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원 부도과정 의문 투성이

외자유치 추진중 돌연 부도

지역내일 2001-10-12 (수정 2001-10-13 오후 12:45:10)
테크원의 최종부도 과정이 석연찮다.
11일 테크원은 외자유치 추진 소식이 전해진 지 수시간만에 최종부도 공시를 내 놓았다. 특히 테크원의 주가 움직임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소문이 시장에 퍼지면서 작전세력의 개입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A&D(인수후개발)와 외자유치를 재료로 시세차익을 챙긴후 고의부도처리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A&D와 외자유치 정보 흘리기=테크원은 11일 대구은행 서울지점에 돌아온 14억500만원의 약속어음을 막지못해 최종부도처리됐다고 공시했다.
테크원이 A&D와 외자유치를 추진한 것은 지난해 7월부터이다. 철강부품 제조업체인 화승강업은 지난해 7월 화승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한 이후 정보통신분야의 A&D를 추진하면서 테크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테크원은 지난 3월부터 A&D와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 시작했으며 지난 4월 현 사장인 김홍일씨가 장외에서 기존 최대주주인 이영웅씨 등에게 지분을 넘겨받아 인수한 이후 구체적인 추진내용을 흘렸다.
실컴인터내셔널의 사장이었던 김홍일씨는 지난 5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오스트리아의 컨설팅업체와 2000만달러 규모의 외자유치 계약을 협상중이며 이미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초 920원까지 떨어졌던 테크원의 주가는 A&D와 외자유치를 재료로 꾸준히 올라 지난 8월에는 442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 9월 14일 부산은행 강남지점에 돌아온 9억8000만원짜리 약속어음을 막지 못해 1차부도를 내면서 주가는 급락했다. 그러나 결국 이날 최종부도 처리돼 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온라인 매체를 통해 이 회사가 곧 외자유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가가 크게 올랐다. 부도공시는 상한가로 치솟은 채 마감된 지 불과 3시간만이었다. ◇다시 불거진 휴먼이노텍과의 관계=테크원은 지난 8월 28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우선주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50억원을 조달했으며 지난달 19일 매매차익을 위해 광덕물산에 24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14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부도가 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 증시의 반응이다. 광덕물산의 주식을 처분하면 충분히 부도를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덕물산의 지분을 손해를 보고 넘긴 휴먼이노텍과 테크원의 관계에 의구심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휴먼이노텍은 광덕물산 주식을 39만6170주를 사자마자 테크원에 지분을 고스란히 넘겼다. 이 과정에서 테크원은 며칠 만에 휴먼이노텍의 손해를 차익으로 챙겼다. 4억3000여만원이었다.
휴먼이노텍이 대주주로 있는 휴먼캐피탈이 지난 8월 제3자배정 방식으로 테크원 우선주 전량인 130만여주를 매입했고 주가가 이상급등락한 점도 이번 부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 게 시장의 반응이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최근 최종부도 처리된 거래소의 H, K사에 대해 시세조종과 고의부도에 대해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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