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소홀.배우자 부정이 폭력 불러

인천지검 조사 ... 피해자 59% 처벌 원치 않아

지역내일 2001-10-23
배우자의 가정에 대한 무관심과 부정이 가정폭력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인천지검(이범관 검사장)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처리한 가정폭력사건을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22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이 기간동안 발생해 검찰에 보고된 가정폭력사건은 모두 874건(915명)으로, 이 가운데 826건이 부부간의 폭력으로 집계됐고, 피해자로는 부인이 전체 86.7%(793명)로 '매맞는 아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인별로는 가정 소홀이 21.5%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는 배우자 부정 (15.6%), 생활고(9.8%), 가족 및 자녀문제 (8.2%), 상대방 폭력 (0.8%), 기타 (44.1%)순으로 나타났다.
결혼 후 5년 이내에서 발생하는 가정 폭력은 23.8%이고 6~10년 15.4%, 11~15년 17.1%으로 나타나 결혼초기인 5년 이내인 기간이 부부들에게 가장 위태로운 시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폭력에도 피해자의 과반수가 넘는 59.2%가 '어차피 함께 살아야 하기 때문에' 등의 이유로 처벌을 원치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담당한 이연주 검사는 "남편이 피해자인 경우는 3.6%(33명)를 차지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남편이 먼저 구타를 행사하자 아내가 방어행위로 폭력을 행사한 경우"라고 밝혔다.
이 검사는 이어 "자녀에 대한 구타도 5%에 달해 가장 친밀하고 의존적 관계인 부부 내지 부모와 자녀사이에서 쉽게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며 "범죄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벌금형도 가정 경제상 유용한 처벌수단이 되지 않아 보호관찰, 치료위탁, 사회봉사 등 다양한 형태의 보호처분을 적극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천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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