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품앗이 교육 김희영씨
품앗이 교육으로 사교육비 줄여요
3년째 영어 품앗이, 올해부터 피아노와 한자도 시작
친구도 만나고 영어도 배우고
선부동 주공11단지에 사는 김희영(38)씨는 시작도 어렵다는 품앗이 교육을 3년째 유지하고 있다. 큰아이 대한이가 다섯 살 때부터 시작했다. 평소에 영어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문화센터에서 우연히 만난 대국 엄마와 의기투합 했다. 상대 엄마도 영어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고 사는 곳도 같았다. 사실 아파트는 품앗이 교육에 최적의 장소. 비슷한 여건의 공동 주거지로 뜻이 맞는 상대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이동 거리도 짧기 때문이다. 일단 둘은 다섯 살 아이에게 적합한 영어교육을 위해 정보를 모았다. 교육의 연속성을 위해 적당한 교재를 선정했다. 일주일에 한번 씩 서로의 집을 오가며 진도를 나갔다. 문화센터에서 잠깐씩 보기만 했던 아이들은 처음엔 어색해 하더니 금방 친해졌다. 엄마와 생활하던 1차적 관계에 ‘친구’라는 2차적 관계가 형성되자 아이의 태도도 달라졌다. 품앗이 시간을 기다리기 시작한 것이 첫 변화. 친구를 만난다는 기쁨에 수업시간을 기다리기 시작한 것이다. ‘엄마 친구랑 언제 만나서 영어해?’ 하면서.
품앗이 교육을 통해 영어실력 축적
처음엔 비디오를 이용한 듣기 위주 수업이 진행 되었다. 교재 선정 후에는 교재 지도안에 충실한 수업으로 변경되었다. 다행히 선택한 교재가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가 많아 지루함이 없었다. 18개의 챕터로 된 교재를 한주에 교대로 1회씩 수업해 현재는 5단계로 발전 되었다. 품앗이 교육 도중 상대방이 근처 강서고교 쪽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는데도 수업이 와해되지 않았던 것은 상대방과의 신뢰. 그리고 서로 품앗이 교육의 장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품앗이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은 지속성 이지요. 혼자하면 꾸준히 하기 힘들거든요. 처음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품앗이 교육이 3년 정도 지나고 나서보니 큰 덩어리가 되어 있었어요. 아이의 실력이 몰라보게 달라진 걸 느끼죠”라는 그녀. 이제 ‘듣기’는 아이가 자기보다 더 뛰어난 것 같다고 한다. 3년 동안 품앗이를 통해 영어를 축적한 아이는 가까운 도서관에서 영어 동화책을 빌려다 볼 정도로 실력이 성장했다.
피아노와 한자도 시작
영어로 시작한 품앗이교육이 올해는 피아노와 한자로 확대 됐다. 상대방 엄마도 예기치 않았던 ‘성과’에 자극을 받아 피아노를 가르쳐 보겠노라고 했다. 그녀는 한자를 하기로 했다. 영어 품앗이를 관심 있게 봐 오던 아이까지 합세해 3명이 한자 공부를 시작했다. 한자만화로 눈에 익었던 글자를 엄마와 공부하자 아아는 놀라운 기억력을 쏟아냈다. 피아노는 ‘양손 쓰기’과정에 돌입한 상태. 월 10만원이 넘는 교습비를 10원 한 장 들이지 않고 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품앗이교육은 사교육비 줄이는 장점 외에 아이들의 성격 형성에도 도움을 주지요. 지속적인 관계를 통해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을 길러 주고요. 아이 성장이 엄마의 성장도 되는 것도 장점”이라고 품앗이교육을 예찬하는 그녀.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도 얼른 품앗이교육을 시도해 보라고 권한다.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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