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 활짝 열리는 놀이의 맛을 찾아서

지역내일 2010-07-20

놀이하는 사람들 고양파주지회


까막잡기, 개뼈다귀, 달팽이를 아시나요?
“얘들아, 놀자!”
학교에 다녀오면 가방은 마루 끝에 던져두고 골목으로 뛰어나와 외치던 소리. 아이들이 하나 둘 모이면 누군가 돌멩이로 놀이판을 그린다. 옷이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밀고 당기고, 술래를 피해 죽도록 달린다. 금 밟았으니 죽었다, 아니다, 실랑이도 일어나지만 판이 바뀌면 모두 다시 살아난다. 까막잡기, 개뼈다귀, 오징어, 고무줄, 구슬치기. 놀이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아이들은 밥 먹듯이 놀았고 놀이로 세상살이를 배웠다. 그런데, 요새 이런 놀이를 보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사라져가는 동네놀이를 되살리는 사람들
사단법인 ‘놀이하는 사람들’은 그 놀이를 되살리려는 사람들이 모여 지난 2007년에 문을 열었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보고 놀며 관계를 맺는 문화가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이 여기는 어른들이 마음을 모아 이룬 성과다. ‘놀이하는 사람들’ 고양파주지회도 동네놀이 되살리기에 열심이다. 방학이면 1박 2일 놀이캠프를 열고, 전래놀이 지도사 과정을 열고 있다. 매달 첫째, 셋째 주 월요일이면 어른들이 모여 놀이를 배우고 달마다 한번 아람누리 뒷동산과 호수공원 등을 찾아 가족 놀이판을 벌인다. 고누, 실뜨기, 비석치기, 망줍기, 깡통술래잡기, 까막잡기, 긴 줄넘기, 강강술래 같은 놀이를 한다. 최근에는 회원들끼리만 재밌게 노는 것이 안타까워 궁리 끝에 고양문화재단에서 지역 문화예술 활동으로 지원을 받아 ''찾아가는 우리 동네 놀이마당''이라는 큰 놀이판까지 벌이게 되었다.


놀이로 세상을 따뜻하게
“놀아본 아이들이 사회성도 좋아요. 규칙을 지켜야 잘 놀 수 있으니까요. 때로는 불이익도 당하고 욕도 먹고 화해도 하면서 배려와 소통을 자연스럽게 알아 가요.”
2년째 활동하고 있는 김경미(41) 회원의 말이다.
올해 새로 들어온 김애경(49) 회원은 실뜨기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소근육을 계속 쓰게 되는 것이 치매예방에도 좋을 것 같아 노인정이나 복지관을 찾는 어르신들이랑 나누고 싶단다.
경기지부와 고양파주지회장을 맡고 있는 김회님(44)씨는 금슬이 좋아진다면서 부부가 함께 하는 손뼉치기를 권했다. 비석치기가 재미있다는 최광민(15,백신중)군도 직접 전래놀이를 하면서 ‘틀에 박혀있을 것 같다는 편견’을 버리게 되었단다.
회원들은 놀이가 갖는 교육적인 효과나 가치도 중요하지만 역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놀이를 꼭 지켜야 할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놀이는 아이들한테는 숨 쉴 수 있는 산소같아요. 우리 아이들이 숨막히게 살고 있잖아요. 어른들한테는 생활에 활력을 주는 비타민이지요. 놀면서 다칠까 걱정하지 말고, 노는 아이들을 지켜보지만 말고 어른들도 같이 하면 좋겠어요.” (김회님 지회장)
보물처럼 딱지와 공깃돌을 간직하던 어린 시절을 잊지 않았다면 사라져가는 동네놀이를 되살리려는 손짓을 따라 놀이판으로 뛰어들어보자. 우리 모두는 한때 놀이에 죽고 놀이에 사는 어린아이였다.


■<(사)놀이하는 사람들>은 2007년 8월에 창립했다. 서울, 경기, 대전, 전북, 제주 지부가 있고 충남, 광주, 전남에서 준비 모임을 꾸리고 있다. 고양파주지회는 매년 봄에 신입 회원을 맞는다. 놀이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찾아가는 우리동네 놀이마당> 참여안내
10월 16일 책놀이터
실뜨기놀이마당, 고누놀이마당, 놀잇감 만들기 마당, 실외 놀이마당이 열린다. 모두 토요일 오후 2~5시에 진행되며 너른 마당에서 여럿이 참여할 수 있으니 이웃들끼리 같이 가도 좋겠다. 다만 10월 행사는 다문화 가족과 함께 하는 놀이마당으로 20가족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다문화가족이라면 우선 접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
www.nolza.kr / Daum카페 <놀이하는 사람들> cafe.daum.net/noleezang 
이메일
ulssiku5536@hanmail.net / 휴대전화 010-4899-7816, 010-9817-8517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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