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3살 민채가 부모님과 함께 한의원에 왔습니다. “선생님, 여름에도 우리 민채는 이상하게 감기에 자주 걸려요. 면역력이 약해서 그런 건가요? 보약도 지어 먹였고, 계속 항생제 치료를 받았는데도 그러네요.”
민채 어머님이 호소하신 것처럼 여름에도 소아 감기 환자를 드물지 않게 만날 수 있는데, 한의학에서는 이런 경우를 중서(中暑: 여름감기) 라고 하며, 실제로 겨울 감기의 연장선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나 지나친 한기에 의한 감염으로 ‘냉방병’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중서(中暑)는 깊은 곳과 큰 집에 피서하다가 얻는 수도 있는데, 그 증상으로는 반드시 머리가 아프고 오한이 나며 몸이 오그라들고 팔다리의 뼈마디가 쑤시고 아프며, 가슴이 답답하고 몹시 열이 나기도 한다’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즉, 집안에서 생긴 찬 기운 때문에 온몸에 양기가 퍼지지 못해서 생긴 것입니다.
아이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아직 제대로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봄부터 이어져 온 감기가 완전히 치료되기도 전에 계절이 바뀌면서 감기가 다시 발생 할 수 있으며, 외부 환경은 더운데 내부 환경의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 또는 장마로 인한 습기 등으로 인해 감기에 걸리기도 합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일교차가 커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온도 차이에 몸이 적응하기 더 어렵습니다. 이럴 때마다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환기를 자주 해 주시고, 온도 차가 5℃ 이상 되는 실내·외를 오갈 때는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써 주십시오. 여름이라고 너무 찬 음식만 먹이는 것 보다는 따뜻한 음식으로 몸 안을 보할 필요가 있음을 명심해 주세요.
비교적 냉방이 잘 되는 곳에 오래 있을 경우엔 긴 옷을 준비해 체온 손실을 막아 주는 것도 좋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가벼운 체조나 마사지를 해 주면 혈액 순환이 촉진되어 아이들의 여름 감기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더위를 이기는 방법이라곤 부채와 선풍기가 고작이었으니 여름철에 추위로 몸이 상할 일은 없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건강한 아이라면 땀만으로도 체온을 낮추는 조절 효과가 있어 여름 감기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지나친 냉방이나 인위적인 바람은 오히려 병을 더 키울 수 있음을 명심하시고 여름철 실내 온도를 28도로 유지하는 경제적이고 건강한 여름 나기 어떠신가요?
장경호 원장 / 모아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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