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점 자녀’ 뒤엔 반드시 ‘빵점 엄마’가 있다
학부모님과 상담을 해보면, 공부 못 하는 학생들의 부모님은 대부분 “애가 공부는커녕, 책 도 안 들여다 본다”라는 말씀들을 하시곤 한다. 심지어 “누굴 닮아서 그렇게 공부를 못 하는지”라며 자녀 탓을 한다. 진정, 자녀에게만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이가 성장하기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은 엄마며, 그 영향은 크다. 허나 엄마부터 빵점이라면? 아이가 20점 받아주는 것도 감사할 따름이다. 혹시 속으로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면 이 순간 바로 빵점 엄마들 중 하나일지 모른다.
머리도 좋지 않는데 공부기술도 없어
중학 시기는 공부기술이 집중적으로 형성되는 시기다. 이때 주요 과목을 거의 모두 학원에 의존하는 학생이 많다. 여러 과목을 장기간에 걸쳐 학원에 의존할 경우 자기주도학습에 필수적인 공부기술(특히 복습기술과 관리기술)을 익히기 어렵다.
엄마들은 종종 “우리 애는 머리가 별로 좋지 않아서 학원빨로라도 성적을 유지해야 해요”라고 말하지만, 그 결과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에 진학할 즈음에는 최악의 조합이 탄생한다. 즉 머리가 별로 좋지 않으면서 공부기술도 없는 자녀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는 이범의 ‘교육특강’이라는 책 내용 중 일부이다. 이범은, 경기과학고, 서울대 졸업하고, 사교육의 폐해를 줄여보고자 동영상 강의를 실시하여 적잖은 돈을 벌었다. 그러나 오히려 사교육을 증대시켰음에 회의를 느낀 후, 무료강의를 실시하였고, 현재는 교육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필요한 과목만 수강하라
이범 선생은 저서에서 ‘스스로 학습하도록 만들어주되, 필요한 1~2과목만 단과 수강하고, 나머지는 스스로 학습하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이는 본인의 생각과 100% 일치한다. 그러나 구미의 현실은 여전히 대도시의 현실과 정반대이다. 심지어 전교 1, 2등의 우수한 학생들마저 종합반에 보내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서울대생 배출 수는 그 학교 또는 그 지역 교육수준의 측정지표가 되는데, 구미 고교생의 서울대 진학률은 매년 거의 10명도 채 안 된다. 시골의 어느 학교에서 서울대합격생을 4~5명이나 배출했다는데, 단순히 비교해도 너무나도 참담하다. 영리한 아이들의 인생을 망친 빵점 엄마들의 ‘크나큰 공로(?)’를 다시는 반복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본인의 대답은 ‘버려라’이다.
‘빵점 엄마’ 벗어나기 7계명, 완전히 버려라!
1.욕심을 버려라! 비전(VISION)을 심어라.
지나친 욕심은 버려라. ‘그게 다~ 아이를 위한 것’이라는 거은 헛된 포장이다. 사실은 부모의 욕심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스트레스만 선사하는 욕심을 버리고, 대신 ‘아이를 위한’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스스로 공부하라는 연설을 하면서, 찾아보지도 않고 ‘모른다’ 또는 ‘바쁘다’라는 말부터 하는 당신은 빵점 엄마다.
2.기대를 버려라! 희망을 심어라.
욕심에서 비롯된 지나친 기대를 버려야 한다. 아이의 실력은 파악도 못 한 채, 잘 하는 아이들이 모인 반에서 영어 선행을 시키거나, 기초도 모르는 아이에게 수학 선행을 시킨다. 공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흥미’와 ‘자신감’이다. 아이의 수준부터 파악해 꼭 필요하다면 선행보다는 직전 학기의 부족한 과목 보충부터 해주자. 그리고, 진지하게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 희망을 심어주자.
3.불신을 버려라! 믿음을 심어라.
‘내 아이는 머리가 나빠서 모든 과목을 다 봐주는 학원에라도 보내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라는 생각부터 버리자. 앞서 언급한 대로 자녀에게 욕심내고 부담 팡팡 줘가며 있는 대로 기대하면서, 정작 자녀를 믿지 못한다는 건 정말 아이러니(irony)가 아닐 수 없다. 믿어야 한다. 믿음! 그것은 시공을 초월한 최고의 교육철학이다.
4.조급증을 버려라! 인내를 보여라.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그 조급함이 아이를 망친다. 믿고, 스스로 할 수 있을 때까지 인도하며 기다려줘야 한다. 또한, 엄마의 조급함으로 학원을 수십 번 바꿔서도 안 된다. 빵점 엄마들이여! 학원 여러 곳 다닌 애치고, 공부 잘 하는 아이, 정말 드물다.
5.오만함을 버려라! 자존감을 심어라.
부모부터 모르는 게 많은데, 부모님은 이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오만함을 버리고 먼저 겸손하게 인정하자. 그리고 언제나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어, 아이에게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심어줘야 한다. 아이들이 그 진심을 느끼는 순간, 녀석들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6.강요를 버려라! 모범을 보여라.
하기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강요하지 말자. 오만함과 친구인 ‘강요’는 <성적은 하락, 갈등은 팽창>이라는 매우 희귀한 쌍극 구조를 형성하곤 한다. 강요 보다 먼저 책을 읽는 다든지, 연구를 하는 등의 모범을 보이자. 아이가 자연스럽게 그 모습대로 따라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7. 영어우선주의를 버려라! ‘독서와 한자’를 하자.
회화학원은 기본, 단기연수, 심지어 조기유학... 부담감이 엄청날 텐데, 아이들이 가출하지 않는 걸 보면 신기하다. 영어가 중요하긴 하지만 너무 일찍부터, 지나치게 영어교육에 목을 맨다. 중학생 때까지는 교과서 수준 정도만 이해시켜도 충분하다. 대신 독서와 한자 교육부터 시키자. 고교생이 되면 아이의 이해력과 독해력이 월등히 높아질 것이다.
054)458-3327
글 진영현 김인철단과학원 외국어영역
사진 전득렬 팀장 papercu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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