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긴 명절연휴. 길게는 일주일을 훌쩍 넘도록 가족과 함께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개학 한지 며칠 전인데, 다시 방학으로 마음가짐이 돌아서는 건 아닌지. 하지만 신이 나기도 한다. 야근이다, 바쁘다,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하고 날마다 다음 기회로 미뤄두었던, 코스모스 보러 가을이 오는 강가에도 가고, 다음 날 출근으로 생각만하고 해보지 못했던 심야영화도 보고, 만인보 프랜카드가 펄럭이는 2010 광주 디자인비엔날레도, 양동시장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장삼이사'' 프로젝트, 상인과 함께하는 대인예술시장에도 가보자. 그동안 미루어두고만 있었던 문화를 즐겨보자.
◆ 2010 광주비엔날레 ‘만인보’
북구 용봉동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는 이미지의 향연이 한창이다. 올해로 8회인 광주비엔날레 주제는 ‘만인보(10000 Lives)’다. 비엔날레 전시장은 이미지에 대한 해석, 비전으로 가득하다. 마시밀리아노 지오니(이탈리아)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은 “우리는 매일 수많은 이미지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다양한 시각예술 작품을 통해 이미지와 사람의 관계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디지털의 발달로 이미지가 무궁무진하게 생산·복제되고 이미지로 인한 갈등과 폭력에 시달리는 우리에게, 이번 전시 주제는 모험적이기까지 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티노 세갈의 작품이다. 바닥에 누운 사람이 고통스럽다는 듯이 몸을 비틀고 앞뒤로 구르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전시장 안내원은 카메라를 들이대는 관람객에게 “작가가 이미지 남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촬영을 엄격히 금지한다. 관람객은 영원히 사라져버릴 작품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작품에 집중한다. 〈테디 베어 프로젝트〉는 곰 인형인 테디 베어가 담긴 사진 3000장을 모든 것으로,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한다. 사람은 이미지를 통해 과거를 기억하고 그와 관련된 사고를 확장한다.
문의 : 062-608-4212
◆ 양동시장 프로젝트 -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장삼이사’
광주비엔날레가 시장 안으로 들어왔다. 2010광주비엔날레는 ‘양동시장 프로젝트’를 운영한다. 시민참여프로그램의 일환인 이번 프로젝트는 비엔날레 행사기간 동안 광주 양동시장 일대에서 광주시민과 더불어 타 지역 방문객들도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로 진행된다. 비엔날레재단은 “기존의 전형적인 작가중심의 전시를 지양하고 전시기간 중 시장상인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생활 속에 전시문화를 공유할 것”이라 설명했다.
양동시장 프로젝트를 총괄 진행하게 될 총 프로그래머는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이자 문학박사인 정경운 씨며, 참여작가와 관람객이 전시 및 관람한 느낌을 다양한 언어로 벽면에 표현하는 ‘벽 프로젝트’와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상점의 특성을 입체목형(1300개)에 아이콘으로 표현하는 ‘이모티콘 아트 맵’ 프로그램, 상인들이 주체가 되어 시장의 변천사를 기록하는 ‘양동시장 아카이브 전’으로 구성 되었다.
시장건물의 옥상에 건립된, 양동시장 문화발전소 안에는 이 지역 특산품인 홍어를 판매할 수 있는 ‘홍애 레스토랑’을 비롯해, 각종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푸드코트’, 방문자 휴게 공간 및 친환경 퍼니처로 구성된 ‘에코아트’도 들어섰다. 문의 : 062-362-0815
◆ ‘느티나무 숲’ - 대인예술시장 프로젝트
이야기가 열리고, 문화예술장터가 열리고, 문화가 화들짝 눈에 보이는 ‘2010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 느티나무 숲’이 곳간도 문을 열었다. 대인시장 장미란 거리 근처, 무화과나무 골목 일대에서 쉼터 겸 창작공방인 ‘상상의 곳간’이 바로 그곳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주최하고, 광주문화예술진흥위원회가 주관했다. 이번 프로젝트에 새로 붙여진 이름은 `느티나무 숲’. 열리고 맺히는 것들이 많기를 기대하는 이름이다.
2008년 복덕방 프로젝트로 인해 많은 작가들이 대인시장의 점포에 작업실로 들어와 오픈 스튜디오를 가지며 상인들과 같이 호흡했다. 2010년 ‘느티나무 숲’ 전고필 총감독은 “대인예술시장은 문화적인 소양을 키울 수 있는 토대가 이미 마련되어 있다. 스스로 녹아들기 위한 동력을 만들어줄 뿐이다.”며 “시장을 찾은 사람들이 시장에서 문화뿐 아니라 생필품을 구매해가길 바란다. 시장의 문화는 구경하고 담아가면서 생필품 구매는 하지 않는다면 작가와 상인의 공생, 상생은 점점 힘들어진다. 상인들에게 물건을 구입한다는 의미는 다시 작가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전 총감독은 이 모든 일들을 현재 대인예술시장 상인번영회와 함께 조율하며 일 해나갈 생각이다. 문의 : 062-233-1420
범현이 리포터 baram816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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