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화 변호사 컬럼

자필증서와 유언집행자

지역내일 2010-10-11
<한정화 변호사 컬럼>
연세대에 유증된 123억원이 무효된 까닭은?

자필증서와 유언집행자




유언의 종류 중 자필증서는 가장 간편하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 사망 후 법원의 검인절차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증인없이 혼자 백지 위에 자필로 적어 나가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 꽤 어필하는 모양이다.


보통 자필증서에는 연월일, 주소, 성명의 기재, 그리고 자서 및 날인 등이 핵심적 요소로서, 이를 누락했을 때 유언의 효력은 상실된다. 효력이 조금 줄어든다는 것이 아니라 유언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몇 년 전 연세대학교에 123억원이라는 거액을 유증방식으로 기부했던 어느 독지가의 유언장은 자필증서의 모든 요소를 갖추었지만 날인이 누락되었다. 이를 두고 연세대학교와 독지가의 유족 간에 지루한 법정공방이 계속되었지만 유언장의 효력을 결코 되살아나지 않았다.


이처럼 요건을 갖추기에 까다로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자필증서는 작성 후에 꼭 전문가에게 검토를 받는 것이 좋다. 사후에 수증자와 다른 유족들 사이에서 자필로 작성된 것인지에 관해 불필요한 잡음이 발생되는 것을 예방하려면 공증인의 인증을 받아두는 것도 현명한 대안이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더 주의할 것이 있다. 민법상 유언집행자의 지정이 자필증서의 요건으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누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자필증서 상에 유언집행자를 지정해 두지 않았다고 하여 유언이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예측치 못한 중대한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유언집행자는 사후에 유언의 취지에 따른 집행행위를 담당하도록 지정된 사람으로, 유언집행자의 협조 없이는 어떤 유언집행도 일어날 수 없다. 예컨대 부동산의 경우 유언집행자가 등기신청서에 도장을 찍어주지 않으면 유언에 따른 등기이전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민법상 유언집행자는 유언자의 지정이 없으면 유언자의 상속인들이 유언집행자가 된다. 그런데 유언이라는 것 자체가 법정상속인들의 상속권을 일부 또는 전부 배제하고 수증자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유언에 따른 수증자와 법정상속인들 사이에는 항시 이해관계의 대립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 경우, 수증자와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법정상속인들이 유언집행자가 되므로 수증자로서는 유언의 취지에 따른 등기를 하는데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유언자가 생전에 조금만 더 주의 깊게 배려하였다면 추후 상속인들 간에, 또는 상속인들과 수증자 간에 법정공방을 하는 사태는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문의 (02)477-0789 천호역 2번 출구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