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합 무효! 이것이 100년의 말”
한일지식인들, 강제병합 현장 등 침묵행진
통감부 관저 터 표석 제막식 참관도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을 강제병합한지 꼭 100년이 되는 지난 29일. 비가 내리던 오전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들이 을사늑약과 강제병합 현장을 차례로 침묵 행진하는 행사를 가졌다.
지난 5월과 7월 한일지식인 공동선언을 주도한 김영호 유한대 총장과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아라이 신이치 일본 이바라키대 명예교수 등 한일 지식인 2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덕수궁 중명전에 모였다.
이들은 중명전에서 전시된 을사늑약(1905) 관련 자료와 고종의 옛 집무실을 둘러보고 곧이어 한일강제병합이 공표된 현장인 서울 남산 옛 통감부 관저 터로 향했다.
남산 유스호스텔 앞 공원에서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한일실행위원회’가 개최한 옛 통감부 관저 터 표석 제막식을 참관한 이들은 곧이어 인근 세종호텔 로비에 모여 식사를 겸한 본행사를 가졌다.
행사를 기획한 김영호 총장은 “세계사에 유례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을사늑약과 강제병합 현장에서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지식인들이 침묵 행진을 하기로 했다”며 “오늘 비가 오는 것도 100년 전 한국의 운명을 아주 잘 보여주는 듯하다”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행사장에서 “오늘 아침에 오면서 쓴 단상”이라며 “무효! 이것이 100년의 말이다 말은 길이다 세계이다 병합 무효!”라는 기념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그는 이 시를 통해 “우리에게 다시는 (과거와 같은) 100년은 없다. 이제는 우리가 앞으로의 100년을 완성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와다 교수는 “한일지식인들이 공동성명을 내놨음에도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담화내용이 불충분했던 것은 일본 쪽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인사말과 함께 “특별한 날에 여러분과 함께 행사에 참여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는 감회를 밝혔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뤄진 이날 침묵 행진은 비 때문에 일부 구간은 자동차를 이용해 진행됐다.
고병수 기자 연합뉴스
전국서 경술국치 100년 행사
광복회 1천여명 대규모 기념식…日 후손들 명성황후 참배도
전국 곳곳서 경술국치 100년을 잊지 말자며 기념식이 열렸다.
특히 한일 후손들은 서울 덕수궁과 탑골공원 등 ‘역사의 현장’에서 의미 있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민간단체들이 힘을 모아 기념 표석을 세우는가 하면 일본의 평화사절단은 경기도에 있는 명성황후 생가를 방문해 참배하고 사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지방서도 경술국치의 치욕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기약하고자 하는 행사들이 잇따랐다.
◆치욕의 현장서 기념행사 = 광복회는 이날 오전 10시 종로구 탑골공원 3.1 독립선언기념비 앞에서 독립유공자유족회와 공동으로 한일강제병합 100년 행사를 거행했다.
‘그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라는 주제로 광복회원과 시민, 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장의 약사보고 광복회장의 개식사 김양 국가보훈처장의 식사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양국의 시민단체 117곳이 참여한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한일실행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남산 서울 유스호스텔 앞 공원의 옛 조선통감관저 터에서 표석 제막식을 했다.
이곳은 1906년 이래 일본의 통감관저가 있던 곳으로, 100년 전 이날 대한제국의 이완용 총리대신과 일본의 데라우치 통감이 한일 강제병합 조약을 체결한 국치의 현장이다. 오후 2시에는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강제노동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본의 식민지 범죄를 적시하고 해결방안과 구체적 실행계획을 담은 한일시민 공동선언을 채택하기도 했다.
◆지방서도 행사 잇따라 =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 하루 전날인 28일에는 일본 진보성향의 사회단체 회원과 지식인 등 13명으로 구성된 일본 평화사절단이 경기도 여주 명성황후 생가를 방문해 명성황후 영정 앞에 참배했다.
