접 디자인하고 만든 그릇을 사용하며 ‘담음’에 대한 생각을 이어간다.
△머그 3만원대. 접시 6~7만원대. 대형 볼 20만원대. 
문의 070-8813-6158 

장항동 「한국도자기」
절제되고 단순하면서도 온화한 도자기 제품
 가치와 감성을 추구하는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절제되고 단순하면서도 온화한 도자기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자연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제품이 유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다양한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여백의 미를 살린 동양적인 분위기의 <비올레뜨>는 자연에서 오는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모던하게 재해석했는데 은은하면서도 깊이 있다. 깨끗한 순백의 색상으로 가을 신부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형상화 한 <드림>은 웨딩드레스의 레이스에서 모티브를 얻어 신혼 식탁을 연출하기에 알맞다.
한국도자기 김무성 전무는 “2003년 유럽의 세계적인 도자기 디자이너들과 함께 선보인 명품 브랜드 프라우나를 중심으로 한 고급 제품이 세계 상위층 고객의 큰 호응을 받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명품 위주의 성장 전략을 펴나가겠다”며 “끊임없는 디자인 개발과 브랜드 고급화를 통해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도자기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발산동에 자리한 직영점을 찾으면 우아하고 로맨틱한 제품에서 럭셔리한 골드 제품까지 다양한 그릇을 만날 수 있다.
△혼수도자기 20~30% 할인판매(예단 무료 포장). 홈세트 4인용 20~25pcs  25~40만 원대. 6인용 30~40pcs 30~60만 원대. 
문의 031-908-3600

정발산동「폴란드 그릇 스타라」
화사하면서도 따뜻한 폴란드 그릇의 매력
 학교 친구인 아이들을 따라 십년지기가 된 엄마 둘이서 용감무쌍하게 차린 그릇 가게다. 중학생 아이들을 키우는 평범한 아줌마였던 백윤경, 차정화 씨는 함께 떠난 유럽여행에서 폴란드 그릇을 만났다. 특유의 푸른 빛깔이 주는 화사함, 100% 손으로 만들어 투박하지만 정감 있는 느낌, 거기에다 폴란드 사람들이 살아가는 느리고 소박한 방식에 반했다. 둘은 돌아와 폴란드 그릇 가게를 차렸다. 다른 나라 그릇과 함께 팔라고 충고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로지 폴란드 그릇만을 취급하기 위해 가게 이름도 그렇게 붙였다.
“폴란드 그릇은 강하고 튼튼해요. 두꺼워서 무겁기도 하지만 그래서 음식을 오래 따뜻하게 지켜주죠. 파란 안료 덕분에 집안에 놓으면 더 빛이 나요.”
아쉬운 점도 있다. 유럽에서는 핸드메이드 제품의 가치를 알아주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기계적인 완벽함을 더 추구하는 경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문양이 삐뚤어지거나 공기방울이 들어간 경우도 있어요. 꼼꼼히 들여다보면 모두 다 다른 것이 폴란드 그릇의 매력이거든요. 핸드메이드의 재미를 더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머그 2~3만원대. 티팟 7~12만원대. 접시 1~6만원대. 
문의 031-906-5145 

장항동 「다르」
정갈하고 세련된 앤틱 소품과 폴란드 그릇
 도예를 전공한 강주선 씨가 유럽에서 사용하다 반한 폴란드 그릇, 애틱 소품과 가구를 판매하는 곳이다. 「다르」의 폴란드 그릇은 주인의 취향에 맞게 정갈하고 차분한 패턴이 주를 이룬다. 다르의 단골은 전국 곳곳에 퍼져 있다. 주인의 안목을 믿고 온라인 쇼핑몰(
www.antiquedart.com)을 이용해 도매로 구입하는 이들이다.
강 씨는 유럽의 생활에서 도자기 그릇은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떡, 파이, 케이크 뭐든 직접 만들어 먹는 문화예요. 간단히 믹싱해서 오븐에 구워 바로 내놓을 그릇으로 사용하기에도 폴란드 그릇은 손색이 없죠.”
최근 우리나라도 홈베이킹을 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조리도구의 안전성 문제에 대한 인식이 퍼지고 있는 추세다. “알미늄 베이킹 용기는 칼집이 나면 독소가 새어 나오죠. 폴란드 그릇은 그럴 염려가 없어요. 좋은 흙이 나오는 지역에서 만들었고 납과 카드뮴이 0% 검출된 안전한 그릇이에요.” 강 씨는 가을에는 티팟에 음식을 담아 워머에 데워 차를 마시면 좋다고 귀띔했다.
△머그 2~3만원대. 기본문양 볼 2만원대. 트리장식 등 8~9만원대. 
문의 031-917-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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