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은 두 번째 강좌의 주제는 변화하는 영어교육과 진로적성교육이었다. 지난 17일, 억수 같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브런치 강좌에 참석한 수백여 명 학부모들의 기대감은 그래서 더 뜨거웠다.
당일 영어영역의 윤정호(EBS 외국어) 강사와 진로적성의 조진표(와이즈멘토) 대표도 서울에서 악천후를 뚫고 교통편을 몇 번이나 갈아타며 내려와 강의를 진행하는 열의를 보였다. 부득이하게 강의시간이 20분쯤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지긴 했지만 그것이 학부모와 강사의 열정을 꺾진 못했다.
제대로 된 영어공부, 실력을 만든다
EBS 외국어강사로 ‘영어의 신’이라 불리는 윤정호 강사는 “많은 학생들이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비법’을 묻는다. 하지만 특별한 비법은 없다. 다만 제대로 된 공부로 실력을 다지면 영어내공이 생겨 성적은 저절로 향상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강사는 영어문법과 영미 문화를 알아야 한다고 안내했다.
그들이 사용하는 핵심적인 문법규칙과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되는 표현들을 익혀야 한다고. 우선 단어를 조합하여 문장을 만드는 ‘구문규칙’과 단어와 구와 문장의 발음을 관장하는 ‘음운규칙’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는 데 사용되는 ‘어휘규칙’도 중요하다.
또 윤 강사는 수능에 대비한 영어 파트별 학습법을 소개했다. 무엇보다 윤 강사는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교사와 소통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교사에게 인정받는 것이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갖게 한다”고 강조했다.
듣기엔 따라하기, 어휘는 2067단어를 공략
먼저 듣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윤 강사는 쉐도우스피킹을 추천했다. 윤 강사는 “제대로 들을 수 있는 능력은 결국 자신이 말할 수 있는 만큼 생기게 된다. 따라하는 것만큼 좋은 듣기 공부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시간이 별로 많지 않은 고3 수험생을 지난 수년 간 수능 기출 듣기파일을 구해 구간반복으로 무한정 듣기를 권했다. 중요한 것은 강세를 유념해서 익히라는 것.
문법은 직접 써보며 외우는 것이 최우선이며 어휘는 쉬운 단어부터 외우는 것이 포인트. 특히 어휘는 중․고 1학년 수준의 단어가 가장 좋은데 기본영어단어로 결정된 2067단어만 외워도 수능에 큰 문제가 없다고.
중요한 것은 영영사전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다. 윤 강사는 “영영사전으로 단어를 외우면 영한사전으로 외우는 것보다 훨씬 깊고 디테일한 상황의 단어 뜻을 알게 돼 해석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시간부족으로 점점 더 어려워지는 독해는 올해도 여지없이 길고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추론하는 습관을 들이라 조언했다.
윤 강사는 “첫 문장을 통해 글 전체의 방향을 예상해 보는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대학 전형방법이 점점 다양해져 영어만 잘해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은 비교적 넓은 편이다. 다만 영어로 면접을 보고 논술을 할 수 있는 진짜 영어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는 만큼 보이는 진로지도
브런치 후 시작된 2교시 진로지도강의는 기상사정으로 20분쯤 늦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기상사정으로 포항으로 돌아서 올 수밖에 없었던 조진표 대표는 “울산은 교육열의가 전국 어느 도시보다 뜨겁다. 그러나 진로정보가 부족해 학생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있다. 오늘 진로지도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가겠다”고 사과와 더불어 강의를 시작했다.
조 대표는 “대한민국 인재상이 변하고 있다”며 “학벌이 파괴되고 있지만 ‘글로벌’이라는 새로운 학벌이 등장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그래서 같은 학습능력에도 정보가 부족할수록 불리해지게 돼 있다. 울산도 교육투자의 방향만 돌린다면 훌륭한 인재가 많이 배출 될 것이다”는 조 대표.
조 대표는 자녀의 대학을 결정할 때 반드시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대학을 보낼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일 필요는 없다고. 장래 희망하는 직업이 국내 자격증이 필요한 경우는 국내대학 진학이 필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해외라도 상관없다는 것.
특히 국내외 유수기업체들이 원하는 인재가 성실과 실력에 글로벌이라는 조건이 하나 더 붙는 요즘, 30살이 되기 전 2년간 해외경력을 만드는 것은 필수. 하지만 어릴 적부터 어학연수로 경력을 쌓는 것은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등의 도움이 안 된다는 설명.
그렇기 때문에 적성을 발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조 대표는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역량에 맞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모호하고 막연한 희망이 아니라 구체적인 진로를 계획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령별 진로지도 방법
먼저 초등학생이라면 진로적성에 대해서는 9(학습):1(진로) 정도 관심이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외부자극을 받아들이라는 것. 이 시기는 오히려 부모가 사회트렌드를 따라 잡으려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혹시 자녀가 예체능에 관심을 보인다면 실력점검을 해 보는 것이 좋다.
중학생은 적성이 서서히 굳어가는 시기이므로 그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3학년 1학기가 되기 전에 계열(문/이과)에 대해 어느 정도 방향을 정해야 한다. 다만 이과계열은 수학보다는 물리과목의 선호도와 점수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등학생은 구체적인 학과를 목표와 연관 지어 정해야 하는 시기다. 특히 중하위권일수록 해외와 취업 등이 잘 연계된 대학선택이 강조된다.
조 대표는 “모든 것은 변한다. 세상도 아이들도, 그에 따른 인재조건도 변한다. 그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가 뉴스의 사회․경제기사를 열심히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것이 아이들을 적성에 맞는 글로벌 인재로 키우기 위한 자극이 될 것이다”고 마무리 했다.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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