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파괴 부르는 치매 환자 증가세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가능하고 진행속도 늦출 수 있어

지역내일 2010-09-05

주부 유 모(48)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 때문에 집안일도 제대로 못하고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다고 호소한다.
“칠순이 넘어서면서 치매에 걸리신 시어머니가 가족 얼굴도 못 알아보시는데다 자식들을 때리기도 하시고 대소변을 못 가리시는 등의 행동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모시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모셨던 1년 여 라는 기간 동안 집안에서 웃음은 사라졌고 가정불화에 시달렸어요. 결국 네 형제가 모여 가족회의 끝에 요양원에 모시기로 했어요.”
유 씨가 치매로 인해 겪는 고통은 남의 집 일만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함께 치매 환자 또한 급증하고 있어 유 씨와 같은 가정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자가족부의 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치매 환자는 2008년 42만 1000명에서 올해 46만 9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상태라면 2012년에는 52만 명, 2020년에는 75만 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 전체 치매 환자의 대다수가 적절한 진단이나 치료 없이 단순 보호 또는 방치 상태에 놓여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갈수록 늘어나며 환자의 고통을 뛰어 넘어 가정 파괴를 부르는 ‘주범’ 치매에 대해 알아보았다.


퇴행성 질환, 뇌혈관 질환, 중독성질환, 뇌종양 등 치매 원인 다양
치매란 뇌의 기질적 병 때문에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기능이 떨어져 일상생활이나 대인 관계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지적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일컫는다. 
라파엘신경과 김종홍 원장은 “치매의 원인은 90여 가지 이상으로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질환, 혈관성 치매, 내분비장애, 종양, 외상, 감염, 중독성질환(알코올, 마약, 중금속, 가스레인지 등 불이 연소될 때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중독 등) 등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치매는 노환이기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을 제외하고는 치료가 가능하거나 조기에 발견하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 치매의 10~15%를 차지하는 수두증(뇌에 물이 차는 병), 양성종양, 갑상선질환, 신경계 감염 등에 의한 치매는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혈관성 치매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고 예방도 가능하다. 
최근에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졌거나 말로 표현하는데 문제가 생긴 경우, 평소 쓰던 물건의 사용법을 잊어버리는 경우, 창문이나 문을 잠그는 것을 잊어버리는 경우, 기분이나 성격의 변화가 나타난 경우,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져서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경우 등이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적절한 약물치료로 환자와 가족의 고통 줄일 수 있어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법이나 예방약은 아직 없으나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며 이상행동들을 줄일 수 있다고 인정되어 사용되는 약물들이 있다.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작용을 활성화시키는 약물로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인지기능에 관여하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많이 저하되어 있는 점에 근거하여 이를 보충해주는 치료제가 있고, 최근 글루타메이트라는 신경 전달 물질과 관련해서 작용하는 NMDA 수용체 길항제가 임상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약물 등 여러 가지 후보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다.을지대학병원 정신과 유제춘 교수는 “치매에 흔히 동반되어 나타나는 망상이나 불안, 공격적인 행동, 우울 등의 이상행동들에 대하여 적절한 약물 치료를 받으면 환자 본인과 주위의 가족들에게 병으로 인해 받을 수 있는 고통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 이해하고 가족 모두가 책임을 나눠야
치매는 당사자인 환자보다 환자 가족들이 고통을 호소하게 되는 병이다. 따라서 치매는 환자는 물론 가족 등 돌보는 사람이 병을 이해하고 치료와 간호 수칙을 잘 알아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우선 자신의 가족이 치매에 걸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온 가족이 치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환자의 간호는 가족 한 사람이 모든 책임을 떠안지 말고 가능하면 온 가족이 책임을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사소통은 언어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나 표정으로도 한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에는 행동이나 표정으로도 그 뜻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관심 있게 관찰하는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   
치매를 예방하는 생활수칙` 규칙적인 운동은 규칙적인 운동은 각종 성인병 예방은 물론 정신 건강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는 기억장애를 유발하고, 심한 경우 뇌세포를 손상 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긍정적이고 편안한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에게는 하기 쉬운 간단한 활동을 담당하도록 해서 환자의 잔존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 신선한 야채, 과일, 불포화 지방산이 들어있는 기름 (참기름, 올리브기름), 등푸른 생선, 잡곡류, 녹차를 포함한 차 등은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므로 뇌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도록 한다. 
` 안전한 환경 조성(예를 들면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 반드시 후드를 먼저 작동해 일산화탄소에 의한 중독 예방, 낙상해서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미끄럼 방지 등)으로 예상되는 사고 위험에 미리 대비한다.
도움말 : 을지대학병원 정신과 유제춘 교수, 라파엘신경과 김종홍 원장
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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