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감성을 가로지르는 고전과 본능의 랑데뷰
한국 현대무용계의 가장 주목받는 남성 안무가 안성수(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자신이 이끄는 무용단 안성수픽업그룹과 함께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20세기의 위대한 춤곡을 주제로 한 두 편의 무용을 선보인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에서 영감을 받은 <장미>, 그리고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를 바탕으로 끊임없는 안무실험 끝에 탄생한 <Life_볼레로>가 그것. 2010~2011 시즌 투어를 위해 구성된 <장미 & 볼레로>는 지난 7월 3일 폴란드 비톰에서 열린 제17회 국제컨템포러리 댄스 컨퍼런스 & 퍼포먼스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되어 호평 받았으며, 국내 공연으로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교 공연 외에 이번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공연이 처음이다.
보이는 음악, 들리는 춤의 무대를 선사한다
신문방송학도에서 영화감독 지망생으로, 그리고 다시 무용수로, 안무가로 ‘춤 평단과 무용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용가’ 안성수는 예술적 예민함과 완벽주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탁월한 음악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정교하고 세련된 안무와, 논리적으로 움직임을 분석하고 섬세하게 정렬한 완성도 높은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춤은 거의 항상 음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특히 조지 발란신, 나토 두아토 같은 세계적인 대가들은 선보인 ‘보이는 음악’ 또는 ‘들리는 춤’의 무대를 실현시켰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안성수가 ‘음악에 귀속된 몸’ 대신 ‘몸이 음악이 되는’ 새로운 경지에 도전한다.
13년간, 9개의 작품 끝에 태어난 마지막 완성작 <Life_볼레로 2005>
안성수의 <볼레로>는 반복적으로 변주, 확장되는 라벨의 음악 ‘볼레로’처럼 매년 다른 모습으로 진화해왔다.
1997년 처음 선보인 ‘8일간의 여행’ 을 시작으로 ‘다시 만난 볼레로’, ‘욕망의 방’, ‘볼레로-팔대가문의 의식’, ‘볼레로-대륙김씨의 부활’, ‘Mating Dance‘ 에 이르기까지 10년에 걸쳐 9개의 버전으로 선보여 왔다. 오랜 실험 끝에 안성수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마지막 버전 ‘Life-볼레로 2005’가 탄생했다. ‘볼레로 2005’를 발전시킨 이 열 번째 작품이 바로 이번 새라새극장 무대에 서는 작품. 13년의 작업과정 동안 그는 단순히 수정이나 보완으로 제목의 숫자를 불려간 것이 아니라 한 음악을 주제삼아 의상, 움직임을 포함한 작품전체를 새롭게 구성하는 실험을 계속해왔다.
안성수의 <볼레로>에서는 라벨의 인상주의 음악을 몸으로 그대로 반복 확대 연주하며 표현하는 가운데 절제, 음축하고 폭발하는 강력한 힘을 느낄 수 있다. 허공에 떠있는 듯,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지름 9m의 하얀 원 위에서 8명의 무용수들은 이어지고, 부딪히고, 흩어지면서 마치 흔들 때마다 변화하는 만화경 같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실타래가 연결되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윤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장미&볼레로>는 올해 11월 2010 Korea Dance in Europe 프로젝트에 선정돼 네덜란드, 스웨덴, 독일 등에서 공연된다. 내년에는 뉴욕과 캐나다 공연 역시 예정되어 있다.
*일시: 9월 3일~4일, 3일 오후 8:00, 4일 오후 7:00
*장소: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티켓: 전석 2만원
*예매문의: 1577-7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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