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안심하고 고향 다녀오세요
바야흐로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푹푹 찌는 폭염과 지리한 열대야를 견뎌내고 드디어 솔바람 불어오는 가을이 온 것. 해마다 추석이 다가오면 누구보다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지역의 우범지대를 순찰하고 행여나 있을 사고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순찰하고 감시하는 역할의 자율방범대 대원들이다. 오늘의 주인공 용인시자율방범대연합회 김광열(58·용인 신갈동) 대장도 추석을 앞둔 요즘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용인에 자율방범대가 생긴 지는 5년 남짓,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김광열 대장 역시 동네 순찰과 방범활동, 야간순시를 통해 지역을 지키는 활동에 꼬박 5년을 몸담아 왔더란다. 그의 나이 50을 넘기고 시작한 활동이 어느덧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른 것.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지역 곳곳 야간 순찰, 범죄 예방 톡톡
우리주변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방범활동을 벌이는 자율방범대원들, 경찰이 하는 일과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
“각 지역마다 자율방범대가 활동하고 있어요. 용인은 31개 지대, 천여 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야간에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지역을 순찰하면서 범죄도 예방하고 청소년 선도와 귀가 지도, 취객 보호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신갈 상미지역과, 기흥호수주변, 중고등학교주변에는 보이지 않는 우범지대가 많단다. 그런 곳에는 특별히 순찰업무를 강화하고 있다는 김 대장.
“요즘은 인권보호가 강화돼 범죄현장을 목격해도 범인을 잡거나 격투를 벌이거나 하는 일은 없습니다. 바로 신고를 해서 경찰이 인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이렇듯 경찰 인력만으론 모든 지역을 순찰할 수 없어 자율방범대의 활동이 큰 힘을 얻고 있단다.
순찰을 하다보면 야간에 집이 먼 학생이나 길가에 쓰러진 취객들을 순찰차에 태우고 집까지 귀가 지원을 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많을 터.
“야간에 학생들이 모여서 놀다가 정복을 하고 순찰하는 우리들을 보고 부리나케 도망을 가는 모습을 볼 때면 옛날 저 어렸을 때 생각이 나서 설핏 웃음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하하”
모두들 집에서 편하게 쉬거나 잠을 청하는 시간대에 지역을 순찰하며 어두운 곳을 밝히고 있는 자율방범대 활동은 그야말로 무보수 자원봉사란다.
지역 불우이웃에 도움 손길도 펼쳐
사실 김 대장은 자율방범대원들이 순찰 업무를 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순찰하는 업무로 더욱 바쁘다. 31개 지대의 활동상황을 보고받고 활동 지원과 네트워크를 하고, 온라인 카페까지 관리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눈코 뜰 새가 없다.
“자율방범대에는 주로 지역에 대한 봉사마인드로 참여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30대부터 50대까지 연령도 다양하고 직장인, 자영업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이시죠.”
주로는 경찰과 합동으로 순찰업무를 볼 때도 있고 경찰서 협력 단체로 유기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김광열 대장이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용인이 고향이자 토박이로 지역을 위해 무언가 해보자하는 순수한 마음에서였다. 그렇게 시작한 봉사활동이 연합회 대장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게 되었고 올해 1월1일엔 용인시 자원봉사단체협의회장까지 역임하는 등 인생 2막에 달게 된 감투가 굵직하다.
용인 이동면에서 사슴농장인 영광농장을 운영하고 토목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건설업도 하고 있으니 아직은 현업도 겸하고 있는 그가 무거운 2개의 감투까지 얻고 있으니 정계 진출 수순은 아니냐는 질문이 자연스레 나왔다.
‘허허’ 웃으며 아니라고 손 사레 치는 김광열 대장. 사람일은 모르는 거라 확답은 못하지만 아직까진 정치에 관심이 없다며 발그레 홍조를 띠는 모습이다.
자율방범대연합회는 연말에 독거노인과 차상위 계층에 쌀을 전달하는 등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 봉사하고 돌보는 활동도 지속해오고 있다.
방범대활동도 무보수 봉사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십시일반 모아서 물품 전달도 하고 있다니 돌아오는 보답은 무엇일까?
“우리가 얻는 건 바로 보람이지요. 지역을 위한 활동에서 스스로 보람과 뿌듯함을 얻으니 그것이야 말로 무엇보다 값진 보상 아닐까요?”
순찰하면서 꾸준히 걸으니 건강도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니 젊어 지고 좋다는 김광열 대장.
“50대 이후 퇴직을 하거나 지역에서 봉사처를 찾는 분들에게는 적극 추천 드립니다. 명예로움과 자긍심을 얻을 수 있는 활동이니까요.”
앞으로의 포부를 묻자, “훌륭한 후임자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앞으로는 봉사활동에 매진하고자 합니다. 서른 살인데 아직 결혼 못한(안한) 아들 녀석과 청소년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같이 하는 게 바람입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