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무더운 7월의 어느 날. 수업이 끝난 학교는 조용하다. 조심스레 복도를 걸어 운동장에 도착하니 넓은 운동장에 빨간 유니폼을 입은 야구부원들이 보인다. 그물망 바깥에는 저학년과 타자들이 스윙 연습을, 그물망 안에는 고학년 에이스들이 실전 같은 연습을 하고 있다. 투수, 타자, 포수 세 명이 연습하는 곳을 지나는데 ‘휙~휙’ 날아오는 공이 초등학생 투구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이들이 바로 안산 초등야구 명문 관산초교(교장 이홍양) 야구부! 전국 98개교 중 예선을 통과한 29개팀이 참여한 ‘제6회 천안 흥타령배 전국초등학교 야구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승전보를 듣고 야구부를 찾아왔다.
창단 28년 전통의 최강 야구부
도전 3번째 만에 ‘흥타령배’ 우승기를 가져 온 관산초 야구부(감독 박주영)! 동일 대회에서2007년과 2009년에는 모두 3위에 입상 했다. 관산초는 ‘에이스’ 권국일의 투타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우승팀이기도 한 인천 동막초에게 2-0로 완승 했다. 경기 전 상대팀의 전력에 긴장 하기는 했지만 어린 2학년부터 주전으로 뛰는 선수, 코치나 감독까지 게임에 진다는 생각을 한 번도 안했다는 관산초는 팽팽한 0-0의 균형을 깨트리며 승리를 한다. 3회 초, 송인범의 좌전 안타에 이은 도루 성공으로 만든 득점 기회를 최동현이 적시타를 때려 1점을 올린 것. 권국일의 안타로 추가 1점을 추가해 승부의 쐐기를 박은 것은 5회 초! 단 한번도 3루를 밟아보지 못한 동막초는 ‘최강 관산초’에게 우승기를 넘겨줘야만 했다.
다양한 우승 전력
관산초 야구부는 다양한 우승 전력을 자랑한다. 이번 대회 외에 『스포츠 토토배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 우승(2009년)』, 『제38회 소년체육대회 최종선발전 경기도 우승』 등 전국대회에서 우승기를 가져왔다. 1982년 창단이레 우수 선수를 배출해 현재 두산의 김상현, SK 김민우 선수 등이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현재 야구부원은 2학년 병아리 야구선수부터 제법 폼이 나는 고학년까지 32명. 박 감독이 부임한 2006년도에 야구 방망이 들기도 버거웠던 아이들이 이젠 팀의 큰형으로 어린 동생들을 다독거리며 돌봐준다. “저는 주전 선수만을 경기에 투입하지는 않습니다.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연습에 빠지지 않고 노력하는 아이에게 출전 기회를 주려고 노력 합니다. 초등 야구는 마라톤으로 치면 ‘시작’단계 예요. 아이들에게도 우승에 자만하지 않고 연습에 몰두하라고 강조 합니다”
야구의 좋은 점
초등학교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즐겁게 야구 하는 법’을 배우는 것. 야구를 하겠다고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에게 야구는 꿈과 희망이다. 하지만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선 연습이라는 고된 시간을 감내해야 한다. “떫은 감도 뜨거운 햇볕과 비바람을 견뎌야 단 감이 되다”라고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는 감독은 연습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성적표 까지 점검한다. 성적이 떨어진 아이에겐 독려를 하고 향상된 아이에겐 칭찬을 한다. “초등 야구 감독은 ‘엄마’가 되어야한다” 는 생각에 아이들의 고민도 들어주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도 한다. 여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하고 겨울에는 추위에 살이 트지 않게 화장품을 고르는 것은 기본! 신체적 조건으로 고민하는 아이에게는 ‘신체적 조건을 이긴 선배’들의 이야기를 해 주고 그들의 성공 사례를 알려 주어 극복하게 했다. 조용하고 내성적이어서 단체생활을 힘들어했던 그 아이는 야구를 하면서 적극적이고 활발한 아이로 변했다고 한다. 지금은 팀의 간판타자로 활동 중인 그 아이는 저학년 후배들을 살뜰히 보살피는 ‘진정한 스포츠맨’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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