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찬 음식을 찾아서

더위도 식히고 속도 달래고

지역내일 2010-09-10

[메밀전문점 ‘봉평메밀’]
속까지 알싸한 묵사발 한 그릇 최고


 


더위로 입맛을 잃기 시작하면 몸속 영양분도 덩달아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혹시 혈압이라도 높을라치면 여름은 마의 계절이다.


이럴 땐. 메밀이 딱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비타민과 섬유소가 풍부하고 혈압 강하제로 쓰이기도 한단다. 또 저칼로리로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떨어뜨린다니 이보다 더 좋을 소냐.


봉평메밀 병영점엔 그래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자주 들르는 건강 음식점이다. 메밀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음식이 기다리고 있는 이곳의 인기메뉴는 뭐니 뭐니 해도 메밀물국수와 메밀비빔국수다.


세숫대야만한 대접에 오목하게 담겨나오는 메밀면은 부드러우면서도 씹을수록 고소하다. 냉면같이 차지지도 않지만 국수처럼 무르지도 않다. 적당히 끊기는 맛이 먹기 편한 정도다.


물국수는 속까지 시원하면서도 새콤한 육수와 면이 어우러져 먹고 먹어도 입안엔 침이 고인다. 해가 따갑도록 내리쬐는 요즘은 물국수가 더 바쁘다.


면만으로는 더위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메밀묵밥을 강력추천 한다. 어른 손가락 굵기 만한 묵을 그릇 한가득 담고 거기에 새콤한 무절임과 열무물김치를 얹어 김가루와 통깨를 사정없이 뿌렸다. 밥은 따로 나오는데 밥 따로 묵 따로 먹어도 좋지만 말아 먹는 것이 정석. 일단 밥을 그릇 채 묵사발에 텀벙 넣어 젓가락으로 밥알을 살살 푼다. 다음 묵과 밥을 숟가락으로 듬뿍 떠 한 입 넣으면 입안은 소박한 잔치가 벌어진다.


가족단위로 오는 사람들은 메밀만두를 사이드메뉴로 자주 찾는다. 만두피를 메밀반죽 해 거뭇거뭇한데 밀가루보다 훨씬 담백하다.


100%국내산 메밀만 취급하며 면을 직접 뽑는다. 어지간한 메뉴는 모두 5천원이며 메밀묵만 따로 사갈 수 있다.


위치: 남외동 547-1번지
메뉴: 메밀물국수, 메밀비빔국수, 메밀묵밥, 메밀묵무침 등
영업시간: 오전11시30분~오후9시
전화번호: 052-293-5148

[광천막국수] 
개운한 육수와 찰진 면발의 만남


 


속까지 얼얼해지는 진짜 차가운 음식만이 간절해지는 때다. 온 가족이 간편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는 음식이 뭐가 있을까.


남구 달동 카메라마트 부근에 가면 광천막국수가 있다. 살얼음 동동 띄운 개운한 육수에 찰진 면발이 입맛을 더욱 돋우는 막국수가 제철을 만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인데도 손님들이 계속 줄을 잇는다. 자리에 앉자마자 무를 얇게 저민 무김치와 깔끔한 열무김치가 먼저 나온다. 적당히 익은 것이 맛이 좋다.


큰 냉면그릇에 한 가득 막국수가 담겨져 나오는 데 양이 제법 많다. 오이와 김 등이 아낌없이 들어간 막국수를 휘휘 저어 조금은 짭짤한 육수를 한 모금 들이키니 개운하고도 시원한 맛이 확 밀려온다.


살짝 얼려나온 육수가 녹으면서 시원한 맛이 오래 가는 것이 특징. 무더위에 잃은 입맛을 되찾아줄 한 그릇의 만찬으로 충분하다. 감자전 또한 이곳의 별미로 순수 감자에 야채를 약간 넣어 얇게 부쳐낸 것이 깔끔한 맛을 낸다. 막국수 가격은 5,000원.


 


위치 : 남구 달동 카메라마트 뒤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10시
메뉴 : 막국수, 쟁반국수, 만두, 감자전 등
문의 : 052-256-8856(광천막국수)

[물회 전문점 ‘남석횟집'']
신선한 활어회와 야채, 그리고 진한 초고추장의 트리오


 


싱싱한 활어회와 아삭한 야채에 초고추장 양념 두어 숟갈 넣고 쓱쓱 비빈 후 사각한 얼음까지 동동 띄워 육수를 붓는다... 이렇게 먹는 물회야말로 여름철 별미 중의 별미.


