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고등학교 기말고사 이후 매일 아침 신문과 함께 배달되는 온갖 학원 전단지 뭉치가 신문 두께보다 더 두꺼워지면서 여름방학이 임박했음을 알리고 있다. 특히 지난 기말고사에서도 역시나 성적향상에 실패한 자녀를 둔 엄마들은 이번에는 또 어느 학원으로 옮겨야 좋을지, 아침 일찍부터 시작하는 방학 집중반은 없는지 학원 전단지 한 장 한 장을 꼼꼼하게 훑어보게 된다. 매번 방학 때마다 대책 없이 되풀이 되는 광경이다.
중, 하위권 중학생을 둔 부모라면 이번 여름방학, 학원에만 무조건 내맡기기보다 내 아이만을 위한 맞춤학습을 한 번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학습 전문가들의 조언을 참조한다면 비록 짧은 방학기간이지만 적어도 중, 하위권 탈출을 위한 기초를 다지는 뜻 깊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위권
진단 - 강남지역 중위권 중학생들 중에서 공부에 손을 놓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더 많은 학원에 다니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아 아이나 부모 모두 답답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답답함을 또 다른 학원에 보내는 것으로 풀려고만 하다 보니 매번 방학 때마다 ‘학원 뺑뺑이’ 돌리기가 더 심해지는 것이 중위권이기도 하다. 또한 끊임없이 상위권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학원을 쫓아서 다니다보니 정작 자신에게 맞는 학원 선택에도 실패하게 된다.
학습량 보다 효율성 여부 체크부터
중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학원을 많이 다니다보니 습득한 정보도 많고 목표를 세워 공부를 해보려는 의지도 있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이다. 방학 때에도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기는 하지만 어떻게 효율적으로 공부해야 할지 모른 채 시간만 보내기 일쑤다. TMD교육 서초직영점 윤정은 센터장은 “중위권 자녀를 둔 부모들은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아 자꾸 학원을 찾게 되지만 많이 듣기만 한다고 결코 자기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학원 수업과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해야 한다”면서 “암기나 이해과목 여부조차 잘 몰라 비효율적인 공부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아 과목별로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인 학습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위권을 벗어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선행학습을 하게 되지만 이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배운 것을 완전하게 소화시키지도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지식이 들어오기 때문에 자기 것으로 만들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공부는 했지만 중위권 성적에 계속 머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UP학습코칭 김정학 원장은 “무리한 선행학습보다 부족한 과목의 취약점을 찾아내 채워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열심히 하는데도 점수가 오르지 않는 것은 공부방법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특히 완벽하게 공부하지 않고 눈으로만 보는 이해식 공부는 중위권 학생들이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공부에 대한 부담 줄여 주는 것 중요
각 과목별로 실력을 키우는 것은 학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중위권 학생들의 문제점인 실수를 줄이는 것은 학원에서 해결하기가 어렵다. 결국 중위권 학생들이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시험지 분석을 통해 어떤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지부터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번 방학 기간 동안 엄마와 아이가 함께 중간, 기말고사 시험지를 자세히 확인할 기회를 한 번 가져보는 것이 좋다. 틀린 문제를 짚어 가면서 분석하고 풀이노트를 만들어 고쳐보는 식으로 정리를 해나가다 보면 취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 다음 학기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된다. 바로 이런 것이 비교적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방학 기간에 부모가 꼭 짚어주고 넘어가야할 점이다.
중위권 학생들의 경우 적절한 선행학습이 필요하지만 짧은 여름방학 동안 과도한 목표는 금물이다. 압구정 에듀플렉스 허영주 원장은 “짧은 기간 동안 욕심껏 시키겠다고 학원만 더 보내려고 하기보다 중위권 학생들은 오히려 공부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방학 때는 수학 등의 취약과목을 선택한 후 학원수업과 가정에서의 학습을 병행해 집중적으로 학습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전했다.
아이의 마음이 움직여야 진정한 목표 생겨
부모들은 답답한 마음에 방학을 기회로 삼아 부족한 과목에 대한 학습계획을 서둘러 짜게 되지만 부모의 욕심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공부를 하든 학원에서의 수업이든 시간보다 학습의 질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학습의 질은 자기주도적으로 공부를 했을 때 높일 수 있으며 또한 자기주도적인 학습은 부모의 욕심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이 움직였을 때 가능한 것이다. 방학 학습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아이의 자발적인 선택을 유도해야 하는 이유이다.
