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보면 어른이나 학생들, 심지어 어린 유치원생들까지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핸드폰이다. 학생들은 또 ‘엄지족(문자 메시지를 빨리 쓰는 신세대를 일컫는 말)’들이 어찌나 많은지 다칠까봐 염려스럽다. 늦은 하굣길, 하루에도 몇 군데씩 다녀야 하는 학원에 또는 맞벌이 부부의 증가 추세, 세상이 너무 무서워, 등등 이유야 어떻든 핸드폰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각 통신사별로 선물 공세에 일명 “주인이 미쳤어요, 이보다 더 쌀 순 없어! 시내보다 비싸면 사장님 잡아가도 돼!”등 프랭카드를 내 걸고 공짜 폰이라고 아이들을 유혹하다보니 부모들 안 사줄 수도 없다. 그렇다고 사주자니 공부하는데 방해?, 안사주자니 세상이 무섭다?. 핸드폰에 얽힌 사연들을 살짝 들여다봤다.
“엄마! 저도 핸드폰이 갖고 싶다고요~”
학기 초에 반이 정해지고 비상연락망이 적어진 주소록을 들고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다짜고짜 아들이 하는 말, “엄마! 이것 좀 봐봐, 우리 반에서 핸드폰 없는 애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쪽팔려서 학교가기 싫어!”
이현진(가명 41)주부는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아들의 ‘쪽 팔린다’는 한마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사주게 되었다는 것. 이 씨는 정말 황당 그 자체였단다. 인터넷 발달로 아이들이 비속어, 은어들에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내 아이 입에서 ‘쪽 팔리다’는 말이 나오다니, 모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헐~’소리가 절로 튀어 나올 뿐이었다. 하지만 아들만 나무랄 것도 아닌 것이, 이 씨는 그 주소록에 적힌 반 애들 전화번호를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34명의 아이들 중에 아들을 포함한 단 6명만 제외하고서는 모두 핸드폰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큰 맘 먹고 핸드폰을 사주기로 남편과 합의를 봤단다.
물론 남편 설득하는데도 ‘헐~’소리 몇 번하면서 말이다.
내가 불리할 땐 “핸드폰에 이상 있나봐!”
“엄마 배터리가 나갔나봐요, 축구 하느라 못 들었어요, 어! 핸드폰이 이상하네?”
장영순(가명 44)주부는 중학교 2학년 아들 때문에 속이 탄단다. 친구들도 많고 놀기를 좋아하는 소탈한 성격이라 감시가 조금은 필요할 것 같아 일찌감치 핸드폰을 장만해 주었다. 물론 사주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조르고 졸라 6학년 때 드디어 갖게 된 핸드폰. 하지만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핸드폰은 아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불리한 상황에서는 핸드폰을 꺼버리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6학년 때는 일찍 하교하는 수요일이면 핸드폰을 꺼놓고 친구들과 PC방에서 놀고 있다. 그런 아들을 습격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맞벌이 하는 부모들의 아이들은 통제하기가 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아들 친구들까지 모두 잡아들이는 웃지 못 할 해프닝까지 벌어진 것이다. 아들 친구들이 하는 말, “야! 너희 엄마 열라 짱난다.”그런 소리까지 들어가며 장 씨는 아들 통제에 물불을 안 가렸다. 아들은 내심 핸드폰 사달라고 한 것이 후회스러운 눈치다.
‘핸드폰 한 통화당 음료수와 500원 줘~’
진월동에 사는 윤진경(가명 46)주부는 핸드폰 때문에 얽힌 애피소드 보다는 현명하게 대처한 사례다. 고 1학년인 아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다가 2학년 때는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제법 공부를 잘해주는 아들이 기특하다 싶어 기분이 좋은 윤 씨.
‘그래 어차피 공부하기로 했으니 핸드폰을 반납했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에 아들에게 경고 아닌 명령을 내린 것. 그러나 아들은 “그럼 엄마한테 전화할 때는 어떻게? 친구한테 빌리면 미안한데? 찌질이라고 놀릴 텐데?”등 반납하지 않으려고 온갖 핑계를 다 댔다. 그러자 윤씨는 아들에게 “그럼 한 통화 하는데 음료수 하나 사주던지, 500원을 주던지, 그런 돈은 엄마가 얼마던지 주겠다. 아마 기숙사에 있으면 굳이 전화할 일이 많지 않을 거야!”라고 구구절절 사감선생님처럼 이야기를 했다. 아들은 이해를 해서일까. 아니면 귀찮아서일까. 얼마가지 못해 결국은 핸드폰을 반납했다. 아들 핸드폰은 당분간만 정지를 해 논 상태다.
