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 사서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이 시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

지역내일 2010-08-20
신달자 지음. 문학의문학

‘미안하다’는 말은 결국 상대에게 ‘고맙다’는 말을 이끌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사랑해‘라는 말을 나누는 사이가 된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는 말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특수어처럼 쓰이지만 사실은 일상용어이다. 누구라도 언제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사소한 이 말 한마디를 너무 인색하게 쓰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은 시인이면서 소설가, 대학교수, 강연가 등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 신달자의 에세이집으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가 <백치애인>, <물위를 걷는="" 여자="">, <그대에게 줄="" 말은="" 연습이="" 필요하다="">, <나이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등 기존 작품에서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비밀스러운 가족사를 가감 없이 진솔하게 풀어놓았다면, 이 에세이는 처절했던 인생에서 울타리 역할을 했던 가족들과 이웃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이 책의 핵심은 ‘화해’이다. 어떤 어려운 경우에도 자신을 버리지 않고 믿으며 자신의 가치를 존중하고 스스로의 내적 힘을 이끌어 내는 자신과의 화해가 첫 번째라면, 자신을 버리면서 작은 공동체의 사랑을 키워 사회로 그 힘을 넓히는 가족과의 화해가 두 번째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주제별 분류에 따라 총 3부 37편으로 구성된다.
1부는 ‘행복을 찾아가는 사람들’이란 주제로 가족을 중심으로 삶의 지혜를 얘기한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와 딸들에게 전하는 여성파워의 메시지, 가족의 소중함, 대화의 중요성, 부부가 함께 늙어가는 데에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일침, 은퇴를 맞이하는 부부들 사이에선 더욱 존중과 예의가 필요하다는 일상의 지혜, 결혼 40주년 여행을 가서 할 수 있는 일은 침묵이 아니라 대화라는 것, 우리 민족 최대의 힘은 긍정 에너지와 신바람이라는 것, 진정한 행복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동의할 수 있는 정신적 만족도임을 역설한다.
2부는 ‘삶이 문학을 부른다’는 주제로 대학의 문학 강연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부터 나희덕 시인의 <벗어놓은 스타킹="">, 이정록 시인의 <의자> 등의 작품을 통해 인생의 깊이와 삶의 가르침을 재미있게 해석해 준다. 저자는 ‘시(詩)''''가 있다는 것이 인간을 겸허하게 만들고, 제대로 인생을 살게 하고, 공부하게 하고, 남의 인생에 대해 깊이 느끼게 하고, 내 산야, 내 나라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3부에서는 ‘모든 도약에는 후추 냄새가 난다’는 주제로 30대 여성과 직장인 남성, 나아가 모든 한국인들에게 전하는 성공과 도약의 메시지를 전한다. 자아실현의 중심에 서 있는 30대 여성들에게 들려주는 위풍당당한 승리의 펀치, 멋진 실패 속에 훌륭한 성공이 있다는 메시지, 힘겹게 고군분투하는 직장인들과 고개 숙인 남성들에게 보내는 응원과 격려, 이 세상에 이루지 못할 꿈, 오르지 못할 나무는 없다는 도전 정신, 지더라도 끝까지 뛰는 것이 게임의 룰이며 선수의 본분이라는 승부정신, 명품 인생을 위해선 끊임없는 자기발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라는 간단한 표현이 사랑과 행복에 목이 타는 이들에게 기적 같은 행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소소한 일상의 지혜를 알려준다. 살갑게 대하는 법을 배우지 못해 속마음 표현에 서툰 부부, 부모 자식 등 가족 간의 화해와 소통을 얘기하면서 본심을 솔직히 털어놓는 문화는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고마우면 고맙다고 말하다보면 사랑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성취될 수 없는 사랑, 불가능한 꿈, 도달할 수 없는 목표는 없다’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험난한 인생 속에서 상처 입은 우리들의 영혼을 어루만지며 치유하는 정화제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화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실적 힘을 천 배로 늘리는 인간의 기적이다. 우리 모두 그런 마음의 각오를 표현하는 일에 인색하지 말고, 바로 앞사람에게 이렇게 인사를 하면 어떨까?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라고 말이다.

박은주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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