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분만 손미경 산모 인터뷰

지역내일 2010-07-20 (수정 2010-07-20 오후 9:27:43)

4남매 모두 수중분만으로 출산한 이야기

따뜻한 물에서 목욕을 하거나 수영을 하면 뻣뻣했던 근육과 관절이 부드러워지면서 몸이 한결 개운해지고 편안해짐을 누구나 경험해 봤을 것이다. 아마도 양수로 가득 채워진 자궁 속에서 우리의 삶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물에 대한 친근감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태어난 지 1년도 안된 아기들을 물속에 넣으면 눈을 뜬 채 평화롭게 철벅거리며 노는데 아기는 본능적으로 머리를 물속에 담그고 있는 동안에는 숨을 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고 한다. 이렇듯 사람은 물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는데 출산도 예외가 아니다.
수중분만은 말 그대로 물속에서 아기를 낳는 것으로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연 분만법 중 하나이다. 진통이 시작되면 으레 무통주사를 맞는 산모들이 늘고 있는 요즘 임신과 출산이 ‘의료’ 행위로만 인식되는 가운데 태아와 산모를 위한 좀 더 자연스러운 ‘생명’ 행위로서 수중분만이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슬하에 4남매를 두고 있으며 지난 3월 29일 네 번째 아이까지 동원산부인과에서 수중분만으로 출산한 손미경(38세)씨를 만나 수중분만의 효과와 출산과정을 들어봤다.

Q) 네 명의 아이 모두 수중분만으로 출산한 특별한 이유는?

A) 2000년도에 첫 아이를 갖게 되었는데 그때 한참 TV나 잡지에 수중분만이 많이 소개됐다. 주변에 출산한 친구들을 보면 걷기도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 했는데 수중분만을 보니 오래 전부터 해왔던 원시적이고 자연스러운 출산법이어서 그런지 별로 고통스러워 보이지 않아 시도하게 됐다. 직접 해보니 일단, 물이 아기에게 충격을 완화시켜 정서적으로 좋은 것 같고 물속에서 몸과 마음이 모두 편해져 출산할 때 별로 아프지 않았다. 그래서 4명의 아이 모두 수중분만으로 낳게 되었다. 

Q) 수중분만의 장점이라면?
A) 우선 따뜻한 물이 근육을 이완시켜주면서 편안하게 해주기 때문에 출산의 고통이 훨씬 덜하다. 회음부 절개를 하지 않아 회복도 빨라 이번에는 출산 후 바로 다음날 퇴원하기도 했다. 산후도우미도 이렇게 활발한 산모는 처음이라고 말한다. 아이에게도 바깥 세상의 강한 빛과 소리를 물이 한번 걸러주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평화롭게 이 세상에 나온다. 그래서인지 네 아이 모두 태어나는 순간 많이 울지도 않았으며 자라는 과정에서도 잘 자고 성격도 순하다. 아이들이 목욕하는 것도 좋아하고 물을 매우 좋아한다. 남편이 출산과정을 더 잘 기억할 만큼 곁에 있기 때문에 가족간의 유대가 깊어지는 것 같다. 건강한 산모와 태아라면 강력히 수중분만을 추천한다.

Q) 출산 과정은?
A) 진통하다가 자궁문이 5cm 정도 열렸을 때 물에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출산이 진행된다. 인위적인 조치는 전혀 하지 않으며 물에 들어가면 진통이 빨리 진행된다. 물에 들어간 순간부터 편안해지기 때문에 잠이 들었을 정도다. 아기가 나오면 물 위에 서서히 떠오르는데 자연스럽게 품에 안고 기도를 했다. 따뜻한 물에 있다가 아기가 나올 때 잠깐 아프고 말아서 별로 고통스럽지 않았다. 물속에 들어가면 보통 20~30분 안에 아기가 나온다. 태반분만은 물속에서 하지 않고 일반 분만대에서 이루어진다. 





수중분만으로 네 아이를 출산한 손미경(가운데)씨가 넷째 요셉이를 안고, 주치의인 동원산부인과 김상현 원장(왼쪽)과 남편 정헌웅씨, 셋째 요한(오른쪽)이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Q) 둘째 아이부터 모두 동원산부인과에서 수중분만으로 출산했다고 들었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가?

A) 큰 아이는 서울에서 살 때라 그곳에서 수중분만으로 낳았다. 교하로 이사온 후 수중분만을 잘하는 병원을 골라서 찾아왔다. 번거로움을 이유로 수중분만을 꺼리는 병원들도 있었는데 친정 부모님 같은 원장 선생님의 친절하고 세심한 진료 덕택에 모든 부분에서 만족하면서 출산할 수 있었다. 수중분만을 꺼리는 이유로 감염의 위험을 말하는데 욕조를 깨끗이 소독하고 깨끗한 물을 사용한다면 감염 우려는 거의 없다고 한다. 모두 획일적으로 침대에서 고통스럽게 출산을 하는 것보다 건강한 산모라면 자신에게 맞는 자연분만법을 선택하는 것이 고통을 줄이는 길이라 생각한다. 자신에게 맞는 분만을 하는 것이 동원 산부인과의 인권분만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Q) 네 아이를 낳았다. 출산 소감은?

A) 우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계획한건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많은 만큼 더 행복하다. 요즘 한 집에 아이들이 한명씩 있다 보니 좀 이기적인 아이들도 많은데 우리 아이들은 서로 우애도 좋고 성품도 좋은 것 같다. 큰 아이가 초등학생인데 동생들을 잘 보살펴 준다. 아이들에게 참 고맙다. 

동원산부인과 소개

98년 일산에 개원한 동원산부인과는 지역 최초로 시험관 아기를 탄생시켰으며 대표적인 인권분만 병원이다. 출산을 의료진이 아닌 산모와 아기 중심으로 진행하는 르봐이예 분만법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르봐이예 분만에 관심이 높은 전국의 산부인과 전문의들을 모아 인권분만연구회를 결성, 자연분만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은 미셀 오당 박사를 초청하는 등 선진분만법에 앞장서고 있다. 수중분만 그네분만 좌식분만 아로마분만 등 다양한 분만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월 100~120건의 분만을 진행 중이다.
문의 031-921-1515
김가형 리포터
wyna-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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