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민자원봉사회 중·고등학교 학부모 지도봉사단인 샤프론의 봉사활동이 입학사정관제의 시행과 더불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의무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개별적으로 친구들과 삼삼오오 어울려 실시해오던 봉사활동이 학부모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보다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대치동에 있는 휘문중학교의 샤프론 봉사단 학생과 학부모 370여명은 지난 7월 1일 서울정신요양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휘문중학교는 2009년 5월 샤프론 봉사단 발대식을 거쳐, 그 운영과 활동에 모범이 되어 현재 한국 시민자원봉사회의 으뜸학교로 선정돼 있다. 이 학교의 샤프론 봉사단은 현재 학생 단원이 222명으로 전교생의 20%를 넘는다. 인원이 많다보니 1년에 4회 실시되는 전체 봉사의 경우 행사처럼 치러지고 있다. 이 날도 기말 시험이 끝난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교내식당에서 간단하게 이른 점심을 먹고 전세 버스를 이용해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요양원으로 향했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봉사활동 진행
봉사단 임원들과 요양원 직원들의 사전 준비로 봉사활동은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 도착하여 30여분은 원장님의 요양원 소개와 정신 장애인에 대한 강의를 듣고, 이어서 세 개 조로 나누어 첫 번째 조는 운동장에서 축구 및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장애인들과 함께 하고, 두 번째 조는 봉사자와 장애인이 짝을 이루어 요양원 주변 등산과 산책 활동을 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조는 비어 있는 방과 복도 및 계단, 식당과 화장실 등 원내 청소를 맡았다.
조별 활동이 끝난 후에는 다시 운동장에 모두 모여 장애인들과 학생들의 조촐한 공연이 펼쳐졌다. 뛰어난 실력을 자랑할 만한 공연은 아니었지만 장애인과 요양원 직원,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한 공연이어서 그런지 무더운 날씨에도 흥겨운 표정을 엿볼 수 있었다. 공연 행사를 마친 후에는 강당과 식당 등의 장소에 학년별로 모여 봉사활동 소감문을 작성한 후 오후 5시에 다시 버스에 올라 학교로 돌아왔다.
정신 장애인에게 더 필요한 도움의 손길 체험
휘문중학교에서 봉사활동을 간 서울정신요양원은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곳이고 요양원의 이름에도 ''서울''이라는 지명이 붙어 있지만 경기도 장흥면에 위치하고 있다. 원래 종로구에 있었으나 서울올림픽과 같은 국가적 행사준비와 맞물려 1986년 혐오시설로 인식돼 현재의 장흥면으로 이전하게 되었다는 원장님의 설명에 참가 학생들은 당시 혐오시설에 대한 기피 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정신 장애인들과 함께 한 활동을 통해 신체적으로는 정상이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 없다고 인식되기 쉬운 정신 장애인이야말로 더욱 위로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장애인들과 함께 축구를 했던 이현오 학생은 소감문에서 "서울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혐오시설을 경기도로 이전했다는 설명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라고 썼으며, 강건희 학생은 "아토피로 인한 나의 고통은 이 분들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쓰기도 했다. 악기를 연주했던 이병민 학생은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다. 이런 분들에게 앞으로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라고 했다.
나눔을 갖추기 위해서는 실력을 갖추어야
이 날 이루어진 자원봉사 활동은 학교, 학부모, 학생이 함께 어우러져 소외된 이웃들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요양원장님이 강의 마지막에 힘주어 강조하셨던 "지식과 재능과 부는 나누기 위함이고, 그 나눔을 갖추기 위해서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씀에 박수로 화답했던 학생들이 적극적인 자기계발과 진심어린 봉사활동을 통해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닌 소외된 이웃에게 나눔을 베풀 수 있는 성숙된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선이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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