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북경 가족여행

무더위 속 북경관광의 진수를 맛보다!

지역내일 2010-08-11




만리장성과 천안문, 자금성 등 고대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동시에 고층빌딩이 즐비한 국제도시인 북경. 둘째 아이가 중학생이 되고 난 후부터 중국 북경으로 가족여행을 한 번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중국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북경부터 봐야한다는 생각에서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방학 기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북경 겨울의 칼바람은 익히 알고 있던 터라 겨울방학 때는 어려울 것 같아 결국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떠나는 3박4일 패키지 여행상품을 예약했다. 친정어머니와 여동생네 식구까지 함께 가는 대가족여행이라 폭염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일단 떠나기로 결정을 했고, 그렇게 해서 한여름 북경 가족여행이 시작되었다.


왕부정거리 야시장, 말로만 듣던 전갈꼬치!
1,900여만 명의 인구가 집중돼 있는 북경에 도착한 것은 저녁 무렵. 첫 일정부터 중국에 왔음을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도록 가이드는 우리 팀을 ‘왕부정거리’로 안내했다. 북경의 명동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대 번화가인 이 거리 한 켠에는 관광객들에게 진풍경을 선보이는 야시장이 있다. 좁은 입구에서부터 인파에 밀려들어 가니 말로만 듣던 전갈꼬치가 부채처럼 펼쳐진 채 호기심 어린 관광객들의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있었다. 살아있는 작은 전갈과 함께 불가사리도 꼬치에 꽂혀 있었는데 설마 불가사리까지 튀겨서 먹는단 말인가? 시식에 도전해 보기는커녕 보는 것만으로도 ‘악!’ 소리가 절로 나온다. 결국 긴 꼬치에 청포도를 한 알씩 끼운 후 설탕시럽을 듬뿍 묻힌 귀여운 꼬치만 조심스럽게 맛보았다. 엄청나게 단 맛에 애들만 신이 났다.
기념품을 파는 골목도 구경거리다. 마음에 드는 조각상을 하나 골라 중국어가 능통한 일행에게 부탁을 했더니 처음 주인이 제시한 가격은 60위안, 살듯 말듯 하면서 망설였더니 50위안, 사지 않고 그냥 돌아섰더니 바로 35위안을 부른다. 대부분 비슷한 종류의 물건을 판매하고 있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흥정을 잘해서 구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음 관광지나 식당에도 기념품을 파는 곳은 있지만 가격대가 더 높거나 혹은 점찍어둔 물건이 없을 수도 있다. 처음 부른 가격의 반값인 20위안에 부채를 구입했지만 다음날 똑같은 것을 10위안에 파는 아저씨를 만날 수도 있음은 물론이다.


명나라 황실의 묘역, ‘명 13릉’
7월 초 무더위가 찾아와 연일 섭씨 40도 이상을 기록했던 북경, 가이드 말에 의하면 당시 도로 바닥의 온도는 63도 이상까지 올라갔었다고 한다. 북경은 여름에 ‘남편, 아내 없이는 살아도 에어컨 없이는 못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덥고 습한 ‘사우나 날씨’라는 말이 실감났다. 밤이 되어도 바람 한 점 없이 습한 날씨가 계속됐다.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된 첫날, 호텔 밖으로 나오니 아침부터 후텁지근한 공기가 고생길을 예고하는 듯했다. 낮 예상기온은 33도, 단단히 각오를 하고 명나라 13명의 황제와 황후가 잠들어 있는 ‘명 13릉’으로 출발했다. 명나라 초대 황제인 주원장의 넷째 아들이자 세 번째 황제인 영락제의 능묘, ‘장릉’을 둘러보기로 했다.
중국 황제의 능묘는 땅 밑으로 27m 정도를 파서 돌로 각 층을 쌓아 올려 지하 궁전 형태의 무덤을 만들고 그 위를 흙으로 덮은 후 나무를 심어 작은 동산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입구를 모르면 발굴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 현재 13대 황제인 만력제의 ‘정릉’이 완전히 발굴돼 황금모자 등 일부 유물을 장릉의 능은전에 전시하고 있다. 능은전은 후손들이 제사를 지내던 목조건물로 내부 기둥 밑 부분의 직경이 1m가 넘는 녹나무이다. 이렇게 거대한 나무 하나를 북경으로 운반하는 데에만 3년 정도가 걸렸으며 여름에는 물에 띄워서, 겨울에는 얼음길을 만들어 밀면서 옮겼다고 하니 그 웅장함에 대한 감탄보다 고생한 이들에 대한 안쓰러움이 앞섰다.
영락제의 거대한 동상이 있는 능은전 뒤에는 묘비가 있는 명루가 있고 그 뒤로 보이는 산이 능이다. 능을 둘러싸고 있는 돌담에는 군데군데 도장 모양의 문형이 새겨진 부분이 있는데 외부에서 북경으로 돌을 쉽게 반입할 수 있도록 황제를 위해서 쓸 돌이라는 표시를 한 것이다.





