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출산력은 세계 평균치(1.53명)를 밑도는 1.42명(99년 기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출산으로 19년 후엔 노동력 부족은 물론 젊은층의 감소와 노인층 증가에 따른 연금기금 고갈 등 각종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난무하고 급기야 인구정책의 전환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을 뒤로 한 채 자연 속에서 순응하며 소신있게 살아가는 지녁의 한 가정이 있다.
지난 1일, 황산교회 김석태(43·고아읍) 목사는 올 8월에 돌을 지낸 라온이에 이어 아홉 번째 아이를 안았다. 실례를 무릅쓰고 교회를 방문했을 때 한참 산후 조리 중이어야 할 엄계숙(37·고아읍) 사모는 한눈에도 보통 산모들과는 다른 모습임을 알 수 있었다.
“몸조리요? 하기 힘들죠. 아이들 학교 보내야하니까 병원에서 하루나 이틀정도 있다가 퇴원해서 바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해요”라며 불과 이십일 전에 출산한 사람인지 의문이 갈 정도로 생기 넘치는 모습의 그녀에게서 아홉 명의 자녀를 둔 다산(多産)의 흔적을 찾기는 힘들었다. 엄계숙 사모는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것도 은혜로운 일이라며 남편의 사랑과 아이들이 생활에 활력을 준다고 했다. 이렇게 늘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사는 이들 부부의 사전엔 가족계획이나 산후우울증이란 단어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빛나(중3)를 비롯한 아홉 형제들의 이름은 부부가 함께 지은 순우리말 이름들이다.
서가에 꽂혀있는 몇 권의 책들 속에서 이들 부부의 한글에 대한 애착을 엿볼 수 있었다. 초등 6학년인 다솜, 3학년인 다드림, 그리고 1학년인 모아, 유치원생인 들, 5살과 3살 꼬마인 바른과 이든, 그리고 이제 돌 지난 라온과 갓 태어난 뜨레 까지 5남 4녀, 아이들의 이름 만으론 남녀 구별이 안될 정도로 독특한 한글이름들.
신앙생활을 하는 이 부부에게 있어 다드림이는 곧 하느님께 다 드린다는 의미의 이름이고 뜨레와 모아는 제주도 방언으로 각각 ‘서로’와 ‘사랑합시다’란 뜻이 있다고 한다. 들은 들판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라고 들이라 지었고 이든과 라온은 각각 ‘착한, 어진’이란 뜻과 ‘즐거운’이란 의미의 순 우리말이다.
이들 부부는 서로에게 존댓말을 사용한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그 부분에선 변함이 없다고 한다. 덕분에 아이들 또한 부모님께 존댓말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요즘 아이들과는 다른 면모이다. 생활 속에서 이들 부부가 보여주는 모습, 그 자체가 교육이 되는 것이다.
<들이가 사마귀를="" 잡자고="" 해서="" 나도="" 따라갔다.="" 사마귀를="" 보니="" 너무="" 컸다.="" 그런데="" 사마귀가="" 메뚜기를="" 잡아먹고="" 있었다.="" 갑자기="" 사마귀가="" 우리를="" 쳐다봤다.="" 사마귀배가="" 너무="" 뚱뚱했다.="" 사마귀="" 배에="" 아기사마귀가="" 있나보다.="">
7살 딸아이 모아의 일기 내용이다. 엄계숙 사모는 다른 공부는 시키지 않아도 일기 쓰기만은 매일 빠뜨리지 않도록 지도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감기나 설사를 해도 병원에 가지 않고 인간에게 주어진 자생력을 믿으며 민간요법을 이용해서 치유시킨다. 덕분에 아직 큰 병을 앓은 적은 없다고. 자녀들에 대한 엄마의 강한 믿음만큼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라고 나름의 교육철학을 밝혔다. 결혼 16주년을 맞아 김 목사는 아내에게 백문조 한 쌍을 선물했다. 이외에도 얼마 전 새끼를 부화한 십자매와 햄스터 가족이 함께 사는 이 가정, 자연을 사랑하고 그에 순응하는 아버지와 자연을 개척하며 살아가는 엄마, 그리고 이 자연이 배움터인 아홉 아이들이 오순도순 나름의 삶을 스케치해나가고 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김 목사 부부의 삶은 무엇에 쫓기는 지도 모르면서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사랑에 대한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진희 리포터 leejh2004@hanmir.com들이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출산으로 19년 후엔 노동력 부족은 물론 젊은층의 감소와 노인층 증가에 따른 연금기금 고갈 등 각종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난무하고 급기야 인구정책의 전환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을 뒤로 한 채 자연 속에서 순응하며 소신있게 살아가는 지녁의 한 가정이 있다.
