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소설가 서종건

지역내일 2010-07-12

경험의 문 열고 창작 속으로!

“좋은 작가란 독자들의 마음에 위안을 주는 작가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학성도 중요하지만 희극과 비극을 절묘하게 혼합해 유머를 탄생케 하는 사람이 바로 글 쓰는 사람입니다.”
서종건(26)씨는 그랬다. 자신의 말로는 ‘아직 어리다’고 했지만 그는 소설의 맥락과 인생의 맥락을 적절히 접목할 줄 아는 사람, 글과 말에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사회를 바라보는 범상치 않은 눈빛을 가진 글쟁이였다. 2004년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밀리터리 시리즈 ‘검은전쟁’1, 2, 3을 출간했고 지난해는 단편소설 ‘벌레’로 제6회 부천신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후로 그는 무슨 일을 하고 있었을까. 지난 30일 그를 인터뷰했다.

멋모르고 펴낸 장르소설 
전남 벌교 출신으로 가톨릭대학교 인문학부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인 종건 씨는 앉으나 서나 소설 생각이다. 중학교 3학년 때 ‘멋모르고’ 썼던 장르소설 ‘검은 전쟁’ 1,2,3 시리즈를  친구와 함께 공동출판하면서 그의 인생은 소설이 됐다. 장르 소설이란 특정 장르에 관심을  가진 독자를 위해 그 장르에 해당하는 소재, 주제, 양식에 맞춰 쓴 장편 또는 단편 소설을 말한다. 추리, 스릴러, 전쟁, 공포, 로맨스 소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종건 씨의 첫 작품은 전쟁소설이었다.
초등학교 때 꿈이 파일럿이었던 기억 외에 딱히 소설을 쓰게 된 이유는 없다. 그저 좋아서였다. 혼자서 공상하며 만화 보는 것을 좋아했던 소년은 글 쓰는 일이 제일 재미있었다. “그림을 잘 그렸다면 소설이 아니라 만화를 그리고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림을 못 그려서 소설을 쓰게 됐어요. 하하하. 사실 당시 담임선생님께서도 곧잘 쓴다고 하셨거든요. 고래도 칭찬하면 춤춘다잖아요. 중학생 때 장르소설에 빠져있다 보니 나도 이 정도는 쓸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써본 거죠.” 인터넷에 연재하면서 독자들의 피드백과 갈채에 힘입은 ‘검은 전쟁’ 시리즈는 이렇게 탄생하게 된다. 

왜 그래야 되나? 를 묻기 시작했다  
“글쎄요... 글 쓰는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소설의 매력이라고 봐요.” 종건 씨는 자신의 생각을 우회적으로 풀어낼 수 있는 소설이 좋다고 했다. 세상과 자신을 믹스해서 탄생시킨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여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소설가의 자질은 글을 맛깔나게 잘 쓰는 것과 남들과는 사물을 다르게 보는 것에 있어요. 하지만 자질보다는 얼마나 노력했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어차피 소설을 쓰면서 재미를 느낀다는 건 자질이 있다는 증거니까요.” 첫 소설 이후 군대에 다녀오면서 그는 방향을 틀었다. 전쟁소설의 생리는 자신에게 맞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물론 귀담아 들어둘 장점은 있어요. 하지만 여성 비하 이외에 또 다른 단점들이 전쟁소설에는 있었어요. 그래서 나 자신과 사회를 향해 왜 그래야 되나? 를 묻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 복학한 종건 씨는 가톨릭대학교 문예창작모임인 ‘만끽’을 결성하게 된다. 이론만 배웠던 학과공부와 더불어 창작활동을 병행하려고. 이 모임은 소설, 아동문학, 평론 등 각 분야에 관심 있는 친구들과 함께였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에너지가 응집된 결과였다. ‘만끽’은 올 봄 창간호를 낼만큼 열심히 활동 중이다.   

잘 다듬은 블랙코미디 창작할 터 
지난 해 부천신인문학상을 수상했던 단편소설 ‘벌레’는 노량진 지하철에서 사타구니를 긁고 있던 고시생이 아이디어를 내줬다. 자살을 시도하려는 간질에 걸린 30대 실직자의 이야기로 ‘미학적인 측면이 좋다’, ‘문장력 좋고 심리적인 면을 잘 다뤘다’고 평가받은 작품이다.
“저는 좀 산만해요. 자리에 한 번 앉으면 이내 일어나는. 하지만 좋은 모티브가 걸렸을 때 일 년에 몇 번쯤은 저도 모르게 밤을 새워요. 그렇게 내려가는 몰입엔 쾌감이 있죠. 글을 쓸 때는 탈진하지만 쓰고 나면 너무도 기분이 좋은 걸요.” 현재 그는 변비환자의 이야기를 다룬 ‘참을 줄 아는 고등동물’과 함께 집착과 에이즈, 보아뱀을 다룬 ‘식구’ 등 총 8편의 단편을 갖고 있다. “아직은 부족해요. 습작기잖아요. 더 다듬어서 제 스타일로 만들어야죠. 억지로 꾸미는 소설은 쓰지 않을래요. ‘사신과의 하룻밤’으로 유명한 능구렁이 체질인 천명관 작가의 스타일을 좋아해요. 요즘 트렌드인 재미있고 웃기고 비꼴 줄 아는 블랙코미디 소설을 창작할 거예요. 그리고 사회문제를 직시하면서 NGO활동도 해보고 싶습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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