끝없이 펼쳐진 만리장성은 신비로움 그 자체!
다음 목적지는 만리장성. 친정엄마와 함께 케이블카만 타고, 힘들게 걷지는 말자고 합의를 했었는데 3개월째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된 상태라는 가이드의 말에 기가 막혔다. 할 수 없이 깎아지른 듯 가파르게 보이는 돌계단 코스 앞에서 단체 사진만 찍고 올라갈 수 있는 사람들만 다녀오기로 했다. 물론 엄마와 나는 첫 계단도 밟아 보지 못한 채 그늘에서 쉬면서 까마득히 멀리 보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지에 대해 염려만 했다.
함께 기다리고 있던 가이드가 만리장성은 ‘만리무덤’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고 아직도 아랫부분을 파보면 해골이 나온다는 말에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총 길이가 6,000km가 넘고 중국의 9개 지역을 지나는 만리장성,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도 차창 밖으로 끝없이 이어진 장관을 지켜볼 수 있었다. 중국인들조차도 만리장성이나 천안문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평생소원인 사람이 많으며 그들 중 단지 35%만이 소원을 성취한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만리장성에서 쉽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다음 목적지는 만리장성. 친정엄마와 함께 케이블카만 타고, 힘들게 걷지는 말자고 합의를 했었는데 3개월째 케이블카 운행이 중단된 상태라는 가이드의 말에 기가 막혔다. 할 수 없이 깎아지른 듯 가파르게 보이는 돌계단 코스 앞에서 단체 사진만 찍고 올라갈 수 있는 사람들만 다녀오기로 했다. 물론 엄마와 나는 첫 계단도 밟아 보지 못한 채 그늘에서 쉬면서 까마득히 멀리 보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지에 대해 염려만 했다.함께 기다리고 있던 가이드가 만리장성은 ‘만리무덤’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고 아직도 아랫부분을 파보면 해골이 나온다는 말에 숙연해지기까지 했다. 총 길이가 6,000km가 넘고 중국의 9개 지역을 지나는 만리장성,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도 차창 밖으로 끝없이 이어진 장관을 지켜볼 수 있었다. 중국인들조차도 만리장성이나 천안문에서 사진을 찍는 것이 평생소원인 사람이 많으며 그들 중 단지 35%만이 소원을 성취한다는 가이드의 설명에 만리장성에서 쉽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용경협의 절경에 넋을 잃다!
만리장성의 여운을 간직한 채 산수(山水) 구경을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좋아한다는 ‘용경협’으로 향했다. 용경협은 천연협곡을 중국 정부가 8년간 공사를 통해 관광지로 조성했으며 ‘북경의 소계림’이라고 불릴 정도로 명소가 된 곳이다.
거대한 용 한 마리가 산 위에서 내려오는 형상을 하고 있는 모형이 있는데 용의 입 부분으로 들어가 꼬리까지 올라가야 한다는 말에 한 순간 긴장했더니 내부에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다. 꼬리 부분까지 올라가니 더위를 식혀주는 작은 동굴이 나타났는데 겨울에 얼음축제를 여는 공간이란다.
매표소를 지나 유람선 타는 곳으로 내려가니 깎아지른 듯 우뚝 솟은 봉우리들이 펼쳐진 절경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유람선을 타고 지나는 동안 높이가 족히 1,000m가 넘어 보이는 아찔한 봉우리부터 독특한 모양의 아기자기한 봉우리까지 기기묘묘한 형상에 일행들 모두 넋을 잃었다. 양편에 병풍처럼 펼쳐진 봉우리들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웅장했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믿기 어려운 광경이 펼쳐졌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협곡을 가로질러 자전거 외줄타기 묘기를 선보이고 있었다. 그것도 두 명이 같이.
다른 한쪽에는 번지점프 공간이 있었는데 때마침 유람선이 지나는 동안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는 여성이 보였다.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순간 멋지게 뛰어내리는 모습을 바로 아래에서 지켜보는 기회까지 덤으로 얻었다.
최고 수심이 60m일 정도로 깊고 맑아 짙푸른 물빛이 시원함을 더해주는, 꼭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


용경협 관광 Tip = 4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유람선을 타고 즐길 수 있으며 1월부터 약 두 달 간은 얼음축제인 ‘빙등제’가 열린다. 5월 중순까지 얼음이 떠 있는 경우가 많으며 4월 말이면 얼음 때문에 유람선이 안쪽까지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미리 확인해서 알고 가는 것이 좋다.





