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최완
우리 문화를 지키는 마지막 로맨티스트
막사발, 돛단배 문화발전연구회 회장 최완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 78-16. 문화예술공간 ‘리-보통(Ly Botong, 031-354-7341)’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하얀 수염의 산타클로스 같은 최완씨가 리포터를 반긴다. 순간을 압도하는 강한 포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 뒤에 숨겨진 순수한 열정과 만나게 된다.
문화를 사랑하고 꿈꾸는 이곳, 리보통에서의 막사발 지키기
문화는 ‘사용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최완 회장은 도자기는 이미 일본의 문화가 되었다고 한탄한다. 당시 우리에게는 막 쓰는 사발에 지나지 않았던 ‘막사발’의 맛과 멋을 그들이 일찍이 발견한 결과라고. 매년 자비를 털어 ‘막사발장작가마축제’를 열고 있는 후배 김용문 도예가, 우리의 것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막사발 문화발전연구회가 만들어졌다. 우리의 문화를 논하고 가야 할 방향을 연구하는 이곳이 바로 ‘리-보통(Ly Botong)’이다.
“동네 이름에서 착안한 것도 있지만, 감성을 뜻하는 ‘리(理)’와 보편성, 즉 ‘보통’의 의미가 담겨있어요. 우리의 것이 누구에게나 보편화되고 생활화되어가는 문화, 감성으로 자리잡아가길 바라는 의미죠.” 건축설계를 했던 그에게 문화의 다양성을 강하게 심어준 사람은 건축계의 거성 김수근이었다. 노출콘크리트 개발, 건물 외벽의 옹기 장식, 민화 활용 등 당시로서는 센세이션 했던 스승의 행보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의 뜻을 계승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12년 전, 해외에서의 활동을 접고 고향인 이곳으로 돌아왔다. 왜곡되어 있는 화성의 이미지를 바꿔보고자 리보통 옆에 운치있는 카페 ‘The Berry been’도 만들었다. 커피와 함께 그의 ‘리-보통’에선 매월 넷째 주 토요일 오후 8시 클래식기타 앙상블 ‘로스 꼬레아노스’의 하우스콘서트가 열린다. 작지만 문화를 즐기고 싶은 누구에게나 활짝 열려있는 공간, 자신을 ‘마지막 로맨티스트’라고 말하는 주인장 최완이 그곳을 지키고 있다.
돛단배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전인교육, 대안학교도 세우고파~
돛단배와의 인연은 해군복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살짝 맛본 세일보트의 매력, 타본 사람만이 안다. 옛 선조들의 생활의 일부분이기도 했던 돛단배가 다시 재조명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이제 해양레저관광이 무르익는 시대다. 삼면이 바다인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우리문화의 위상을 널리 알릴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제 막 화성 전곡항 국제요트쇼가 시작됐고, 작으나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세일보트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하지만, 아직은 멀다. 그는 앞으로 10년을 바라보고 있다. “감성은 물론 바람의 힘을 이용하려면 물리학도 알아야죠, 기하학, 어학, 한편의 시와 그림, 음악 등 전인교육이 가능한 게 세일보트라니까요.” 초등학생의 사회체육, 더 나아가선 대안학교도 만들고 싶단다. 지금까지도 바쁘게 살았지만 인생은 60부터라고, 그는 여전히 바쁠 모양이다. 아이들과 푸르른 바다를 누비는 세일보트 대안학교 교장선생님, 이렇게 딱 들어맞는 이름이 또 있을까 싶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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