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과 책 읽는 사회

이가을(분당 어린이 도서관 건립 준비위원·동화작가

지역내일 2001-10-26
한 나라의 문화를 측정할 때 그 나라 백성들이 무엇을 즐겨 하는가를 살피는 것이 첫 번째의 일이다.
문화는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만들어지고 그 절대 다수가 만들어내는 생활습관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필자의 어렸을적 기억은 골목길을 지나노라면 담 밖으로 아이들의 글 읽는 소리가 또랑또랑 들리고 어른들의 시조창 소리가 종종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그런데 요즈음은 어디를 가건 음식점이 줄지어 있고 거리마다 옷가게가 넘쳐난다.
정신건강의 기본이 되는 도서관대신 학원 간판이 즐비하고 우리의 아이들은 그 많은 시간에 과연 무엇을 얼마나 배우고 있을까.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의 속담은 참으로 되새겨 봐야 할 가르침이다.
두 살에서 네 살까지의 습관을 어떻게 들여주느냐가 한 사람의 생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많은 학자들이 지적한 바다.
이 시기는 말을 배워 의사가 통하기 시작하고 스스로 밥을 먹을 수 있으며 무한한 호기심으로 쉴새 없이 무언가를 물어보고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을 구분하는 시기이다.
이 때 부모들은 좋은 습관을 들여줘야 한다. 한 끼의 밥을 먹을 때 단순히 배부르게 먹는데 그치지 말고 음식의 중요성과 고마움을 가르쳐야 한다. 지나치게 맛있는 것만 골라서 많이 먹이는 것은 욕심과 탐식을 하게 하는 매우 잘못된 식사습관이다.
아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 중에서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해서 안 되는 일은 무조건 안 된다는 부정적 방법을 쓰기보다는 이해를 시켜야 한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의 떼 앞에서 손을 들고 나쁜 버릇을 묵과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바로 그 아이가 일생을 살아가는데 커다란 장애가 된다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 어리석은 짓이다.
이 시기에 반드시 가르쳐야 할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책읽기이다. 사물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쉴새없이 질문을 할 때 아이에게 맞는 좋은 그림책을 보여 주어야 한다.
책 읽어주기는 바로 정신건강과 직결이 된다. 엄마가 얼마나 많이 좋은 책을 읽어 주었는가를 그 아이의 일생에 매우 중요한 판가름이 된다. 두 살 이전부터 꾸준히 책과 커 온 아이는 삶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성격도 원만해진다. 책을 통해 배우게 되는 다양한 세계에 눈뜨고 여러 형태의 사람과 사물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에서 생각의 폭이 깊어진다.
책과 친한 아이들은 ‘책’이라는 그 무한한 보물창고를 알게 되고 책을 통한 인격연마에 더욱 몰두하게 된다.
책을 읽는 기쁨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다. 필자도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되어 주었던 행복한 책읽기를 계속할 수 있음에 크게 감사하고 있다.
책읽기도 오랜 훈련이 필요하다. 독서능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얼마나 많이 어떤 책을 읽었느냐에 따라 나이테처럼 그 사람의 도서능력이 다 다르다. 책읽기는 환경이 아주 중요하다. 첫째 부모가 책 읽는 습관을 일찍부터 들여줘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을 경우 학교나 사회에서 책읽기에 도움을 줘야 한다.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이 잘 하고 있는 본 받아야 할 정책 중에 도서관이 있다. 그 나라에는 뜻 있는 사람들이 많이 도서관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고 나라가 크게 뒷받침을 한다. 대개 마을 곳곳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도서관이 있고 그 도서관들이 잘 운영되고 있으며 이용되고 있다.
어느 도서관이나 어린이 열람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은 어렸을 때부터의 책읽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현실은 도서관이 한 곳도 없는 마을이 아직도 많고 역사가 좀 있는 공공도서관의 장서들은 너무 낡았거나 새 책이 제 때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으며 새로 지어지는 도서관의 기능이 상당부분 공부방화하고 있는 우리의 기막힌 현실 속에서 어떻게 아이들이 좋은 책을 읽으며 정신건강을 다지기를 바랄 수가 있는가.
도서관이 세워져야 함은 절실한 문제다. 이제는 잘 입고 잘 먹는 것에서 눈을 돌려 정신건강을 살펴볼 때이다.
크건 작건 마을마다 도서관이 세워져야 한다. 이 일에는 민과 관이 뜻을 합쳐야 한다. 관이 세워주고 민이 운영을 하거나 관이 세우는 잘 갖춰진 도서관을 중심으로 민간인들이 세우는 작은 도서관이 큰 절 주변의 암자처럼 한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
기업들이 도서관 사업에 관심을 가지면 일은 더욱 쉬워진다.
필자가 본 앞선 나라들의 도서관 운동은 다양하고 합리적인 장점들을 많이 갖고 있었다. 그 매우 부럽고 아름답기 그지없던 도서관의 모습이 모두 합쳐져 하나의 그림으로 떠오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성남시에 어린이 도서관을 짓겠다는 생각으로 뜻을 모은 지가 해를 넘겼다.
관과 민이 뜻을 합칠 때 우리가 짓게 될 도서관은 가장 이상적인 도서관이 될 것이다. 이미 시에서 도서관 부지의 약속을 받았고 도서관 건립계획서도 마련이 되었다. 이미 성금을 내신 분들도 있다. 그러나 더 많은 분들이 정성을 모아야 한다. 벽돌 한 장(일 만원)에서부터 기업들의 지원까지가 같이 필요하다. 우리의 자녀들에게 아름다운 문화유산 하나를 만들어 주는 일에 시민 모두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지원이 있을 때 우리의 도서관은 아름답게 지어질 것이다.
한 아름씩 책을 안고 도서관을 드나드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일은 매우 행복하다. 그것을 보는 이의 행복보다 책을 읽는 아이들의 행복은 훨씬 클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세워질 도서관에 애정 어린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있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 도서관 운동에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
를 기다립니다. 가을글방으로 연락주세
요 (706-0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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