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을 받으면 즉석에서 면을 뽑아 생면국수를 말아주는 우산동 ‘국수마을’의 방성태(36) 대표는 10여 년간 횟집을 운영했다.
자신만의 전문성이 부족하다 여기며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2년 전, 우연히 들렀던 양평에서 새로운 국수 맛을 보게 된다.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던 그 식당의 국수는 특별하진 않았지만 옛날에 먹었던 잔치국수 맛이 그대로 느껴졌다.
다음 날 방 대표는 횟집 문을 닫고 양평 국수집으로 달려가 허드렛일을 하며 국수 만드는 일을 배우게 된다. “처음에는 안 된다고 내쫓더라구요. 안되겠다 싶어 쌀을 한 포대 사서 짊어지고 가 제발 일을 배우게 해달라고 매달렸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배워서일까? 그가 만들어내는 국수는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특별한 맛이 숨어있다. 우리 밀로 만든 밀가루로 반죽을 하고 여러 차례 발로 밟기를 반복한다. 밀가루를 많이 치댈수록 쫄깃한 맛을 내는 글루텐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죽이 완성되면 압연(회전하는 두 개의 롤 사이로 통과시켜 여러 가지 형태로 가공하는 방법) 과정을 거쳐 적당한 굵기로 절취한다. 이 때 절취과정은 손님의 주문과 동시에 이루어진다.
“오로지 손님 한 사람을 위해 면을 뽑습니다. 육수는 5가지 종류의 서로 다른 멸치를 8시간 이상 우려내어 사용합니다.” 사골처럼 멸치 뼈에서 우러나는 깊은 맛을 내기 위해서 그렇게 오랜 시간 끓인다고 한다.
“수입 밀에서는 개미도 살지 못합니다. 단가가 몇 배나 비싸지만 우리 밀을 고집하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힘들지만 더 열심히 해서 우리 밀 생면 국수를 알리고 싶습니다.” 방성태 대표가 만든 국수에는 우리 밀에 대한 그의 애정도 함께 담겨 있었다.
문의 : 010-4913-5380
배진희 리포터 july2@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