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중충한 막걸리 집은 가라! 최근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내세우며 안주 또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는 막걸리 전문점이 생기고 있다.
우리 몸에 좋은 효모를 자연적으로 발효시켜 만드는 막걸리야말로 웰빙에 부합한 메뉴다. 최근 들어서는 수입쌀 대신 우리 땅에서 난 쌀을 쓰며, 나아가 100% 무농약 쌀까지 친환경 재료를 활용하는 등 트렌드에 앞장서는 아이템으로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막걸리집을 알아본다. -내일신문 주-
한계령 동동주 전문점 ‘산마을’ -부드럽고 진한 예전 농주 그 맛!
달동 삼성아파트 맞은편 동해횟집 뒤편에 위치한 ‘산마을’은 우선 실내가 아늑하면서도 깔끔하다. 막걸리, 동동주를 편안하게 마실 수 있도록 전체 테이블은 좌식으로 꾸몄다.
이집 동동주는 여느 집에서는 볼 수 없는 강원도 한계령에서 직접 수급해오는데 그 맛이 부드러우면서 매우 깊은 맛이다. 마실 때 텁텁한 맛을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담백하다. “예전 시골에서 직접 빚은 농주와 같은 맛이 바로 한계령 동동주”라고 말하는 고순필 대표는 “한 번 맛본 고객은 반드시 다시 찾아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막걸리는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메이커를 이용해서 역시 인기가 높다. 이 막걸리는 한계령 동동주에 비해 농도가 낮긴 하지만 역시 마시고 난 뒤 달작지근하면서 적당한 알콜 농도라서 기분 좋게 마시고 취할 수 있다. 동동주든 막걸리든 남녀가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 이집에서의 고객층은 다양하다. 회식 손님은 물론이고 주변이 아파트촌이어서 가족단위로도 많이 찾아오고 있다.
막걸리 안주하면 단연 파전을 떠올린다. 이집에서도 역시 파전의 인기는 높다. 쪽파와 부추에다 갖가지 해물이 들어가며, 반죽할 때는 밀가루에다 찹쌀가루를 보태어 부치기 때문에 쫀득거리는 맛이다. 여기에 땡초 살짝 추가하니 칼칼한 뒷맛도 있다.
빈대떡도 주문과 동시에 노릇노릇 바로 구워 나오는데 돼지고기, 양파, 쪽파, 숙주 등 질 좋은 재료를 쓴다. 특히 돼지고기는 상계 도살장에서 직접 수급해오기 때문에 신선한 맛을 자랑한다. 녹두도 주방에서 직접 갈아서 쓰는 정성을 보이기도.
이밖에 홍어삼합도 안주로 인기가 높은데 삼겹살은 상계 돼지로 직접 삶아서 내놓으며 보쌈수육도 고기 맛이 고소하고 담백하다.
위치 : 달동 삼성아파트 맞은편, 영업시간 : 오후 5시~새벽 3시, 문의 : 257-7700
이경희 리포터 lkh3759@hanmail.net
동동주전문 ‘민속촌’ - 한방 동동주, 그 맛이 일품이네
병영 산전샘물 근처에 위치한 주막 ‘민속촌’에는 비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동동주와 파전을 찾는 손님들이 해도 지기 전 늦은 오후부터 주막에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해물파전이 단돈 7천원. 여느 집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일반 동동주 집의 파전을 상상하면 큰 오산이다. 오징어, 홍합, 찹쌀 등 10가지 이상의 싱싱한 재료로 부쳐내는 파전은 일반 음식점의 파전 크기와 두께가 두 배나 된다.
양만 많은 것도 아니다. 맛 또한 일반 파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 민속촌을 들어서는 순간 코끝을 자극하는 파전 냄새가 맛을 보지 않아도 그 맛을 짐작하게 한다. 노릇노릇 부쳐낸 파전은 동동주를 즐기는 손님들의 눈과 코, 입이 즐겁다.
이곳 동동주 맛은 매우 특별하다. 일반 동동주에서 맛볼 수 없는 한약재료를 곁들여 술맛과 건강을 동시에 즐긴다. 두릅, 쌀, 단기, 생강, 감초에 계절 약초를 넣어 겨울에는 1주일, 여름은 3~4일 동안 숙성시켜 빚어낸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민속촌 동동주와 파전. 예약손님도 따로 받질 않는다. 특별히 마련된 연회석도 없다. 그것이 민속촌만의 장점이다. 그리 크지 않은 가게에 테이블은 10개 남짓이지만 회식손님들로 늘 붐빈다.
구수한 동동주와 인심으로 푸짐하게 부쳐낸 파전을 먹고 싶다면 가족과 함께 ‘민속촌’을 들러보자.
