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에 걸쳐 ''취학 전 어린이''와 ''초등학생''의 발달단계별 독서 지도 방법을 다루었다. 이번 주에는 그 마지막 순서로 육체와 정신이 사춘기에 접어들고 자아의식에 눈뜨게 됨으로써 자립을 준비해 가는 중학생의 독서 지도 방법을 알아본다.
독서 양극화의 분기점
중학생의 독서 생활 중 가장 큰 특징은 독서의 양극화 현상이다. 많이 읽는 아이는 많이 읽고, 안 읽는 아이는 아주 안 읽게 되는 분기점이 중학교 시기이다.
그렇다면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은 왜 그럴까? 중학생 독서 실태 조사에서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의 응답을 보면, 책보다 재미있는 것이 있어서가 35%, 읽고 싶은 책이 없어서가 40%, 공부 때문에 읽을 시간이 없어서가 15%, 기타가 10%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통계청의 ''2008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15~19세 청소년들의 여가활동 방법은 컴퓨터 게임/인터넷이 25.1%, TV시청이 23.3%로 높게 나타난 반면, 자기계발은 13.0%, 창작적 취미는 1.2%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책을 멀리하는 청소년들은 컴퓨터 게임이나 TV 시청에 더욱 빠져들 수 있다. 더구나 높은 휴대폰 보급률과 무선인터넷 등으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만화나 게임 등에 접할 수 있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이런 매체의 불건전성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책을 읽지 않는다고 비난하기보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고 대안을 마련해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독서교육개발원 남미영 원장은 중학생 시기에 가장 중요한 독서 지도는 중학생이 읽을 만한 책, 중학생의 지적 호기심을 끌 수 있는 좋은 책을 그들의 주위에 마련해 주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이 부모의 지시나 간섭을 싫어하는 만큼, 부모가 책을 직접 골라주는 것보다 좋은 책을 사다가 부모가 읽어 보고 주위에 자연스럽게 놓아두면 호기심으로 읽게 된다.
사회, 정치적 내용과 전문지식에 관심
중학생들은 사회적 관심이 강하고 미래에 가치를 두게 되어 강한 현실 개혁의 의지를 보인다. 학업 스트레스가 과도해지면서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대한 불만과 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학생들도 많다. 특히 남학생들은 반항적인 이야기, 혁명적인 이야기를 읽으며 만족을 느낀다. 이러한 심리를 만족시켜 주는 방법은 신문 읽기나 뉴스 시청하기 등이다.
남미영 원장은 "이 시기에 사회, 정치적 내용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은 정상적인 독서생활과 학교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비행에 빠지는 학생들은 사회, 정치적 관심보다 성 지식이나 폭력물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한다.
또한 중학생이 되면 앞으로의 진로와 관련하여 도서 자료의 전문화 현상이 나타난다. 닮고 싶은 위인도 한 명이나 두 명으로 압축된다. 이 시기에 읽은 책의 질은 평생 독서의 질을 결정한다. 질 낮은 연애소설만 탐독했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할 수 있는 사랑은 읽은 책의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학생의 진로에 따른 독서 지도가 필요하다. 진로가 무엇인가에 따라 알맞은 책의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이 골라 읽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함께 읽고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속 문학을 찾는 중학생, 세계문학전집 탐독으로 유도
중학생은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시기로, 남녀 성의 차이에 강한 호기심을 보인다. 또한 육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사춘기에 접어들어 울적한 마음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으로 말초적인 자극을 주는 책과 관능적인 장면이 나오는 책을 몰래 숨겨 놓고 읽기도 한다.
이와 같은 자극적인 문학이나 만화가 습관화된 청소년들은 건전한 문학에 관심이 없어지기 쉽다. 이런 아이들을 치료하는 방법은 저속한 연애 장면이 아닌 정신적인 연애를 다룬 소설을 읽게 하여 사랑의 본질을 알려 주는 것이다. 무조건 연애 소설을 금하고 딱딱한 지식의 책을 강요하게 되면 그 아이는 영원히 책과 멀어질 수도 있다.
성공한 사람들에게 언제 무슨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았느냐고 질문하면, 많은 사람들이 중학교 때 읽은 책을 말한다. 그리고 그 책의 70% 이상이 세계문학전집이다. 지식의 책은 필요한 정보를 주어 머리를 기쁘게 하지만, 문학은 감동으로 마음을 기쁘게 하여 행동의 에너지가 되는 힘을 갖는다.
남미영 원장은 중학생 시기는 세계문학전집을 독파할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말한다. 이때가 아니면 점점 바빠져 문학전집을 읽을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감동 면에서도 읽는 나이에 따라 감동의 질과 양이 다른데, 독자심리학 연구자들에 의하면 사춘기인 중학생 시절에는 인간의 감성이 가장 섬세하여, 문학 책을 읽으면 가장 많은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중학생 시기가 아니면 문학 책을 읽을 시간이 없는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감동으로 세계문학을 읽을 기회는 찾아오지 않는 것이다.
도움말 한국독서교육개발원(www.kredi.co.kr) 남미영 원장
참고도서 『엄마가 어떻게 독서지도를 할까』, 남미영, 대교출판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