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로 물려받는 그 집안의 생업인 가업을 3대 이상 잇는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자기 가문의 일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키우며 그 집안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집이 우리 지역에도 더러 있다. 가업을 3대 이상 잇고 있는 집을 알아본다.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 3대째 내려오는 ‘언양양조장’]
깔끔하고 청량한 ‘가지산생막걸리’ 탄생되었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한국다운 술, 막걸리 바람이 불면서 양조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는 이때, 누룩과 효모를 전통방식으로 배양 ․ 제조하고 있는 언양양조장이 ‘가지산생막걸리’란 브랜드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업계에 긴장을 시키고 있다.
울주군 언양읍 가지산 기슭에 위치한 언양양조장 안으로 들어가자 시큼달큼한 술 냄새가 진동한다. 이곳에서 신세대 한승완(34) 대표가 부친인 한흥준(64) 전 대표의 조언과 도움을 받으며 양조업을 3대째 이어가고 있다.
1대 고 한복수 할아버지가 1959년에 설립하여 손자 승완 씨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언양양조장은 장인의 술맛을 지키는 살아 숨 쉬는 공장이다. 한승완 씨는 “막걸리는 적당히 발효를 시켜야 좋은 맛을 낸다”고 설명한다. 또 “어느 주조장이든 막걸리의 생명은 발효에서 시작되고 발효에서 마무리된다”면서 “살아있는 건강한 효모를 마지막까지 지속시키는 게 사명”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보인다.
또 왕성하게 활동하는 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지속시간과 온도를 잘 맞춰야 한다는데, 인공적으로 빨리 생산한 막걸리는 마시면 뱃속에 가스가 차고 트림이 자꾸 나온다는 것이다. 또 발효를 너무 오래 시킨 막걸리는 유통 중에 쉬거나 맛이 쉽게 변하기도 한다고.
‘가지산생막걸리’는 한결같은 맛 덕분에 내로라하는 주당들에게도 입소문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상태다. 새로운 브랜드로 선보인 지 3개월 만의 수확인 것. 승완 씨는 “원료의 신선도, 고두밥의 수분함량과 찌는 온도, 종균실 습도, 누룩의 양 등 30여 가지의 체크리스트가 언제나 똑같은 술맛을 유지시켜주는 요인”이라고 귀띔한다.
특히 우리 쌀을 써서 청량감과 톡 쏘는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24세란 젊은 나이에 대를 이은 2대 한흥준 씨는 “무엇보다 술맛은 물맛에 좌우한다”라고 강조한다. 공업용수를 정화해서 쓴다거나 다른 지역에서 물을 길러오는 여느 양조장에 비해 이집은 가지산 천연암반수로 직접 담구기 때문에 천연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해서일까? 술맛이 아주 깔끔하다. 거기에다 탄산맛이 나서 더욱 구미에 당긴다. 알콜 농도는 6도.
한흥준 씨는 그 유명하다는 포천을 비롯해 타 지역과 일본 등 외국으로 건너가 견학을 통해서 많은 경험을 쌓기도 했다고 한다. “외국에 나가보면 프랑스의 ‘와인’, 일본의 ‘사케’ 등 각 나라 특유의 전통주들이 있지만 우리나라 전통주인 막걸리는 없다”며 “현대인들에게 주는 전통주의 역사는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옛것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며 특히 젊은 세대들이 민족주 ‘막걸리’에 대해 많은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한흥준 씨가 아들 승완 씨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대학을 졸업하고 10여 년간 레스토랑을 운영해온 경험을 살려 자신의 뒤를 이어 분명히 잘해낼 수 있다고 그는 확신했다. “저는 요즘 젊은이들의 지혜를 믿습니다”란 그의 마지막 말에서 아들을 믿는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대리점 문의 : 070-7653-6681, 010-8008-6633
[3대째 내려오는 우동, 메밀국수 전문점 ‘본정’]
탱글탱글한 우동 면발 부드럽게 넘어가요!
연일 푹푹 찌는 날씨에 반가운 음식이 메밀국수다. 메밀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필수아미노산 함유량이 많아 영가가 높은 식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이런 영양 가치 때문이라도 찾아보고 싶은 집이 바로 ‘본장’이다.
이집은 3대째 내려오는 집으로 현재 이집 이종원(47) 사장이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우동과 메밀국수의 전통을 잇고 있다.
이 사장의 할아버지는 50년 전 일본 히로시마에서 우동 기술을 배워 청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면서 우동을 접목시켜 문정성시를 이루었다.
