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
박 병 현
(부산대 사회과학대학장)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하게 되면 농경사회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산업재해, 실업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위험들이 발생한다. 또한 산업화로 경제가 발전하면서 의학 또한 발전하여 유아사망률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사람들은 더 오래 살게 되면서 노령문제가 사회적 위험으로 등장했다. 산업재해, 실업, 노령문제 등은 오래된 사회적 위험들이며, 이러한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으로서 유럽의 국가들은 20세기를 전후해서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했다. 예를 들면 연금제도, 산업재해보장제도, 고용보험제도, 건강보험제도와 같은 사회보장제도는 오래된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우리나라도 1993년 고용보험법을 제정함으로써 사회보험제도를 완비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노령, 산업재해, 실업문제 등과 같은 오래된 사회적 위험과는 성격이 다른 새로운 사회적 위험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새로운 사회적 위험은 저출산이다. 국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사회적 위험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저출산 현상은 아동의 수가 적은 사회의 초래로 끝이 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저출산은 노동력의 감소로 이어지며 노동력의 감소는 국가경쟁력의 감퇴로 이어진다. 또한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의 감소는 노령 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부양책임을 가중시키며, 연금제도의 재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최근에 와서 거의 모든 국가들이 연금 보험료를 인상하고 급여를 줄이는 방향으로 연금제도를 개혁하고 있다.
그러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저출산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물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 교육시스템이 어느 날 갑자기 전면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보육문제도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여성들의 출산율이 현저히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아동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투표권이 있는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제도는 많이 발전한 편이나 투표권이 없는 아동을 위한 사회복지제도는 별로 발전하지 못했다. 저출산 시대인 이제는 아동의 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낮은 출산율을 대폭 끌어올릴 정책도 필요하지만 한명의 아동이라도 그 아동이 지닌 잠재력과 역량을 개발해 줄 교육을 제공해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아동 한 명이 과거의 아동 열 명이 하던 역할을 담당하는 아동역량강화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
아동에 대한 투자의 방법으로 아동수당제도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대부분의 선진국이 실시하고 있는 아동수당제도가 없다. 다만 공무원을 대상으로 혹은 민간부문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에서 가족수당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연말정신 때 부양아동이 있는 경우 세금공제를 해 주는 조세지출제도가 있다. 그러나 조세지출제도는 소득이 적어 세금을 내지 않는 저소득층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세금을 내는 중산층 이상 가구만 혜택을 보는 부자들을 위한 제도이다. 그래서 많은 수의 소득이 없는 사람들, 영세사업장의 저소득 근로자들, 영세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저소득자들은 가족수당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저소득가구의 많은 아동들은 건강한 양육을 받지 못하고 있어 국가차원에서 미래의 건강한 인적자원 확보를 위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성에 대한 투자도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의 여성경제활동참여율은 1988년 45%, 1997년 49.8%, 2000년 48.9%, 2006년 50.3%로 50% 내외에서 정체하고 있다. 이 수치는 일본 60%, 미국 70%, 스웨덴 77%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여성경제활동 참여율이 50% 내외에서 정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출산․육아기인 25-34세 시기에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혼 취업여성의 61.3%가 결혼 전후 6개월 이내에 직장을 그만둔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지적인 수준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 초중등학교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상위에 속하는 학생들은 여학생들이 더 많으며, 국가고시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는 여학생들이 많다. 이러한 우수한 여성 인력들이 결혼 후에도 계속적으로 생산적인 일에 종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OECD 국가들 중에서 여성이 경제활동을 많이 하는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더 높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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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병 현
(부산대 사회과학대학장)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발전하게 되면 농경사회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산업재해, 실업 등 여러 가지 사회적 위험들이 발생한다. 또한 산업화로 경제가 발전하면서 의학 또한 발전하여 유아사망률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사람들은 더 오래 살게 되면서 노령문제가 사회적 위험으로 등장했다. 산업재해, 실업, 노령문제 등은 오래된 사회적 위험들이며, 이러한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응으로서 유럽의 국가들은 20세기를 전후해서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했다. 예를 들면 연금제도, 산업재해보장제도, 고용보험제도, 건강보험제도와 같은 사회보장제도는 오래된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우리나라도 1993년 고용보험법을 제정함으로써 사회보험제도를 완비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노령, 산업재해, 실업문제 등과 같은 오래된 사회적 위험과는 성격이 다른 새로운 사회적 위험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새로운 사회적 위험은 저출산이다. 국가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사회적 위험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저출산 현상은 아동의 수가 적은 사회의 초래로 끝이 나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저출산은 노동력의 감소로 이어지며 노동력의 감소는 국가경쟁력의 감퇴로 이어진다. 또한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의 감소는 노령 세대에 대한 젊은 세대의 부양책임을 가중시키며, 연금제도의 재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최근에 와서 거의 모든 국가들이 연금 보험료를 인상하고 급여를 줄이는 방향으로 연금제도를 개혁하고 있다.
그러면 얼마전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저출산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물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 교육시스템이 어느 날 갑자기 전면 개선될 가능성이 낮고 보육문제도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여성들의 출산율이 현저히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먼저 아동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투표권이 있는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제도는 많이 발전한 편이나 투표권이 없는 아동을 위한 사회복지제도는 별로 발전하지 못했다. 저출산 시대인 이제는 아동의 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따라서 낮은 출산율을 대폭 끌어올릴 정책도 필요하지만 한명의 아동이라도 그 아동이 지닌 잠재력과 역량을 개발해 줄 교육을 제공해줄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아동 한 명이 과거의 아동 열 명이 하던 역할을 담당하는 아동역량강화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
아동에 대한 투자의 방법으로 아동수당제도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대부분의 선진국이 실시하고 있는 아동수당제도가 없다. 다만 공무원을 대상으로 혹은 민간부문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에서 가족수당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연말정신 때 부양아동이 있는 경우 세금공제를 해 주는 조세지출제도가 있다. 그러나 조세지출제도는 소득이 적어 세금을 내지 않는 저소득층들은 혜택을 보지 못하고 세금을 내는 중산층 이상 가구만 혜택을 보는 부자들을 위한 제도이다. 그래서 많은 수의 소득이 없는 사람들, 영세사업장의 저소득 근로자들, 영세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저소득자들은 가족수당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저소득가구의 많은 아동들은 건강한 양육을 받지 못하고 있어 국가차원에서 미래의 건강한 인적자원 확보를 위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여성에 대한 투자도 늘려야 한다. 우리나라의 여성경제활동참여율은 1988년 45%, 1997년 49.8%, 2000년 48.9%, 2006년 50.3%로 50% 내외에서 정체하고 있다. 이 수치는 일본 60%, 미국 70%, 스웨덴 77%보다 매우 낮은 수준이다. 여성경제활동 참여율이 50% 내외에서 정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출산․육아기인 25-34세 시기에 현저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혼 취업여성의 61.3%가 결혼 전후 6개월 이내에 직장을 그만둔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 여성들의 지적인 수준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다. 초중등학교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상위에 속하는 학생들은 여학생들이 더 많으며, 국가고시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는 여학생들이 많다. 이러한 우수한 여성 인력들이 결혼 후에도 계속적으로 생산적인 일에 종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OECD 국가들 중에서 여성이 경제활동을 많이 하는 국가일수록 출산율이 더 높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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