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의 주부 김모 씨는 다리와 엉덩이, 골반이 다 같이 쑤시고 아픈 통증을 자주 느껴 병원을 찾았다. 김씨는 “처음에는 생리통이 심해졌나 했는데 아플 때는 걷기도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통증 빈도가 잦아져 최근에는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라면서 “병원에서 확실한 병명이 나오지 않아 항생제와 진통제를 먹으며 이러다 좋아지려니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골반통은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의 10~2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지만 일반적인 검사를 해보면 뚜렷한 병인이나 질환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골반염으로 의심돼 항생제 치료를 받지만 효과 없이 통증만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경희필한의원 천영실 원장은 “하복부 통증을 비롯해 요통과 복통, 생리통을 동반하는 심한 골반 통증은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픈데도 뚜렷한 원인을 밝히지 못한데다 증상이 모호해서 진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적어도 6개월간 간헐적이거나 지속적으로 하복부나 골반에 통증을 일으키는 증후군을 만성골반통 이라한다”고 설명했다.
골반 뼈 변형이 생리통, 불임 원인 될 수 있어
척추가 몸의 기둥이라면 골반 뼈는 몸을 지탱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이는 골반이 건강한 몸과 아름다움을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반이 뒤틀리면 척추나 목뼈 등 연결된 다른 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물론 여성 질환 및 각종 전신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 천 원장은 “골반의 변위나 미골의 꺾임은 골반 주변의 근육, 특히 생리와 임신을 주관하는 임맥과 척추를 주관하는 독맥이 만나는 회음혈 즉, 골반바닥근육에 영향을 준다. 임맥과 독맥의 기혈이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면 자궁, 난소, 방광 등 골반 내 장기는 불편하게 된다”고 전했다. 즉, 골반이 변형되면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냉대하 등 여성 질환이 생기고 심한 경우 불임의 원인까지 된다는 것이다.
골반 뼈 변형은 한쪽으로만 눕는 자세나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임신, 오랜 좌식생활, 하이힐, 엉덩방아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출산으로 인해 벌어진 골반이 제대로 수축되지 않아 골반 통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천 원장은 “외형적으로 보았을 때, 다리 길이나 발의 각도가 차이 나거나 치마를 입으면 한 쪽으로 자꾸 돌아가는 사람, 신발 특정부위가 빨리 닳는 사람, 어깨 높낮이가 차이나는 사람, 꼬리뼈 부위가 색이 변하거나 아픈 사람, 벨트가 걸쳐지는 골반 뼈의 높낮이가 다른 사람, 오리 궁둥이나 쳐진 엉덩이, 짝 궁둥이인 사람들은 골반의 변위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매선침으로 골반교정효과 높이다
한방에서는 골반교정이나 미골교정을 먼저 시행한 후, 골반의 균형을 바로잡아주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자가운동요법 및 한방치료가 병행된다. 한방치료로는 매선침법, 약침요법, 어혈치료, 좌훈, 한약 등을 다각도로 처방해 치료효과를 높인다. 습관적으로 잘못된 자세로 살아가는 성인들은 금방 그 균형이 깨지므로 지속적인 효과를 높이는 매선침법과 꾸준한 자기 운동요법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피부 주름개선이나 한방성형에서 주로 시술되는 매선침법은 요실금이나 골반통, 불감증, 질이완증 등 여성 질환에도 효과를 낸다. 천 원장은 “녹는 실이 침 역할을 해 경혈자리로 들어가서 임맥과 독맥을 지속적으로 자극할 뿐만 아니라 이완된 골반바닥근육의 기혈순환을 도와 탄력회복을 도와준다”면서 “보통 20분씩 1~2주에 한 번 정도 시술하며 보조적으로 자궁이나 방광을 건강하게 하는 한방치료를 병행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매선침은 시술 후 골반근육이 튼튼해지고 원상태로 돌아가 골반의 탄력을 회복시켜 몸이 건강해질 뿐 아니라 체력 자체가 향상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골반통은 만성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2~3개월의 기간을 잡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다만 골반통 증상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체력이 좋은 사람은 짧은 시간에도 호전된다.
방광기능이 약해진 경우나 자궁의 어혈이나 냉기 등이 문제가 되는 골반통의 경우는 한약이나 침, 뜸 등 전통적인 한방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신경성’과 관계 깊은 절박성 요실금이나 심인성 불임 등에는 골반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이외에 보조적인 심상치료가 들어간다.
천 원장은 “여성 질환이 발병했다고 해서 자궁, 방광, 골반 만 바라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골반이나 골반 내 장기 역시 내 몸의 일부분이고, 내 몸이 허약한데 이들만 건강할 수는 없다”면서 “한방치료의 기본은 전체를 보고 몸과 마음의 균형, 기와 혈의 균형, 음과 양의 균형, 그리고 골반의 균형을 찾아나가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경희필한의원 천영실 원장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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