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여관에 들어갔다. 다음 날 주인에게 자신이 맡겼던 1억 원 정도의 금괴를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주인은 금괴를 맡긴 적이 없는데 무슨 금괴를 돌려달라고 하느냐면 반문했다.
황당한 손님은 조용히 여관을 떠났다. 얼마 후 그 사람은 다시 같은 여관을 찾았다. 그 때는 혼자 아니라 두 사람이었다.
다음 날 아침 그 사람이 주인에게 자신이 맡겼던 2억 원 정도의 금괴를 돌려달라고 했다. 주인은 정말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언제 금괴를 보관시켰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그 손님은 조용히 여관을 떠났다.
얼마 후 여관 주인에게 소장이 배달되었다. 재판을 받으러 가니 그 손님이 여관에 같이 왔던 사람이 증인으로 데리고 나왔다. 그 사람은 “저는 분명히 친구가 금괴를 맡기는 것을 보았습니다”라고 증언하였다.
유리한 사실 확인서를 작성해 주었던 사람인데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모든 것을 부인하였다.
“확인서를 써주기는 했지만 내용을 전혀 확인하지 않고 써달라는 대로 써주었습니다.”
“그런 말을 하긴 했지만 상대방이 기분 나빠 할까봐 그냥 그렇다고 대답한 것이지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내용으로 말했는지 기억이 없습니다. 왜 그렇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증인의 말 한마디에 재판의 결론이 달라질리야 없지만 증인이 위증을 하는 경우 반대 신문을 통하여 거짓말임을 밝혀야 한다. 땀을 흘리면서 반대 신문을 열심히 하고 있는 초보 변호사에게 재판장이 가끔 하는 말이 있다.
“증인이 아니라고 하지 않습니까? 똑같은 대답을 하는데 자꾸 똑같은 것을 물어보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어떤 경우에는 반대 신문을 아예 하지 않는 변호사도 있다. 증인이 너무나 황당한 증언을 하고 있는 경우, 일방적인 얘기만을 하고 있는 경우가 분명한 경우에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니 그냥 대꾸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럴 때 반대 신문을 반복하면 허위 증언을 더욱 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
그래도 답답한 변호사는 증인에게 반대 신문은 하지 않고 엉뚱한 소리만 한다.
“증인! 계속 거짓말 하실 겁니까?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이재구 변호사 / 법무법인 대륙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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