방파제 가는 쪽으로 가면 방어진철공소 옆에 있는 남석횟집은 찰랑찰랑 물결 건드리고 가는 짠 내음 덕지덕지한 바닷가에 맞닿아 있다. 남석횟집은 바로 이 자리에서 그야말로 전형적인 바닷가 횟집으로 소박한 모습으로 30년 경력을 자랑한다.


바로잡은 싱싱한 활어회와 야채를 진한 초고추장에 비벼먹는 물회의 새콤달콤한 맛은 이집에서만의 노하우가 있다. 특히 약간 단맛이 나는 질척한 초고추장의 농도는 며느리도 안 가르쳐준다고.


넉넉한 생선회에다 오이, 배, 양파, 잔파 등 야채도 푸짐하게 들어있다. 다진 마늘, 생강, 참기름, 깨소금까지 파릇파릇 섞여 보기에도 입맛이 돈다.


초장 세 숟갈 정도 넣고 으깬다 싶을 만큼 회와 고추장을 찰 지게 버무린 다음, 물회 육수를 자작할 정도로 붓는다. 그리고 한 번 더 휘휘 저어 숟가락으로 넘치게 떠 먹어보라. 차고 맑은 느낌, 그리고 달고 매콤하고 간단없이 사각거린다. 몰캉 씹히는 회 한 점도 좋지만 아삭거리는 채소도 많이 들어가 더욱 산뜻한 맛이다. 참기름의 여운과 때때로 통깨의 여운이 스치면 또 한 번 물회의 진맛이 느껴진다.


물회를 먹고 나면 회를 뜨고 나온 머리나 뼈로 즉석에서 끓여주는 매운탕 맛도 일품이다. 인심이 느껴질 정도의 큼직한 뚝배기에 갖은 재료가 넘치며 정성 또한 느껴진다. 국물 맛은 진하면서 칼칼하다.


 


위치 : 방어진 끝. 방파제쪽~ 회시장 안쪽 방파제
영업시간 : 232-1725 (연중무휴)
메뉴 ; 물회, 매운탕, 잡어회, 세꼬시 등
문의 : 232-1725


[냉국수 전문점 ‘예뜰’]
빨간 국물 참국시의 진한 맛


 


성안에서 경주 가는 신작로를 달리다보면 오른쪽에 전통 한옥이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된 집이 몇 채 있다. 대부분 음식점으로 변신한 집인데 이중 ‘예뜰’은 푸른색 솟을대문이 인상적인데 마치 “이리 오너라” 하면 문간방에서 머슴이 금방이라도 뛰어나올 듯하다.


공동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길 따라 가면 토담이 반기고 여기 저기 피어있는 들꽃들을 보면 그야말로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긴다. 이집은 도심 가까이 위치해 있으면서도 산속이라 공기 또한 맑으며, 특히 아이들을 동반한다면 정서함양에도 좋을 듯.


원래 이집은 오리를 전문으로 하는 집으로서 점심특선으로 ‘참국시’를 내놓았는데 의외로 찾는 손님이 많아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집 국수의 특징은 우선 국물이 선홍빛으로 보기에도 군침이 돈다. 국물이 진하고 깊은 맛을 내는 것도 또 하나 별미다. 
이집 주인장은 참국시 국물 맛은 절대 노코멘트라고 비법을 함구하는데, 마치 어탕수제비처럼 매운탕 느낌이 다소 나면서도 시원한 맛도 난다. 여기에 얼음 동동 띄워 국물 후루루 마시면 금방 온몸이 서늘해진다.


국수의 고명은 달랑 두 가지. 오이를 납작하게 아주 얇게 썰어 올리고 거기다 양파를 채 썰어 올렸다. 더욱 특이한 것은 김치다. 묵은 김치를 큼직하게 썰어 국물에 넣으니 국물 맛이 더욱 깊어진다. 면발은 먹을 때가지 전혀 퍼질 기세가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먹는 내내 탱탱함을 과시하며 쫀득거려 먹기에도 좋다.

위치 : 성안동 사랑채 옆
영업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
메뉴 : 참국시, 오리, 닭 요리(훈제, 불고기, 백숙)
문의 : 293-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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