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없이 첫마음을 변치 않을 일이다
짐작도 못하는 사이에 오는 것이 끝날이다
처음 만나던 때를 잊지 않는다면
마음이 마를 틈이 없을 것이다
너무나도 가득 차기보다는
조금은 비어있고
바라만 보아도 기쁜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은 행복이다
어느 누구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길,
깊은 강물처럼 소리 없이 흐를 일이다
- 양성우 <첫마음> -
부녀회장 5년 차. 연임에 연임을 거듭하면서 변화의 씨앗을 뿌린 주인공은 아직도 첫 마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풀이 꽃으로, 풀밭인 화단을 꽃밭으로 일궈 내리라’는 마음 꾹꾹 다짐했던 시간들. 그 주인공 두정동 극동 늘푸른 아파트 위진아 부녀회장은 요즘 동네가 한창 싱그럽다고 자랑이다. 청양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연산홍과 맥문동 1만여 주를 몇 년에 걸쳐 식재해 놓으니 속이 후련했다고.
이유인 즉, 실컷 심어 놓은 꽃 묘가 때론 이상저온 현상으로 추위에 얼거나 그대로 썩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했으며, 꽃몽우리도 없는 꽃을 보며 ‘꽃펴라 꽃펴라’ 졸라 대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녀회원들과 동네를 사랑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전해져 잎을 틔우고 몸을 틔워 비집고 꽃몽우리를 선물해주었다고. 그러니 자랑이 늘어질 수밖에. 그는 “처음 10여명의 부녀회원들과 ‘풀과의 전쟁’을 선포 후 매일매일 풀을 뽑고 구슬땀을 흘렸다. ‘일당은 얼마를 받느냐’는 질문도 받곤 했지만 오직 꽃밭으로 일궈진 화단 풍경이 머리에 그려져 허구한 날 물뿌리개 들고 호미 들고 ‘농부아낙’으로 근 4년을 지내니 ‘연산홍 축제를 할 만하네’라는 말이 들려오곤 한다”며 지난날을 회상한다.
평소 극성맞고 적극적인 성격 탓에 ‘대충대충은 내 사전엔 없다’를 신조 아닌 신조로 삼고 열정의 삶을 살고 있는 위 회장은 무슨 일이든, 어디든, 낮이든 밤이든 봉사와 연결된 곳이라면 빠른 출동이다.
“봉사활동 초기엔 오로지 남을 위한 봉사라는 생각이었는데, 차츰 결국 나를 위한 봉사라는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봉사도 제대로, 똑떨어지게 해야 속이 시원하다”며 “우리 부녀회는 타 아파트 부녀회보다 비교적 많을 일을 벌려 놓았다. 지난달에 있었던 제2회 늘푸른 가족영화제와 벼룩시장, 작은 음악회는 인성이 꽃보다 더 예쁘게 가꿔져 있는 바지런한 부녀회원들의 일거리임에 분명한 행사다.”
첫해에는 시행착오도 있었고 이런저런 불만 섞인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는 위 회장은 “그래서인지 쓴소리, 단소리가 양념이 되어 어른들만의 잔치가 아닌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동네잔치를 만들고 싶었던 계획이 딱 맞아 떨어져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알찬 시간이었다”고 밝힌다. 또한 “봉사로 시작해 봉사로 끝나는 부녀회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1452세대를 위해 꽃을 심고 궂은 일 마다치 않는 묵묵한 부녀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10월에 있을 바자회를 통해 또 한 번 우리 아파트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이웃에게 전해지는 뜻 깊은 행사가 잘 준비되기를 바란다”며 협조와 참여를 당부한다.
어디를 가도 꾀를 부릴 줄 모르는 위 회장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남자와 결혼 하리다”라는 말이 단박에 나온다. 놀랍다. “바깥일이 분주하다 보니 반짝반짝 윤이 나는 집이 아닌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언제나 신뢰해 주는, 외조의 진면목을 모두 보여주는 남편의 적극성은 한몫이 아니라 두 몫을 한다. 그래서 우리 집 주인은 두목남편이다. 거기에 아이들의 반듯함, 힘찬 응원까지 더해지니 나는 복이 참 많은 사람이다”
위 회장처럼 첫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홍수 같은 파도에 범람하는 일도, 좁은 길이라 해서 포기하는 일도 없이 잘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새파랬던 그 희망과 바람을 잊지 않는다면 늘 싱싱하고 푸른 마음이, 나무와 꽃 그 어울림의 정서가 동네 주민들에게 촉촉이 전해질 것이다. 위진아 부녀회장의 첫 마음처럼.