중위권 학생들은 자신감도 부족하고 뚜렷한 목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될지, 무엇을 할지’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부터 가지는 것이 좋다. 그래야 단기 목표를 세워 성취해 나갈 수 있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의 진로를 찾게 되면서 스스로 학습동기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부모들이 너무 위만 바라보고 단기적인 성과를 올리려고 하는 것도 문제이다. 김 원장은 “방학은 학생들이 ‘보약’을 먹는 시기라고 보면 된다. 보약은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시간을 두고 서서히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독서나 학습능력을 키우는 프로그램 등 공부의 기초를 쌓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위권
진단 - 강남지역 학교에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많은 만큼 하위권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느끼는 좌절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비록 하위권 학생이라도 공부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방법을 몰라 매번 기대한 것만큼 성적이 안 오르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공부를 포기하게 된다. 시험 시간에도 겨우 답안지에 이름만 적어 놓고 바로 책상에 엎드려서 자는 학생들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직 중학생이라면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계획 세우기와 시간관리 연습의 기회부터
하위권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낮은 자존감이다. 공부로 인해 상처 받고 낙담하다보니 결국에는 자신이 공부뿐만 아니라 다른 것까지 다 못한다고 여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여름방학을 하위권 탈출의 기회로 삼고 싶은 부모라면 자녀의 강점부터 살려주는 것이 우선이다. 더 많은 시간을 자녀와 함께 보낼 수 있는 방학 때 부모가 내 아이의 강점을 발견해 격려해 주거나, 아이 스스로 잘하는 것을 찾게 해 인정해 주면 눈빛이 살아나게 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하게 되면 그 것이 결국 공부로 이어지면서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자기관리능력이 부족한 하위권 학생들은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계획이나 시간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스스로 계획을 짜고 수정하는 연습의 기회를 갖는 것을 이번 방학의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 윤 센터장은 “아이 스스로 계획을 짜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변화시켜 갈 수 있도록 부모가 기다려 주어야 한다. 아이가 짠 계획표를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바꿔버리면 아이는 결국 내 것이 아니라고 느끼게 돼 자기주도학습이 될 수가 없다”고 당부했다.
부모가 아이를 못미더워 하면서 수시로 간섭하는 것보다 아이가 짠 계획 내에서 내용을 좀 더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주 1회 정도 피드백을 주는 편이 낫다.
하위권 탈출, 욕심은 금물
하위권 성적인 학생들에게 무조건 열심히 공부하면 성적이 오를 것이라는 조언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학습능력이 떨어져 교과서를 봐도 이해가 되지 않고 무엇을 말하는지 핵심 파악이 안 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하위권 학생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과서의 개념 이해에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며 따라서 교과서를 기본서로 개념을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교과서를 읽고 정리할 수 있다면 쉽게 하위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선행과 후행학습을 병행해야 하는 하위권 학생들을 위한 학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 엄마라도 나서는 수밖에 없다. 수학은 전(前) 학년 ‘가’ 부분의 개념부터 조금씩 다져나가고 영어는 쉬운 문법책을 택해 한 권을 끝내는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식으로 이번 방학 학습계획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독해능력도 떨어져 사회나 도덕 교과서를 미리 읽어 보게 해도 이해가 쉽지 않다. 여러 번 통독 하도록 시키면서 모르는 단어를 찾아보게 하고 단락별로 요점 정리를 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과정으로도 단기간에 성과를 올릴 수 없기 때문에 부모나 아이 모두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출발선에 맞는 목표 세워 차근차근
아이들은 부모가 바라 봐주는 눈에 따라 바뀐다는 말이 있다. 특히 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부모까지 덩달아 아무 것도 못하는 애라고 낙인찍기보다 긍정적인 표현을 쓰고 아이를 귀하게 대해주면 자존감이 살아나면서 아이 스스로 태도가 바뀔 수 있다.
부모들 세대와는 달리 요즈음 아이들이 하는 공부는 무조건 외워서 되는 것이 아닌 만큼, 방학 때 목표를 세워서 노력을 하더라도 바로 성적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전교 석차를 50등 정도만 올려도 많이 오른 것이지만 부모가 그렇게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특히 아이들이 가장 인정을 받고 싶어 하는 아버지로부터 ‘올라봤자 여전히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되면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허 원장은 “아이의 현 출발선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고 그에 맞는 목표를 세워야 하며, 부모가 무리한 욕심을 버리고 아이를 격려하면서 차근차근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위권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이 성공하는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TMD교육 서초직영점 윤정은 센터장, 압구정 에듀플렉스 허영주 원장,
UP학습코칭 김정학 원장
장은진 리포터 jkumeu@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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