천안문과 자금성의 위용
셋째 날 드디어 천안문과 자금성 관광에 나섰다. 35도 가까운 무더위 속에서 2시간 반 이상 계속 걸어야 한다는 가이드의 말에 걱정이 앞섰지만 일단 천안문 앞에 도착하고 보니 인민대회당, 중국 국가박물관, 모택동 기념당, 인민영웅기념비 등 TV에서 보던 낯익은 광경이 반갑게 다가왔다.
이른 아침 시간이었지만 천안문 광장이 비좁게 여겨질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야말로 사람구경이 더 신기할 정도였다. 중국 각 지방에서 가족단위나 단체로 관광을 온 사람들을 보니 수십 년 전 우리네 어린 시절을 보는 듯 정겨웠다.
천안문을 지나 중국 최대의 황궁인 자금성으로 들어섰다. 영화에서 본 장면들이 오버랩 되면서 사진으로 모두 담아가고 싶은 욕심이 났다. 하지만 자금성 사진은 나중에 보면 모두 똑 같다는 가이드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황색 기와지붕의 건물들이 계속 이어졌다. 800채의 건물과 9,999개의 방이 있다니 그럴 수밖에. 황제즉위식이나 혼례, 명절 등의 주요 행사가 이루어졌던 태화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가이드의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자금성에는 나무와 흙, 화장실이 없다. 따라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으며 자금성을 돌아보고 나온 후에 있는 화장실은 그만큼 복잡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셋째 날 드디어 천안문과 자금성 관광에 나섰다. 35도 가까운 무더위 속에서 2시간 반 이상 계속 걸어야 한다는 가이드의 말에 걱정이 앞섰지만 일단 천안문 앞에 도착하고 보니 인민대회당, 중국 국가박물관, 모택동 기념당, 인민영웅기념비 등 TV에서 보던 낯익은 광경이 반갑게 다가왔다. 이른 아침 시간이었지만 천안문 광장이 비좁게 여겨질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야말로 사람구경이 더 신기할 정도였다. 중국 각 지방에서 가족단위나 단체로 관광을 온 사람들을 보니 수십 년 전 우리네 어린 시절을 보는 듯 정겨웠다. 천안문을 지나 중국 최대의 황궁인 자금성으로 들어섰다. 영화에서 본 장면들이 오버랩 되면서 사진으로 모두 담아가고 싶은 욕심이 났다. 하지만 자금성 사진은 나중에 보면 모두 똑 같다는 가이드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황색 기와지붕의 건물들이 계속 이어졌다. 800채의 건물과 9,999개의 방이 있다니 그럴 수밖에. 황제즉위식이나 혼례, 명절 등의 주요 행사가 이루어졌던 태화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후 가이드의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자금성에는 나무와 흙, 화장실이 없다. 따라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으며 자금성을 돌아보고 나온 후에 있는 화장실은 그만큼 복잡해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아기자기한 우리나라가 그리워져
마지막 날에는 서태후의 여름별장인 ‘이화원’을 방문했다. 바다처럼 넓은 인공호수, 곤명호와 그 호수를 파면서 나온 흙을 쌓아 만든 60m 높이의 만수산은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서태후와 관련된 역사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 밖에도 북경의 옛 상업거리를 새롭게 재현해 놓은 ‘전문대가’,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천단공원’, 오토바이쇼가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서커스, 북경의 뒷골목을 누비며 중국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었던 인력거 투어 등 3박4일이 빠듯할 정도로 알찬 여행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부터 팔순 할아버지까지, 모두 여섯 가족이 한 팀이 되어 서로 챙겨주고 걱정해 주면서 무더위 속에 안전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중국 북경여행, 황궁이든 공원이든 대국답게 가는 데마다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지만 부럽다기보다는 아기자기한 우리나라가 훨씬 더 그리워졌다.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북경 가족여행을 위한 Tip

1. 여행 시기 선택
가이드가 추천하는 시기는 5월 중순이나 10월 중순이다. 북경관광은 ‘다리 관광’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걸어야 해 특히 연세가 드신 부모님이나 어린이와 함께 갈 경우, 너무 덥거나 추울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 공원과는 달리 휠체어 대여가 일반화 돼있지 않다.

2. 미아방지 위한 대책 중요
성수기에는 인파에 밀려 앞사람 뒤통수만 보다가 북경관광이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혼잡하다. 가이드의 깃발만 보면서 인파 속을 헤쳐 나가다 보면 아이들을 놓칠 수 있다. 연락이 가능한 전화번호를 적어서 주머니에 넣어 주는 등 방법을 미리 정하는 것이 필수다.

3. 천 원짜리 지폐의 요긴함
천 원짜리 지폐를 준비해 가면 요긴하게 쓰인다. 동인당에서 어깨 마사지 받고 2천원, 인력거 투어 아저씨 팁 1천원, 전신마사지 팁 2천원이다. 물론 가이드에게 1만 원짜리를 주면서 바꿔달라고 부탁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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