이경민 리포터 leepig209@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짐작도 못하는 사이에 오는 것이 끝날이다
처음 만나던 때를 잊지 않는다면
마음이 마를 틈이 없을 것이다
너무나도 가득 차기보다는
조금은 비어있고
바라만 보아도 기쁜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은 행복이다
어느 누구도 어디로 가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길,
깊은 강물처럼 소리 없이 흐를 일이다
- 양성우 <첫마음> -
부녀회장 5년 차. 연임에 연임을 거듭하면서 변화의 씨앗을 뿌린 주인공은 아직도 첫 마음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풀이 꽃으로, 풀밭인 화단을 꽃밭으로 일궈 내리라’는 마음 꾹꾹 다짐했던 시간들. 그 주인공 두정동 극동 늘푸른 아파트 위진아 부녀회장은 요즘 동네가 한창 싱그럽다고 자랑이다. 청양까지 한걸음에 달려가 연산홍과 맥문동 1만여 주를 몇 년에 걸쳐 식재해 놓으니 속이 후련했다고.
이유인 즉, 실컷 심어 놓은 꽃 묘가 때론 이상저온 현상으로 추위에 얼거나 그대로 썩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했으며, 꽃몽우리도 없는 꽃을 보며 ‘꽃펴라 꽃펴라’ 졸라 대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녀회원들과 동네를 사랑하는 주민들의 바람이 전해져 잎을 틔우고 몸을 틔워 비집고 꽃몽우리를 선물해주었다고. 그러니 자랑이 늘어질 수밖에. 그는 “처음 10여명의 부녀회원들과 ‘풀과의 전쟁’을 선포 후 매일매일 풀을 뽑고 구슬땀을 흘렸다. ‘일당은 얼마를 받느냐’는 질문도 받곤 했지만 오직 꽃밭으로 일궈진 화단 풍경이 머리에 그려져 허구한 날 물뿌리개 들고 호미 들고 ‘농부아낙’으로 근 4년을 지내니 ‘연산홍 축제를 할 만하네’라는 말이 들려오곤 한다”며 지난날을 회상한다.
평소 극성맞고 적극적인 성격 탓에 ‘대충대충은 내 사전엔 없다’를 신조 아닌 신조로 삼고 열정의 삶을 살고 있는 위 회장은 무슨 일이든, 어디든, 낮이든 밤이든 봉사와 연결된 곳이라면 빠른 출동이다.
“봉사활동 초기엔 오로지 남을 위한 봉사라는 생각이었는데, 차츰 결국 나를 위한 봉사라는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봉사도 제대로, 똑떨어지게 해야 속이 시원하다”며 “우리 부녀회는 타 아파트 부녀회보다 비교적 많을 일을 벌려 놓았다. 지난달에 있었던 제2회 늘푸른 가족영화제와 벼룩시장, 작은 음악회는 인성이 꽃보다 더 예쁘게 가꿔져 있는 바지런한 부녀회원들의 일거리임에 분명한 행사다.”
첫해에는 시행착오도 있었고 이런저런 불만 섞인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는 위 회장은 “그래서인지 쓴소리, 단소리가 양념이 되어 어른들만의 잔치가 아닌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동네잔치를 만들고 싶었던 계획이 딱 맞아 떨어져 훨씬 더 흥미진진하고 알찬 시간이었다”고 밝힌다. 또한 “봉사로 시작해 봉사로 끝나는 부녀회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1452세대를 위해 꽃을 심고 궂은 일 마다치 않는 묵묵한 부녀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10월에 있을 바자회를 통해 또 한 번 우리 아파트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이웃에게 전해지는 뜻 깊은 행사가 잘 준비되기를 바란다”며 협조와 참여를 당부한다.
어디를 가도 꾀를 부릴 줄 모르는 위 회장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다시 태어난다 해도 이 남자와 결혼 하리다”라는 말이 단박에 나온다. 놀랍다. “바깥일이 분주하다 보니 반짝반짝 윤이 나는 집이 아닌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언제나 신뢰해 주는, 외조의 진면목을 모두 보여주는 남편의 적극성은 한몫이 아니라 두 몫을 한다. 그래서 우리 집 주인은 두목남편이다. 거기에 아이들의 반듯함, 힘찬 응원까지 더해지니 나는 복이 참 많은 사람이다”
위 회장처럼 첫 마음을 잊지 않는다면 홍수 같은 파도에 범람하는 일도, 좁은 길이라 해서 포기하는 일도 없이 잘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새파랬던 그 희망과 바람을 잊지 않는다면 늘 싱싱하고 푸른 마음이, 나무와 꽃 그 어울림의 정서가 동네 주민들에게 촉촉이 전해질 것이다. 위진아 부녀회장의 첫 마음처럼.
이경민 리포터 leepig2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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