위치 : 병영 산전삼거리(기능대학가기 전 산전샘물 근처)
메뉴 : 동동주(5,000원), 해물파전, 가오리무침, 도토리묵무침 등
영업시간 : 오후 1시~오후 11시
문의 : 052-294-2642
서경숙 리포터 skiss72@hanmail.net
예술인들의 정담터 삼산동 ‘양산박’
막걸리는 낭만이다. 주머니를 탈탈 털어도 없는 돈과 목에서 넘어오지 않는 넋두리를 풀어헤칠 때도 부끄러운 줄 몰랐던 곳이 대폿집이다.
울산 문화예술인들이 삼삼오오모여 세월을 논하고 예술을 잡았던 ‘양산박’이 자리를 옮겨 삼산에 터를 잡았다. 선경아파트 뒤 태화강 쪽에 자리하던 원조 양산박이 간판을 내리면서 삼산 구암문구 건너편 골목에 그 이름을 내 건 이곳은 예술인들이 단골이다.
주인장이 직접 꾸민 인테리어는 막걸리집보다 노천카페에 가깝다. 잔잔한 꽃무늬 페브릭천을 붙인 벽이나 예쁜 타일이 수놓아진 테이블이 세련됐다. 내부보다 밖에 자리한 작고 아담한 테라스는 훨씬 낭만적이다. 10개가 겨우 될 듯 말듯 한 테이블은 그래서 항상 만원이다.
술은 막걸리와 동동주, 사케, 와인이 준비돼 있는데 와인은 병당 5천원의 수수료만 지불하면 외부와인도 반입된다.
기본안주는 간단한 나물과 깍두기다. 이집의 주력안주는 바로 모듬전이다. 부추와 버섯, 해물완자, 감자, 맛살, 고추가 폭신폭신한 밀가루와 계란을 만나 노릇노릇 바싹하게 굽혔다. 막걸리와 궁합이 최고인 파전은 새우, 오징어 등의 해물과 오롯이 쪽파로만 맛을 냈다.
전통문양 접시위에 살짝 얹혀 나오는 해물부추전과 모듬전은 분위기까지 더해 젓가락질이 바쁘다.
7월 중순엔 작은 음악회가 예정돼 있다. 울산시향단원의 클라리넷 연주와 색소폰, 기타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자리예약은 안되고 선착순이다.
위치: 삼산 현우아파트 근처
전화번호: 260-3360
메뉴: 막걸리, 와인, 사케, 모듬전, 해물파전 등
영업시간: 오후4시30분~새벽3시
추억의 LP판과 함께하는 태화동 ‘속에 천불 청송얼음막걸리’
막걸리집엔 막걸리만 있을까. 태화동 동강병원 지나 삼익아파트 맞은편 ‘속에 천불 청송얼음막걸리’엔 추억과 낭만과 마음을 빼앗기는 거나한 한 잔이 기다린다.
이집엔 막걸리집이라고만 하기엔 한쪽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LP판이 섭섭하다. 아무리 신청이 밀려도 1분이면 찾아내는 음악은 7080세대가 이집을 찾는 이유다. 3,000장이 넘는 LP판들 속에서 어쩜 그렇게 눈썰미가 좋을까 싶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모으기 시작했다니 익숙하고도 남겠다.(1부:오후6시~8시/2부:새벽1시~3시)
여긴 안주로 ‘찌짐’보다 ‘찜’이 인기다. 병영에서 한때 이름을 날렸던 ‘동해코다리찜’이 이집의 전신이라니 맛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코다리찜은 코다리찜과 콩나물이 따로 나오는데 콩나물을 찜의 양념에 섞어 입맛대로 먹는 것이 정석이다. 고춧가루와 고추장을 기본양념으로 하는데 맵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아 그렇단다. 지금은 원하는 대로 매운맛을 조절해서 내주지만 보통 맛도 약간 매콤한 정도다. 콩나물은 무한리필.
또 매운 부추전도 인기다. 해물을 아낌없이 넣고 땡초를 팍팍 뿌린 전은 그래서 깔끔하다. 산오징어와 산낙지, 돌문어도 날개 돋힌 듯 팔린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을 때는 청송막걸리를 주문하면 된다. 젊은 층 입맛에 맞게 가볍고 상큼한 막걸리 한 주전자(1되)가 4천원. 진하고 깊은 맛을 자랑하는 태화루는 3천원(병).
식사대용으로 추억의 도시락이 있다. 네모난 양은도시락에 밥과 나물 몇 가지, 소시지, 계란프라이, 김 가루를 얹어주는데 옛날 방식대로 뚜껑을 닫고 흔들어 먹는 것이 포인트. 맛도 맛이지만 추억을 씹는 맛이 최고다.
위치: 태화동 삼익아파트 도로건너 맞은편
전화번호: 285-2283
메뉴: 막걸리, 코다리찜, 부추전, 홍어 등
영업시간: 오후5시~새벽4시
허희정 리포터 summer0509@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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