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쌀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음식이다. 갈수록 쌀 소비량이 줄고는 있지만 막상 밥 없이 다른 음식만 먹고 살라면 며칠도 못가 밥을 찾을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이다. 하지만 밥도 똑같은 밥이 아니다. 별 반찬 없이도 한 그릇 뚝딱 할 수 있을 정도로 맛있는 밥맛의 비결을 뭘까? 매일 같이 잡초와 싸움하면서도 ‘자식 먹일 쌀에 어떻게 독한 약 뿌리겠냐’며 친환경 농법으로 우렁이쌀을 재배하는 정일국(76)씨를 만나봤다.
땅을 살리면 곡식이 땅에 적응한다.
사북면 신포리에서 작게 쌀 농사를 짓고 있다는 정일국(76)씨를 찾아간 것은 제7호 태풍 곤파스로 농가들의 피해가 연일 보도되고 있던 때였다. 시골 마을에 들어서자 쓸어져 있는 벼들이 여기저기서 눈길을 끌며 걱정스런 마음이 앞섰다. 하지만 정씨의 기와집 앞 논에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벼들이 잘 익어가고 있었다. “땅을 살리면 곡식이 땅에 잘 적응합니다. 보세요. 그 강한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잘 자라는 녀석들. 약치고 키웠으면 땅은 땅대로 벼들은 벼대로 약해져 언제 쓰러졌을 것입니다.”
그녀가 우렁이쌀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4년 전. ‘자식들 먹일 쌀인데, 독한 약 안치고 키워보자’라며 남편과 함께 친환경 농사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농약을 쓰지 않고 논에 우렁이를 놓아 각종 기생충과 잡초를 제거하기 시작한 것이다. “제초제를 사용할 때는 땅이 딱딱했어요. 그런데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땅이 부드러워지기 시작하더라구요.”
하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제초제를 뿌리면 쉽게 없어질 잡초들이 끊임없이 올라와 해야 할 일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함께 했던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지금은 혼자 해야 하기에 더욱 힘들기도 하련만 주말에는 아들이 와서 도와준다며 하루도 쉬지 않고 논으로 향한다.
맛있게 먹고 건강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농사짓는다.
논에 들어서자 그녀는 “예전에는 왜 이것을 몰라 독한 약 치며 농사지었을까요?”라며 우렁이들을 보여준다. “예전에는 땅을 살려야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어요. 그런데 이젠 조금 알 것 같네요. 조금 더 힘들고 수확이 줄어들어도 깨끗하고 맛있고 건강한 농사를 짓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땅을 살리면 곡식이 살고 그것을 먹는 사람도 살지 않겠습니까?” 농사 짓은 쌀은 자식들 나눠주고, 주위 사람들이 아름아름 다 사간다고 하니, 정성으로 키운 그 쌀밥 맛은 안먹어봐도 알 것 같다. 그녀는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실패 없이 좋은 농사법을 배운다며 주변 분들에게 고마움 마음을 꼭 전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문의 정일국 010-4757-2150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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