평화사절단 대표 후가미 세이죠 목사는 “평화사절단이 방문한 한국의 곳곳마다 식민지 시대에 한국인 여러분이 얼마나 힘들게 생활했었는가를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경기도 평택시와 일본 에히메현 지역의 시민역사교류모임인 ‘평택-에히메 시민단체교류회’는 같은 날 평택시립도서관에서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기념하는 한일역사교류회를 열었다. 광주에서는 28일 오후 7시 광주시청 야외음악당에서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주최로 ‘국치 100년 기억 친일음악회’가 열려 현제명 홍난파 박시춘 등 친일파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기도 했다. 부산외고 부산국제고 부산국제외고 등 3개교의 ‘반크’ 동아리 소속 고교생 80여명은 29일 오전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에서 ‘100년의 간절한 외침-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국제결혼 실패 50대남 목매 숨져
국제결혼에 실패하고 이를 비관하던 5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9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0시 40분쯤 광주 서구 모 아파트 김 모(52)씨의 집에서 김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관리사무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김씨의 집에서 악취가 진동한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받고 김씨의 집에 가보니 김씨가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미혼인 김씨가 작년 국제결혼을 하려다 사기를 당해 결혼도 하지 못했고 돈까지 모두 날려 자살을 시도했었다. 그 충격으로 홀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공황장애 증세를 보여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었다”는 유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파출소가 지구대보다 만족도 높아”
시민만족도 조사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파출소가 지구대보다 시민 만족도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강소영씨가 30일 내놓은 박사학위 논문인 ‘지역 특성별 일선경찰기관에 대한 시민 만족도 연구’에 따르면 지역의 성격을 고려해 파출소와 지구대에 대한 시민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일반적으로 파출소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
강씨가 서울을 주거 녹지 상업 공업 등 4가지 형태로 구분하고 지역마다 파출소와 지구대에 대한 시민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녹지지역은 파출소가 지구대보다 경찰 서비스의 심리적 접근성이 0.57점 높았고 물리적 접근성(+0.72점), 가시성(+0.96점) 등 대부분 항목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주거지역은 물리적 접근성(+0.56점)에서 공업지역은 가시성(+0.7점)에서 파출소의 서비스 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등 다른 세부항목에서도 전반적으로 파출소의 만족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다만 신속성과 대응성은 112 신고센터 등으로 경찰의 대응능력이 향상돼 만족도차이의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강씨는 “지역 특성을 구분해 파출소와 지구대를 비교한 첫 시도라는 점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두 기관의 시민만족도 차이가 지역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앞으로 일선기관 편제를 바꿀 때 이 점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대는 파출소 2~3곳을 묶어 통합한 지역경찰 운영시스템으로, 현장 대응능력을 효율적으로 강화하고자 2003년 도입됐다가 최근 파출소로 다시 전환하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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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지식인들, 강제병합 현장 등 침묵행진
통감부 관저 터 표석 제막식 참관도
일본 제국주의가 한국을 강제병합한지 꼭 100년이 되는 지난 29일. 비가 내리던 오전 한국과 일본의 지식인들이 을사늑약과 강제병합 현장을 차례로 침묵 행진하는 행사를 가졌다.
지난 5월과 7월 한일지식인 공동선언을 주도한 김영호 유한대 총장과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아라이 신이치 일본 이바라키대 명예교수 등 한일 지식인 20여 명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덕수궁 중명전에 모였다.
이들은 중명전에서 전시된 을사늑약(1905) 관련 자료와 고종의 옛 집무실을 둘러보고 곧이어 한일강제병합이 공표된 현장인 서울 남산 옛 통감부 관저 터로 향했다.
남산 유스호스텔 앞 공원에서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한일실행위원회’가 개최한 옛 통감부 관저 터 표석 제막식을 참관한 이들은 곧이어 인근 세종호텔 로비에 모여 식사를 겸한 본행사를 가졌다.
행사를 기획한 김영호 총장은 “세계사에 유례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을사늑약과 강제병합 현장에서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는 의미로 지식인들이 침묵 행진을 하기로 했다”며 “오늘 비가 오는 것도 100년 전 한국의 운명을 아주 잘 보여주는 듯하다”고 말했다.
고은 시인은 행사장에서 “오늘 아침에 오면서 쓴 단상”이라며 “무효! 이것이 100년의 말이다 말은 길이다 세계이다 병합 무효!”라는 기념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그는 이 시를 통해 “우리에게 다시는 (과거와 같은) 100년은 없다. 이제는 우리가 앞으로의 100년을 완성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와다 교수는 “한일지식인들이 공동성명을 내놨음에도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담화내용이 불충분했던 것은 일본 쪽의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인사말과 함께 “특별한 날에 여러분과 함께 행사에 참여해 대단히 기쁘게 생각한다”는 감회를 밝혔다.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뤄진 이날 침묵 행진은 비 때문에 일부 구간은 자동차를 이용해 진행됐다.
고병수 기자 연합뉴스
전국서 경술국치 100년 행사
광복회 1천여명 대규모 기념식…日 후손들 명성황후 참배도
전국 곳곳서 경술국치 100년을 잊지 말자며 기념식이 열렸다.
