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주차로 계획됐던 학부모 교육 강좌 마지막 시간이었다. 신기한 것은 거의 매주 화요일은 장대 같은 비가 쏟아졌다는 것이다. 학부모들도 힘들고 서울에서 내려와야 하는 강사들도 힘들긴 매한가지였을 게다.
그래도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다섯 번의 강좌에서 느낀 것은 학부모들의 교육열과 정보에 대한 목마름이었다. 어떤 악천후 속에서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울산경주의 학부모들을 보며 우리교육의 미래는 밝고 또 밝으리라 예상했다.
울산경주 내일신문 학부모 교육 강좌의 마지막시간은 현대청운고 허석도 교사와 경희대 사회교육원 이가령 교수가 맡았다.
시대를 이해하라
1교시는 현대청운고 허석도 교사가 ‘대입은 전략이다’는 주제로 진행했다. 수도권 지역의 강사들로 채워진 교육 강좌에 지역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로 강의는 시작됐다.
허 교사는 “시대의 중심에서 교육을 바라보라”고 말문을 열었다. 덧붙여 “한 회사 면접에서 ‘당신의 이런 화려한 스펙을 바탕으로 어떤 창의적인 능력을 발휘해 회사에 기여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있었다. 이것이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사회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에 따라 대입이 변하게 된다. 때문에 시대를 이해하는 것이 대입을 이해하는 궁극적인 지름길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장차 대학입시에서 다른 선발기준보다 융통성의 폭이 큰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지 않을 수 없는 일로 풀이할 수 있다.
허 교사는 “그래서 앞으로는 진학지도보다 진로지도를, 결과중심의 평가에서 과정중심 평가로 전환될 것이 확실하다. 특히 ‘창의적 체험활동 종합지원시스템’의 무한활용에 주목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교과를 제외한 모든 생활이 기록되는 창의적 체험활동 시스템은 입시에서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해지는 분야가 된다. 또 기호와 적성에 맞는 미래지향적 직업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자녀의 학습 및 기타능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2011학년도 대입선발 포인트
허 교사는 “2011학년도 대입의 주요 포인트는 수시확대와 EBS교재 수능반영”이라 설명했다.
2011학년도는 수시모집 인원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선다. 이제 수시는 선택이 아닌 반드시 거쳐야할 통과의례의 전형이 되었다. 특히 서울대와 연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수시비율의 확대가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수시대비 전략을 철저하게 짜야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 결과중심의 학생선발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의 잠재력이나 환경, 적성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전형이 확대된다. 2010년 87개 대학에서 실시하던 입학사정관전형은 2011학년도엔 117개 대학으로 늘었다. 그에 따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드러나 보이는 학생들의 대학진학 기회가 많아졌다.
특히 올해는 탐구영역 반영과목을 축소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상위권 주요대학들이 기존 3과목에서 2과목으로 축소함에 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합격가능점수가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
허 교사는 “사실 이런 것들은 부수적인 것들이다. 잘하고 못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그 목표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느냐다. 대입전략을 짜고 입시를 분석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진정 이루고 싶은 꿈을 심어주는 것이 현명한 자녀교육이라 생각한다”며 강의를 마쳤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
아쉽지만 5주차는 브런치도 마지막으로 즐기는 날이었다. 날씨가 쌀쌀해선지 따뜻한 커피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드문드문 그치는 비를 보며 즐기는 커피와 샌드위치는 그래서 맛이 더했는지도 모르겠다.
2교시는 새벽6시에 집에서 출발해 강의 10분쯤 전에 과학대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경희대 사회교육원 이가령 교수가 진행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주제아래 우리들은 다시 귀를 세우기 시작했다.
‘입시’ ‘자기주도학습’ ‘내신관리’ 등에만 초점이 맞춰졌던 교육내용이 부모교육으로 방향을 틀었다. 몇 주째 연속되는 긴장감을 잠시 늦추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내용에 학부모 모두 굉장히 만족해했다.
이 교수는 “엄마가 행복하지 않은 환경의 자녀들은 십중팔구 행복하지 않다”고 시작했다. “또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아이를 자주 안아주고 아이를 깨울 때도 속삭여라. 돌아보면 내가 아이를 깨울 시간은 길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아이는 열 번 백 번 새로 되는 존재다. 아이의 미래를 단언하는 말은 절대 하지 말라. 아이는 부모가 믿어주는 만큼, 딱 그만큼 큰다”고 강조했다.
효과적인 글쓰기 전략
부모교육을 한 시간 가량 들은 후, 이 교수 전문분야인 글쓰기 강의가 있었다.
이 교수는 “생각을 써 보라고 강요하면 좋은 글이 나오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글쓰기가 생각을 쓰는 것이다”고 말했다.
글은 구체적인 것에서 추상적인 것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릴수록 겪은 사실을 중심으로 정직하고 자세하게 써야 좋은 글이다. 글쓰기엔 원칙이 없다.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싶은 만큼 쓰는 것이다.
이 교수는 “초등 논술이 따로 없다. 체험에서 얻은 교훈은 돌아볼 줄 알면 된다. 느낌을 적지 말고 느껴지도록 적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논술은 제시된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주장거리를 찾으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창의력보다 독해력이다. 그래서 무조건 지식이 많아야 잘 쓰게 되는 것이다.
“모든 논술은 논리능력차이가 아니다. 해당 주제를 아는가 모르는가의 문제다. 아는 만큼 쓰게 돼 있는 것이 논술이다”는 이 교수. 덧붙여 “아이만 다그칠게 아니라 부모가 본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우여곡절 끝에 교육 강좌가 끝이 났다. 울산경주 내일신문은 앞으로 아버지도 참여할 수 있는 번개브런치와 겨울방학 정규브런치강좌를 계획하고 있다.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