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를 위한 억지 체험학습은 그만!

즐거운 박물관 체험여행으로 학습과 숙제 고민 싹!

지역내일 2010-08-09
시작과 함께 무턱대고 신났던 방학, 엄마아빠도 학기 중의 수고 위로하며 조금의 나태는 슬쩍 눈감아줄 줄 안다. 그렇게 제대로 쉬며 며칠을 보냈으면 이제는 서서히 정신 가다듬어야 할 때다. 잘못 하다가는 개학 코앞에 닥쳐 숙제에 허우적대는 악몽을 되풀이해야 한다.
이중 방학마다 연례행사로 빠지지 않는 숙제가 있다. 일기와 독서, 재활용품으로 작품 만들기, 그리고 체험학습 보고서. 늘 익숙한 목록이다. 이를 단지 방학숙제로만 여기면 해내야 하는 골칫거리.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고 활용하면 기본기 톡톡히 세워주는 효자 학습이다.
특히 체험학습은 바쁜 학과공부에서 잠시 벗어나는 방학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아이템. 다양한 생활 속 체험을 통해 아이가 부쩍 크고 학과공부와 연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경우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무턱대고 떠난 체험학습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게 하는 고된 체험의 현장일 뿐이다.
도움말 : 천안지역사회교육협의회 정미리 책임교수.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Part 1. 리포터가 해본 “엄마표 박물관 체험학습”
엄마, 박물관 참 재미있는 곳이네요!

아이들 방학이 가까워오면 대부분의 엄마들은 우울해진다. 한 달의 시간, 어떻게 함께 할 것인가. 무엇을 먹일 것인가. 그리고 결국은 엄마 몫이 될 숙제는 또 어쩔 것인가. 이는 리포터도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그렇게 공포영화에서 성큼성큼 귀신 다가오듯 방학이 시작됐다.
불현듯 1학기 사회(리포터의 큰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이다) 과목에서 천안의 사회와 문화 역사를 다룬 것이 생각났다. 2학기에는 충남의 사회 문화 역사가 교육과정으로 제시된다던 언젠가의 취재도 떠올랐다. 그렇다면 이번 여름방학에는 충남 지역의 박물관을 돌아볼까. 리포터의 엄마표 박물관 체험학습은 그렇게 사소한 충동으로 시작되었다.

알고 간만큼 배워온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문제는 리포터가 전문 지도자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도통 모른다는 것. 그렇다고 무작정 휘휘 한 바퀴 돌고 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듯 했다. 그래서 평소의 소신을 발휘했다.
리포터가 갖고 있는 학습에 대한 소신은 단 하나. ‘아는 만큼 알아온다.’ 그래서 아주 작은 수준이라도 파악하고 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박물관 체험학습도 그에서 출발했다.
우선 책을 몇 권 찾아보았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나는 교과서 체험학습(김영사)’. 하지만 내용이 너무 깊었다. 그것은 아이에게 읽히기보다 엄마가 읽고 슬쩍 설명을 보태주면 좋을 듯 했다. 그래서 그것은 리포터의 독서목록. 대신 아이에게는  박물관 관련된 위인전이나 전래동화 등을 찾아 읽게 했다. 그리고 박물관 홈페이지를 보게 했다.

Tip - 박물관 홈페이지가 의외로 상당히 활용할 여지가 많다. 무엇을 보아야 하는 지, 박물관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 지 등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활동지, 자료 등은 다운받아서 활용할 수도 있다. 실제로 리포터도 활동지를 다운 받아 사후 활동으로 활용했다.

박물관, 한 번에 다 보겠다는 욕심 버려야
지금까지 다녀온 곳은 총 4곳, 부여박물관, 정림사지박물관, 공주박물관, 석장리 박물관이다. 물론 하루에 다 돌아본 것은 아니다. 각각 하루씩 날을 잡았다. 성격 상 바쁘게 급하게 다니는 것 보다는 쉬엄쉬엄 다니며 볼 것 다 보고 느낄 것 다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박물관 체험은 그것이 잘 맞아 떨어졌던 곳. 바쁘게 내용만 후다닥 보고 떠난 게 아니라 내용을 보며 분위기를 느끼니 그도 참 좋았다.
그리고 가능하면 해설시간을 예약해 설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아무리 엄마가 잘 준비하고 설명한다고 해도 전문적인 사항을, 은근한 야사까지 곁들이는 재미는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이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오랜만의 재미있는 시간이 된다.

Tip - 자기가 아는 내용은 그만큼 귀에 더 잘 들어온다. 내용을 어느 정도 알면 해설사의 설명도 더 잘 이해되고 질문에 대한 대답에도 적극적일 수 있다. 특히 요즘은 박물관마다 멀티미디어 수신기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시간보다 먼저 도착해서 이를 활용해 먼저 한 바퀴를 돌고 해설사의 설명을 듣게 되면 아이의 눈이 훨씬 반짝거린다.

그렇게 일주일에 1~2곳의 박물관을 오가며 지낸 시간. 다녀와서는 활동지로 내용을 점검하거나 아이 둘을 앉혀놓고 골든벨 등을 활용해 나름 사후활동을 했다. 다행히 무조건 끌고 다닌 것은 아니었는지 “박물관 또 안가요?”라는 말을 아이가 먼저 꺼낸다. 그러니 앞으로 남은 기간 몇 곳을 더 들러볼 생각이다. 다음 장소는 온양민속박물관. 무엇을 미리 준비해야 할까. 엄마와 아이의 즐거운 숙제가 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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