이집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고 우동이 인기 독차지하고 있는데 마치 사람이 여우에 홀린 듯 입맛을 홀린다고 하여 붙여진 ‘여우우동’이 바로 그 맛. 이 사장은 “우동의 참맛은 국물에 있다”며 “그렇다고 50년째 대를 이어온 맛의 재료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원래 우동 국물에 쓰이는 재료는 멸치가 원칙이라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멸치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다시마, 가다랑어를 함께 쓰고 있다고 소개한다. 해서인지 국물이 아주 깔끔하고 시원하다.
우동사리를 돌돌 말아 그 위에 유부를 채 썰고 쪽파 다지고 김 가루를 솔솔 나오는데 면이 탱글탱글하고 굵다. 또 여느 우동 면발에 비해 이집 우동은 각이 져서 더욱 새롭게 여겨진다.
소바는 메밀면을 돌돌 말아 무를 채 썰고 쪽파 다지고 김을 뿌렸는데 면이 아주 쫀득거리고 살엄을 띄워 먹는 내내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돈가스도 비켜갈 수 없다. 고기에다 치즈를 넣어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메뉴. 돈가스에 밥과 군만두가 곁들어지는데 세트메뉴로 시키면 훨씬 저렴하고도 다양하게 맛을 볼 수 있다.
어슷썰기해서 내놓는 단무지 제법 크다 싶은데 먹어보면 색소 냄새가 전혀 나지 않고 은은하게 새콤달콤한 맛을 잘 보여준다. 한마디로 순한 단무지.
위치 : 남구청 바로 뒤
영업시간 : 오전 11시~오후 8시 30분
메뉴 : 여우우동, 메밀소바, 돈가스
문의 : 268-1164
[4대째 내려오는 비빔밥 ‘함양집’]
부드럽고 깊은 맛 80년!!
울산 최고의 비빔밥 전문점으로 통하는 ‘함양집’은 비빔밥만으로 80년 넘게 4대를 이어온 집으로 미식가들에게 이미 잘 알려진 집이다.
식당 입구에는 함양집의 1대부터 4대까지 비빔밥 맛을 대를 이어 내려가고 있는 분들의 사진과 내력을 볼 수 있다. 사진을 통해 이집의 전통이 깊음을 새삼 알게 한다. 1924년 1대 강분님 씨가 경안 함양읍내에서 여관을 하다 울산으로 이사하면서 시작한 비빔밥집. 그 당시에는 함양관이란 이름으로 운영을 해오다 70년대 후반에 함양집으로 간판을 바꾸어 걸었다고 한다.
1대 강 할머니에 이어 강 할머니의 따님인 안숙희 씨가 2대, 3대 황화선 씨, 현재 4대 윤 희 씨가 시청 앞 본점과 달동 목화예식장 뒤 달동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집 비빔밥은 두 종류로 육회비빔밥과 익힌 소고기 비빔밥으로 나뉜다. 소고기는 울산 인근 언양, 두동에서 잡아 온 한우(암소)를 쓰는데, 육질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소고기뿐만 아니라 함양집 비빔밥 맛의 비결은 식재료에 있다.
우선 야채는 최고급을 쓴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가급적 야들야들한 속살 부위를 사용한다. 부드러움의 비결이다. 비빔밥 맛을 좌우하기로는 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 집은 안강미를 쓰는데, 윤기가 흐르고 찰지다. 놋쇠그릇에 콩나물 김 가루 미역 고사리 시금치 미나리 등 계란지단과 고추장 전복 한 점 그리고 깨소금을 올렸다. 그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입에 착착 붙는 맛이다. 비빔밥과 함께 따라 나오는 국물은 탕국을 쓴다.
무와 두부 조갯살, 홍합살, 소고기 등을 넣고 두어 시간 푹 끓인 국물 맛이 시원하다. 특히 홍합은 제주 인근 추자도에서 물질해 딴 것을 공수해다 쓴다. 함께 곁들이는 반찬은 단출하면서도 정갈하다.
별미 거리로는 묵채와 파전이 있다. 특히 여린 파만 골라 밀가루와 조갯살, 소고기, 계란, 찹쌀가루 등을 섞어 고명으로 올린 파전이 특미다. 메밀묵을 잘게 썰어 장국에 야채와 함께 담아낸 묵채는 밥이 나오기 전 식욕을 돋우기로 그만이다.
위치 : 본점(시청 맞은편 농협 골목에서 두블록 후 죄회전), 달동점 (달동 목화예식장 뒤)
영업시간 : 오후 12시~오후 12시
메뉴 : 비빔밥(육회 또는 익힌 고기), 묵사발, 파전
문의 : 본점(275-6947), 달동점(269-9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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