지난 1일, 황산교회 김석태(43·고아읍) 목사는 올 8월에 돌을 지낸 라온이에 이어 아홉 번째 아이를 안았다. 실례를 무릅쓰고 교회를 방문했을 때 한참 산후 조리 중이어야 할 엄계숙(37·고아읍) 사모는 한눈에도 보통 산모들과는 다른 모습임을 알 수 있었다.
“몸조리요? 하기 힘들죠. 아이들 학교 보내야하니까 병원에서 하루나 이틀정도 있다가 퇴원해서 바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해요”라며 불과 이십일 전에 출산한 사람인지 의문이 갈 정도로 생기 넘치는 모습의 그녀에게서 아홉 명의 자녀를 둔 다산(多産)의 흔적을 찾기는 힘들었다. 엄계숙 사모는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는 것도 은혜로운 일이라며 남편의 사랑과 아이들이 생활에 활력을 준다고 했다. 이렇게 늘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사는 이들 부부의 사전엔 가족계획이나 산후우울증이란 단어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빛나(중3)를 비롯한 아홉 형제들의 이름은 부부가 함께 지은 순우리말 이름들이다.
서가에 꽂혀있는 몇 권의 책들 속에서 이들 부부의 한글에 대한 애착을 엿볼 수 있었다. 초등 6학년인 다솜, 3학년인 다드림, 그리고 1학년인 모아, 유치원생인 들, 5살과 3살 꼬마인 바른과 이든, 그리고 이제 돌 지난 라온과 갓 태어난 뜨레 까지 5남 4녀, 아이들의 이름 만으론 남녀 구별이 안될 정도로 독특한 한글이름들.
신앙생활을 하는 이 부부에게 있어 다드림이는 곧 하느님께 다 드린다는 의미의 이름이고 뜨레와 모아는 제주도 방언으로 각각 ‘서로’와 ‘사랑합시다’란 뜻이 있다고 한다. 들은 들판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라고 들이라 지었고 이든과 라온은 각각 ‘착한, 어진’이란 뜻과 ‘즐거운’이란 의미의 순 우리말이다.
이들 부부는 서로에게 존댓말을 사용한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그 부분에선 변함이 없다고 한다. 덕분에 아이들 또한 부모님께 존댓말을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요즘 아이들과는 다른 면모이다. 생활 속에서 이들 부부가 보여주는 모습, 그 자체가 교육이 되는 것이다.
<들이가 사마귀를="" 잡자고="" 해서="" 나도="" 따라갔다.="" 사마귀를="" 보니="" 너무="" 컸다.="" 그런데="" 사마귀가="" 메뚜기를="" 잡아먹고="" 있었다.="" 갑자기="" 사마귀가="" 우리를="" 쳐다봤다.="" 사마귀배가="" 너무="" 뚱뚱했다.="" 사마귀="" 배에="" 아기사마귀가="" 있나보다.="">
7살 딸아이 모아의 일기 내용이다. 엄계숙 사모는 다른 공부는 시키지 않아도 일기 쓰기만은 매일 빠뜨리지 않도록 지도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감기나 설사를 해도 병원에 가지 않고 인간에게 주어진 자생력을 믿으며 민간요법을 이용해서 치유시킨다. 덕분에 아직 큰 병을 앓은 적은 없다고. 자녀들에 대한 엄마의 강한 믿음만큼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라고 나름의 교육철학을 밝혔다. 결혼 16주년을 맞아 김 목사는 아내에게 백문조 한 쌍을 선물했다. 이외에도 얼마 전 새끼를 부화한 십자매와 햄스터 가족이 함께 사는 이 가정, 자연을 사랑하고 그에 순응하는 아버지와 자연을 개척하며 살아가는 엄마, 그리고 이 자연이 배움터인 아홉 아이들이 오순도순 나름의 삶을 스케치해나가고 있다.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김 목사 부부의 삶은 무엇에 쫓기는 지도 모르면서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사랑에 대한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진희 리포터 leejh2004@hanmir.com들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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