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10살 넘으면 ‘정계정맥류’ 검사 받아보세요
남성 10명 중 1명 앓는 질환 … 고환 통증, 남성 불임 원인 될 수 있어 조기검사 필요
#사례1_ 몇 년 전 사관학교 입시에서 일부 남자 수험생들이 자기 자신도 잘 모르는 질병 때문에 낙방한 일이 있었다. 신체·체력검사에서 ‘정계정맥류’라는 판정을 받은 것. 2008년 육사 입시에서는 정계정맥류로 12명이나 탈락했다.
#사례2_ 36세 회사원인 K씨. 결혼 한 지 3년이 지나도록 아내가 임신이 안 돼 종합병원에 서 정액검사를 받았다. 고환 크기, 정자 수는 정상이었지만 정자 운동성이 좀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담당의는 K씨의 왼쪽 고환이 늘어나서 구불구불 한 걸 보면 불임의 원인이 정계정맥류일 확률이 높다며 수술을 권했다. 수술 후 K씨의 아내는 임신에 성공했으며, K씨의 왼쪽 고환도 점점 동그랗게 변하고 있다.
고환 주위 구불구불 핏줄 심하면 검사 받아야
최근 들어 정계정맥류가 남성불임의 원인으로 밝혀지면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학계에 따르면 젊은 남성의 약 10~15% 앓고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고 한다.
정계정맥류는 고환정맥의 판막이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손상되면서 정맥피가 역류해 음낭 내에서 혈관이 늘어나는 질환이다. 정계정맥류로 인해 혈액이 고이게 되면 음낭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정자의 수가 줄어든다. 보통 고환의 온도는 복강내보다 1.5~2도 정도 낮아야 고환의 기능이 활발하다. 그러나 정계정맥류가 있으면 고환의 온도가 올라가서 열손상이 발생하며, 남성 호르몬의 생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돼 남성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정계정맥류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서 있을 때 음낭이나 고환 쪽에 묵직한 불편감 혹은 고환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K씨처럼 불임 검사를 하다가 정자에 이상소견이 있어 발견되거나 위 사례1의 경우처럼 우연히 신체검사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장시간 방치할 경우 고환이 작아지거나(일명 ‘짝짝이 고환’) 남성불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10세 전후 청소년기에는 꼭 정계정맥류에 대한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국제보건기구인 WHO에서도 성장기 청소년들이 받아야할 검사 항목 중 하나로 언급한 바 있다.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은 “정계정맥류는 성인일 때 발병되기도 하지만 유아청소년기에도 발병하기 때문에 아이가 고환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나 고환의 크기가 다른 경우, 음낭이 많이 처진 경우, 또 고환 주위에 구불구불한 핏줄이 심하게 보일 때에는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계정맥류, 색전술 이용해 치료한다
이제까지 정계정맥류를 치료하는 방법은 피부를 절개하여 문제가 되는 고환정맥을 찾아 절단하고 묶어서 피의 역류를 막는 방식이었다. 헌데 이 방법은 전신마취 후 시행하는 수술적 치료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이런 고민을 해결할 방법으로 최근에는 비수술적 무통증 치료인 ‘색전술’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의학과 인터벤션 파트의 색전술 치료는 먼저 윗 팔 안쪽 부위를 국소마취 한 후 가늘고 긴관을 사용하여 투시영상으로 보면서 정계정맥류를 진단한다.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이루어지고 시간은 30분 정도 걸린다. 주사 바늘 정도의 크기로 치료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고 환자가 느끼는 통증도 거의 없어 시술 후 일상으로 복귀하는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6월 있었던 제9회 아시아태평양인터벤션국제학회(APCCVIR 2010)에서는 청소년기 정계정맥류 치료에 색전술이 효과적이라는 내용이 발표됐다.
국내 최초 인터벤션 전문병원인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은 “그동안 734건의 정계정맥류 색전술 시술 중 105건이 10대 청소년이었다”며 “흔히 청소년기에는 혈관이 가늘어 색전술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으나 오히려 정계정맥류 색전술은 전신마취나 절개를 하지 않아 안전하며 국소마취만으로 15~30분 안에 시술이 가능해 청소년에게 신체적으로 부담이 없는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또 “일부에서 색전술은 방사선을 이용한 치료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정보다. 색전술은 방사선을 이용하는 치료가 아니라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이루어지는 특성이 있다. 수술 등 치료나 진단 전에 문제 확인을 위해 X-레이를 촬영하는 것처럼 색전술은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이루어지는 특성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 암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방사선 치료와는 거리가 멀다. 색전술시 이용되는 방사선 조사량도 약 0.0454~0.2mgy 정도로 그 양이 매우 적다”고 덧붙였다.
정계정맥류를 색전술로 치료하면 남성불임 치료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2006년 11월 독일 본대학 의과대학 영상의학과 전문의 세바스티안 플라케 박사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북미방사선학회 연례학술회의에서 “남성불임 환자 173명의 정계정맥류를 침습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색전술로 치료한 결과 평균 3개월 안에 정자의 활동성이 강화되고 정자의 수가 늘어났으며 이 중 45명(26%)이 아내를 임신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도움말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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