특히 한일 후손들은 서울 덕수궁과 탑골공원 등 ‘역사의 현장’에서 의미 있는 기념행사를 열었다. 민간단체들이 힘을 모아 기념 표석을 세우는가 하면 일본의 평화사절단은 경기도에 있는 명성황후 생가를 방문해 참배하고 사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지방서도 경술국치의 치욕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기약하고자 하는 행사들이 잇따랐다.
◆치욕의 현장서 기념행사 = 광복회는 이날 오전 10시 종로구 탑골공원 3.1 독립선언기념비 앞에서 독립유공자유족회와 공동으로 한일강제병합 100년 행사를 거행했다.
‘그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라는 주제로 광복회원과 시민, 학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장의 약사보고 광복회장의 개식사 김양 국가보훈처장의 식사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양국의 시민단체 117곳이 참여한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한일실행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남산 서울 유스호스텔 앞 공원의 옛 조선통감관저 터에서 표석 제막식을 했다.
이곳은 1906년 이래 일본의 통감관저가 있던 곳으로, 100년 전 이날 대한제국의 이완용 총리대신과 일본의 데라우치 통감이 한일 강제병합 조약을 체결한 국치의 현장이다. 오후 2시에는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강제노동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본의 식민지 범죄를 적시하고 해결방안과 구체적 실행계획을 담은 한일시민 공동선언을 채택하기도 했다.
◆지방서도 행사 잇따라 =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 하루 전날인 28일에는 일본 진보성향의 사회단체 회원과 지식인 등 13명으로 구성된 일본 평화사절단이 경기도 여주 명성황후 생가를 방문해 명성황후 영정 앞에 참배했다.
평화사절단 대표 후가미 세이죠 목사는 “평화사절단이 방문한 한국의 곳곳마다 식민지 시대에 한국인 여러분이 얼마나 힘들게 생활했었는가를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경기도 평택시와 일본 에히메현 지역의 시민역사교류모임인 ‘평택-에히메 시민단체교류회’는 같은 날 평택시립도서관에서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기념하는 한일역사교류회를 열었다. 광주에서는 28일 오후 7시 광주시청 야외음악당에서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주최로 ‘국치 100년 기억 친일음악회’가 열려 현제명 홍난파 박시춘 등 친일파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기도 했다. 부산외고 부산국제고 부산국제외고 등 3개교의 ‘반크’ 동아리 소속 고교생 80여명은 29일 오전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에서 ‘100년의 간절한 외침-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을 주제로 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국제결혼 실패 50대남 목매 숨져
국제결혼에 실패하고 이를 비관하던 5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9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0시 40분쯤 광주 서구 모 아파트 김 모(52)씨의 집에서 김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관리사무소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관리사무소 직원은 “김씨의 집에서 악취가 진동한다는 주민들의 민원을 받고 김씨의 집에 가보니 김씨가 목을 매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미혼인 김씨가 작년 국제결혼을 하려다 사기를 당해 결혼도 하지 못했고 돈까지 모두 날려 자살을 시도했었다. 그 충격으로 홀어머니마저 돌아가시자 공황장애 증세를 보여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었다”는 유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광주 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파출소가 지구대보다 만족도 높아”
시민만족도 조사결과
대부분 지역에서 파출소가 지구대보다 시민 만족도가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강소영씨가 30일 내놓은 박사학위 논문인 ‘지역 특성별 일선경찰기관에 대한 시민 만족도 연구’에 따르면 지역의 성격을 고려해 파출소와 지구대에 대한 시민 만족도를 측정한 결과 일반적으로 파출소의 만족도가 더 높았다.
강씨가 서울을 주거 녹지 상업 공업 등 4가지 형태로 구분하고 지역마다 파출소와 지구대에 대한 시민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녹지지역은 파출소가 지구대보다 경찰 서비스의 심리적 접근성이 0.57점 높았고 물리적 접근성(+0.72점), 가시성(+0.96점) 등 대부분 항목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주거지역은 물리적 접근성(+0.56점)에서 공업지역은 가시성(+0.7점)에서 파출소의 서비스 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등 다른 세부항목에서도 전반적으로 파출소의 만족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다만 신속성과 대응성은 112 신고센터 등으로 경찰의 대응능력이 향상돼 만족도차이의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강씨는 “지역 특성을 구분해 파출소와 지구대를 비교한 첫 시도라는 점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두 기관의 시민만족도 차이가 지역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앞으로 일선기관 편제를 바꿀 때 이 점을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대는 파출소 2~3곳을 묶어 통합한 지역경찰 운영시스템으로, 현장 대응능력을 효율적으로 강화하고자 2003년 도입됐다가 최근 파출소로 다시 전환하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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