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집 앞 계단에서 실족하기 전까지 조양현(43)씨는 신체 건강한 27세의 청년이었다. 사고 이후 그는 가슴부터 발끝까지 마비되어 지체장애1급(척수장애) 판정을 받았다. 고개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삶의 희망을 잃은 그는 6년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깊은 절망의 나락에 빠진 그는 급기야 치명적인 욕창에 걸려 연세대 원주기독병원을 찾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이 새 삶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
휠체어 농구단을 그 때 처음 만났고 이어 컬링팀을 알게 되었다. 조 선수는 원주연세드림 컬링팀 가드 역할을 맡고 있다. 그가 속한 원주연세드림팀은 2010 벤쿠버 패럴림픽 컬링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기적이었다. 장애인 전용 컬링 경기장도 없이 맨 몸으로 일궈낸 승리이기 때문이다.
고개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만큼 중증 장애인이던 그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이제 휠체어를 타고 날아다닌다. 운전부터 운동까지 혼자서 모든 생활이 가능해진 지금 조 선수는 자신이 장애인이란 사실을 잊고 지낸다.
“제2의 인생이 가능했던 것은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의 눈물겨운 뒷받침과 불모지에서 원주 컬링팀을 길러내신 박주영 컬링협회 회장님, 김유택 감독님, 컬링팀을 알게 해준 이영희 교수님 등 원주연세대 교수님들 덕분입니다. 이분들은 제게 제2의 발을 만들어주신 분들입니다.”
조 선수와 함께 하는 시간, 그에게서 따스한 에너지가 쏟아져 나왔다. 그가 중증 장애인이란 사실을 전혀 의식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한미현 리포터 h4peac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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