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사람들

14회 피판 온라인팀 이성숙

지역내일 2010-07-14

PiFan은 짜릿함을 선물하는 엔돌핀!

“올해 스물 네 살이구요. 영화와 음악과 술자리를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14회를 맞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피판=부천영화제)를 통해 젊음을 불사르고 있는 이성숙씨. 2006, 2007년 티켓 판매 자원활동가로 시작해서 2008년엔 티켓매니저, 2009년과 올해는 온라인 팀 스텝으로 활동 중이다. 고교 시절 구독한 영화잡지에서 자원 활동가(PiFanian) 모집을 자원, 피판과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는데. 그녀가 부천영화제를 온 몸으로 껴안고 있는 이유는? 지난 6일 피판 사무국이 있는 한국영상진흥원에서 그녀를 만나 봤다. 

내년엔 더 잘 할 수 있을 거야
“부천영화제에서 활동하는 이유요? 작년 영화제 끝나고 계약직 스텝을 그만둬야 했는데 ‘왠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또 자원했죠.”
성숙 씨의 말에 중독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대한 중독, 참 괜찮은 말이다. 미치면 밑을 친다는 말처럼. 대학생인 그녀는 잠시 휴학하던 중 올 피판을 접수(?)했다. 그녀는 학교에서 활약했던 밴드의 보컬보다 영화제 일이 더 좋다. “자원봉사자 수순을 밟고 왔기 때문에 스텝 일이 재미있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책임감이 많이 느껴지면서 힘들어지더라구요. 그런데도 끊을 수 없는 마력! 그것 때문에 지금 여기 서있습니다.” 올해 자원봉사자들을 선발하면서 그녀는 ‘엄마미소’를 짓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들의 입문 과정을 보며 10회 피판에 처음 지원했을 때 떨면서 긴장했던 자기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영화제와 나, 같은 달을 보고 있다
“스텝으로 활동하면 영화를 볼 수 없어요. 하지만 이 일을 계속해야 하죠. 초등학교 때 영화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함이 지금 피판에 발을 담그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해요.” 성숙 씨는 11회 피판에서 본 후카사쿠 켄타 감독의 일본 영화 ‘같은 달을 보고 있다’를 기억한다. 그 때만 해도 피판 하면 잔인함, 강렬함이 주였다고 생각했는데 저 영화는 그렇지 않았다. 내용이 좋아서 이따금씩 다시 보는 영화 중 하나인데 같은 달을 보고 있는 것은 영화제와 자신인 것 같다.
“부천영화제를 빨간색으로 표현 할래요, 유난히 피가 등장하는 영화가 많아서요. 자원 활동가의 유니폼도 빨간색이고 뜨거운 여름에 열려서인지 그 컬러가 생각나네요.” 그녀에게 피판은 짜릿함을 선물하는 엔돌핀이다. 영화제 기간 동안 무더위와 장마가 절정인 날씨로 인해 많이 지쳐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관객이나 그녀 같은 스텝들은 생동감이 넘치니까.
성숙 씨는 온라인 팀 스텝으로 피판 마니아를 위한 저렴한 패키지 혜택인 ‘피판 홀릭’과 ‘티켓 총괄’을 책임지고 있다. “제 포지션은 관객과 최전방에서 만나는 관람료와 연결된 분야입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돌발 상황을 해결해야 할 때가 제일 힘들죠.” 이런 일이 있었다. 상영관 티켓 매니저의 실수로 관객이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대처하면서 각 상영관의 티켓 나눔터에 수소문했다. 입장 10분 전, 입수한 티켓은 전달됐고 관객은 원하는 영화를 보게 됐다. 오도 가도 못했던 상황을 처리하면서 진땀은 났지만 보람 있었던 기억이다.       

영화제에 참여하는 부천시민, 얼마나 될까요?
“올해 각오는 ‘매너리즘에 빠지지 말자’, 예요. 같은 직책을 맡다보니 운영의 흐름이 보이잖아요. 아니까, 라는 꾀부림 없이 첫 입사 때의 설렘과 열정을 잊지 말자고 다짐했죠.”
올해는 작년보다 화제작이 대거 상영될 예정. 관객 반응은 뜨겁다. 상영작 매진 속도도 작년보다 훨씬 빠르다. 지난 6월30일 시작된 예매는 현재 80%의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기대감은 관객일 때 가장 컸어요. 올해는 무슨 영화가 상영될까, 축제 분위기는 어떨까하면서요. 하지만 지금은 책임감이 커요. 열하루의 영화 여행에 참여하는 관객들을 만족시켜야 하니까요. 그런 생각하면 어깨가 무거워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영화제 중 규모가 큰 부산국제영화제는 스케일로 승부하고, 상영관이 밀집된 전주영화제는 분위기로 승부한다. 그럼 부천영화제는? “주객이 전도된 느낌. 영화제에 참여하는 부천시민은 얼마나 될까요. 주인이 관심 쏟지 않는 영화제에 손님들은 실컷 즐기고 있죠. 부천영화제는 상영관을 가깝게 연결하는 시스템과 시민의 호응도를 높이는 일, 그 두 가지를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올해 그녀의 추천작은 ‘은혼’과 ‘고백’, ‘트릭’, ‘판타스틱 걸작선’이다. 그리고 그녀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창가에 앉아서 멍 때리는’ 버스여행을 하는 것.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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