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요즘, 새 학기 시작과 함께 다가올 가을을 맞이하여 부모님들이 아이의 손을 잡고 내원하여 보약(補藥)을 상담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한의학에서 보(補)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 몸의 기능 중 부족한 부분을 치료하는 방법, 즉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적당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도록 몸의 조화를 돕는 방법으로 정의되고, 보약이란 그러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일체의 한약을 말한다.
보통 아이가 생후 6개월쯤 지나게 되면 모체로부터 받은 면역기능이 떨어져서 감기 등의 감염이 잦아지기 시작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약이 필요하게 된다. 그러므로 생후 6개월에서 1년 6개월 사이가 최초로 보약을 사용할 수 있는 적당한 시기가 된다.
일반적으로 보약이라 함은 녹용을 가미한 약으로 알고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증상에 따른 허약한 장부의 기능을 개선하는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보약이 된다.
보약을 먹는 시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게 되는데 보호자들은 보통 봄과 가을에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의학에서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기운을 받아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기, 가을은 아이들의 영양 섭취가 잘 이루어져서 체중이 늘고 튼튼해지는 시기로 표현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봄과 가을에 보약을 먹는 것이 우선적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이것은 원칙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필자의 경우 아이의 성장 발달 상황, 전체적인 장부와 기혈의 상태를 진단하여 복용간격을 결정하게 되는데 적게는 1년에 1번부터 많게는 1년에 4번 복용하는 경우까지 처방하게 되며, 호흡기계 및 소화기계의 증상 개선이 우선될 경우 부모님이 원하는 단순 보약 처방은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보다 근본 치료적인 개념으로 증상 개선을 우선시하고 이후 조리 및 보강약으로 보약을 처방하곤 한다.
체질적으로 허약한 아이들의 경우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보약을 복용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합리적 방법이다. 허약아의 경우 체형에 따라 마른형과 비만형으로 분류되는데 특히 비만형의 경우 몸 안에 있는 불필요한 물질(濕痰 습담)로 인해 대사가 순조롭지 못하여 체구와는 상관없이 항상 피곤하고 무기력해 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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