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에는 정조대왕이 만석거를 축조하면서 수갑(水閘)1개소와 수문(水門)1개소를 설치하여 농업용수를 조달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한 가뭄에 대비해 축만제와 만년제 등의 농업저수지 및 제방을 지어 자연재해를 대비했다고 전해진다. 대대적인 수리시설은 2개월에 걸쳐 마무리 되니, 현재의 만석공원으로 남았다. 물을 잘 다스릴 때라야 백성들이 평온하게 지낼 수 있음을 일찌감치 간파한 정책이라 하겠다. 이처럼 오랜 세월동안 물과 밀접했던 도시, 수원. 2010년 수원시의 물은 어디쯤 흐르고 있는지 점검해 보았다.
I.환경수도, 수원의 물은 어디에서 올까요?
민선5기, 수원시의 화두는 ‘환경수도 만들기’다. 녹지와 공원,물을 유기적인 체계로 갖추고 친환경 녹색교통을 활성화하는 도시로 발돋움하는 것이 골자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선진국형 환경정책을 주요 기조로 가져가면서 물순환체계를 개선해 나가겠다. 유량이 풍부하고 생태계가 살아나면서, 빗물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중이다”라고 밝혔다. 환경수도 정책의 핵심에 물이 자리잡은 것은 수원시가 물에 가져야 할 각별한 관심 때문이다. 실제로, 110만 수원시민이 소모하는 물의 양은 적지 않다. 연간 사용량만 1억 2천만 톤. 그러나 물 자급률은 11%수준이다. 지역 내에서 소비되는 물의 대부분을 팔당댐에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1톤에 214원 꼴인 팔당원수를 가정 내 음용수로 공급하는 데에는 6단계의 정수 과정을 거치며 1톤당 최소 400원 이상의 비용이 들게 된다. 물 자족도시이자 환경수도로 성장하려면, 수원 4대하천(수원천,서호천,황구지천,원천천)의 유량(流量)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라 하겠다.
II.수질, 수량, 생태계를 고루 바로 잡아야 해요!
수원시민 용수 확보에 가장 양호한 하천은 광교저수지를 상류로 두고 있는 수원천이다. 문제는 수원천에 흐르는 물이 갈수록 고갈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시내 중심부의 생활하수가 수원천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 ‘차집관거’라는 시설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수원천 중하류 부근에는 급격히 물의 양이 줄어들고 있다. 광교저수지 물과 지하수가 약 5천만톤~1만톤 가량 흐르고 있지만 수량은 줄어들고 생활하수가 흘러드는 중상류에는 수질이 급격히 나빠지는 상황이다. 서호천영화천살리기추진위원회 박종아 사무국장은 “도시가 도시로서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수자원 해결이 우선이다. 풍부한 유량 확보와 동시에 수도관의 재정비도 급선무”라 강조했다. 최근처럼 비가 많이 오면 상류의 물이 수원천 복개구간을 지나면서 흙탕물로 변하고 수질이 오염되는 점도 문제다. 생활하수와 비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관거 시설을 단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으며, 토사 유입방지 시설에도 꾸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식수가 가정에 마지막으로 도착할 때까지 깨끗한 저류조 관리는 물론 관거 및 누수, 녹물을 꾸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바로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깨끗한 식수를 위해 수원시의 물 분석 항목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III.수원시는 레인시티, 빗물 모아 물 아껴요!
이렇듯 다양한 수원시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원시가 내놓은 정책이 ‘레인시티 프로젝트’다. 빗물을 건물 옥상이나 지붕에 설치된 빗물 저수조에 모아둔 다음 물절약용, 홍수조절용, 또는 비상용수로 활용하고 수원천으로 흘려보내자는 계획이다. 그 실천책으로 수원 종합운동장 내에 국도비와 시예산 62억원을 투입, 총 1만 4천㎥ 규모의 빗물 저류(1만㎥)·침투 시설(4천㎥)과 빗물 이용 시설을?설치할 계획에 있으며, 향후 건설되는 공공건물과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에도 빗물 저수조를 설치하도록 할 계획이다. 민간기업이 참여할 경우에는 비용지원, 용적률 상향, 세금 감면 등의 다양한 혜택까지 부여받게 된다. 수원시 녹색환경과 원증연 수질보전팀장은 “레인시티 프로젝트는 적극적인 환경 실천이다. 도시의 열섬화를 방지하는 동시에 수자원 활용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지역특성에 맞는 수자원 개발 정책인 동시에, 자체 수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빗물도 정수 처리를 통해 음용수로 정수하는 수준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수조 하나에 모을 수 있는 빗물이 연간 100만 톤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도시 건물 각각이 작은 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수원시에서는 공장폐수. 도로변 등의 오염원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하수개량화사업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약속했다. 올 연말 준공예정인 서호하수처리장에는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한편, 오수를 정수 처리해 서호천,영화천,일월천 하천수로 재활용하는 ‘서호천 수자원재생사업’도 펼치게 될 전망이다. 또한 수원4대 하천에 수생식물을 비롯, 버들치 등의 1급수 어종이 살 수 있는 생태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른바 사람과 환경이 공존하는 ‘다자연형 하천’으로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이름 자체가 물의 원천인 수원(水原). 수원의 깨끗한 물과 풍부한 물, 유익한 물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노력과 함께 시민들 스스로도 물을 절약하고, 하천을 보존해가는 노력도 따라주어야 한다. 환경수도로의 도약-민관 모두의 노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도움말수원시청 공보담당관실, 수원시청 녹색환경과, 서호천영화천살리기추진위원회
권일지 리포터 gen1037@hanmail.net
<tip>
만석거:1795년 수원화성을 쌓으면서 만든 저수지. 저수지 축조 후, 쌀을 1만석이나
더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해서 만석거라 불림
수갑(水閘):물의 흐름을 막거나 유량을 조절하기 위해 설치한 문
관거(管渠):빗물이나 하수를 모아서 이동시키는 사각형태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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