숭일고등학교 박성근 교사는 “등교 후 휴대폰 함에 휴대폰을 반납하지 않고 수업시간에 이성 친구와 문자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 학생이 많다. 날로 좋아지는 휴대폰 성능들, 메일보내기, 음악감상, 영화감상, 영어공부 등 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이유와 편리함 때문에 핸드폰 사용률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부모님들이 먼저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부에 분명 방해가 된다. 때문에 아이들과 충분한 상담을 하고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각 통신사별로 선물 공세에 일명 “주인이 미쳤어요, 이보다 더 쌀 순 없어! 시내보다 비싸면 사장님 잡아가도 돼!”등 프랭카드를 내 걸고 공짜 폰이라고 아이들을 유혹하다보니 부모들 안 사줄 수도 없다. 그렇다고 사주자니 공부하는데 방해?, 안사주자니 세상이 무섭다?. 핸드폰에 얽힌 사연들을 살짝 들여다봤다.
“엄마! 저도 핸드폰이 갖고 싶다고요~”
학기 초에 반이 정해지고 비상연락망이 적어진 주소록을 들고 현관문에 들어서자마자 다짜고짜 아들이 하는 말, “엄마! 이것 좀 봐봐, 우리 반에서 핸드폰 없는 애들이 몇 명이나 되는지, 쪽팔려서 학교가기 싫어!”
이현진(가명 41)주부는 중학교 3학년에 다니는 아들의 ‘쪽 팔린다’는 한마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사주게 되었다는 것. 이 씨는 정말 황당 그 자체였단다. 인터넷 발달로 아이들이 비속어, 은어들에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내 아이 입에서 ‘쪽 팔리다’는 말이 나오다니, 모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헐~’소리가 절로 튀어 나올 뿐이었다. 하지만 아들만 나무랄 것도 아닌 것이, 이 씨는 그 주소록에 적힌 반 애들 전화번호를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34명의 아이들 중에 아들을 포함한 단 6명만 제외하고서는 모두 핸드폰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큰 맘 먹고 핸드폰을 사주기로 남편과 합의를 봤단다.
물론 남편 설득하는데도 ‘헐~’소리 몇 번하면서 말이다.
내가 불리할 땐 “핸드폰에 이상 있나봐!”
“엄마 배터리가 나갔나봐요, 축구 하느라 못 들었어요, 어! 핸드폰이 이상하네?”
장영순(가명 44)주부는 중학교 2학년 아들 때문에 속이 탄단다. 친구들도 많고 놀기를 좋아하는 소탈한 성격이라 감시가 조금은 필요할 것 같아 일찌감치 핸드폰을 장만해 주었다. 물론 사주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조르고 졸라 6학년 때 드디어 갖게 된 핸드폰. 하지만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핸드폰은 아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불리한 상황에서는 핸드폰을 꺼버리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5~6학년 때는 일찍 하교하는 수요일이면 핸드폰을 꺼놓고 친구들과 PC방에서 놀고 있다. 그런 아들을 습격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맞벌이 하는 부모들의 아이들은 통제하기가 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아들 친구들까지 모두 잡아들이는 웃지 못 할 해프닝까지 벌어진 것이다. 아들 친구들이 하는 말, “야! 너희 엄마 열라 짱난다.”그런 소리까지 들어가며 장 씨는 아들 통제에 물불을 안 가렸다. 아들은 내심 핸드폰 사달라고 한 것이 후회스러운 눈치다.
‘핸드폰 한 통화당 음료수와 500원 줘~’
진월동에 사는 윤진경(가명 46)주부는 핸드폰 때문에 얽힌 애피소드 보다는 현명하게 대처한 사례다. 고 1학년인 아들이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다가 2학년 때는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었다. 제법 공부를 잘해주는 아들이 기특하다 싶어 기분이 좋은 윤 씨.
‘그래 어차피 공부하기로 했으니 핸드폰을 반납했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에 아들에게 경고 아닌 명령을 내린 것. 그러나 아들은 “그럼 엄마한테 전화할 때는 어떻게? 친구한테 빌리면 미안한데? 찌질이라고 놀릴 텐데?”등 반납하지 않으려고 온갖 핑계를 다 댔다. 그러자 윤씨는 아들에게 “그럼 한 통화 하는데 음료수 하나 사주던지, 500원을 주던지, 그런 돈은 엄마가 얼마던지 주겠다. 아마 기숙사에 있으면 굳이 전화할 일이 많지 않을 거야!”라고 구구절절 사감선생님처럼 이야기를 했다. 아들은 이해를 해서일까. 아니면 귀찮아서일까. 얼마가지 못해 결국은 핸드폰을 반납했다. 아들 핸드폰은 당분간만 정지를 해 논 상태다.
숭일고등학교 박성근 교사는 “등교 후 휴대폰 함에 휴대폰을 반납하지 않고 수업시간에 이성 친구와 문자를 하거나 게임을 하는 학생이 많다. 날로 좋아지는 휴대폰 성능들, 메일보내기, 음악감상, 영화감상, 영어공부 등 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이유와 편리함 때문에 핸드폰 사용률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부모님들이 먼저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부에 분명 방해가 된다. 때문에 아이들과 충분한 상담을 하고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은정 리포터 lip551004@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