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협회 거제지회 문은희씨

지역내일 2010-08-06

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한국종이접기협회 거제지회 문은희 씨


“종이접기로 사랑 전해요”
마을노인정, 복지관 등 소외시설에서 종이접기 가르쳐


 어릴 적 종이로 만든 비행기와 배를 그리고 딱지를 가지고 놀면서 즐거워했던 기억이 다들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런 좋은 기분과 평면이 입체가 되는 기쁨, 종이 한 장으로 다양한 것을 표현하는데서 오는 만족감 등을 함께 나누는 이들이 있어 만나봤다.
 오늘은 주인공은 종이접기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종이접기협회 거제지회 분들이다. 종이접기 사범자격증을 따려면 최소 1년 이상은 걸리는데 대부분 주부들이다. 자신의 재능을 좋은 곳에 나누고자 마을 노인정이나, 한일병원, 복지관 등에 종이접기 교육봉사를 한다. 근래엔 5~6명이 자신이 맡은 곳을 열심히 관리한다.
 문은희 씨는 매주 금요일 가조도 창촌마을 노인정에 간다. 창촌마을은 70호가 사는데 김 씨, 천 씨, 이 씨가 모여 사는 동성부락이라고. 대한노인회 거제지사에서 노인치매프로그램을 일환으로 종이접기, 요가 등의 프로그램 진행하는데 그 중 종이접기 수업을 문 씨가 맡고 있다. 창촌마을까지 가는 길은 쉽지만 않았다. 날씨는 후텁지근하고 구불구불한 도로를 한참이나 따라 달려야했다.  


직접 만든 부채를 부치며 즐거워해


 오늘의 주제는 부채. 더운 날씨에 안성맞춤인 소재다. 할머니 10여분과 책상에 둘러앉아 문 씨가 설명을 시작한다. “어머님 오늘은 부채만들거예요, 이쁜 종이 두 장씩 가지세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목소리는 크게, 발음은 또박또박 말해야한단다. 할머니 학생은 세월을 흐름따라 무뎌진 손끝으로 젊은 선생이 하는대로 따라한다. 눈도 어둡고해서 잘 못따라하시는 분은 선생님이 일일이 도와주신다. 선생님 옆에 앉은 아흔이 넘은 할머니는 종이접기를 이내 그만두고 지켜만 보신다. 허나 괜찮다. 선생님이 만든 가장 예쁜 부채는 어르신의 몫일테니.
 모두가 친척이라서 그런지 종이접기를 하는 동안 두런두런 이야기가 오간다. 선생님이 “아이스크림모양처럼 접을 꺼에요.”하자 한 분이 “어떻게 하는겨”혼잣말 하시자 옆에 분이 “제비 주둥이처럼 접으라고.”하면서 설명을 거두신다. 부채 만들기를 다하자 서로들 본인이 1등이라며, 내는 벌써 해놨다며 티격태격하신다.
 노래 한가락 뽑는 것으로 수업은 마무리된다. 본인이 직접 만든 부채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지켜보는 이도 흐뭇하다. 문은희 씨는 “거리상 멀리 있어 찾아오기는 쉽지 않지만 어르신들이 작은 것에도 고마워하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경옥 리포터 oxygen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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