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면서 애절한 플라멩코의 매력에 빠져보세요

내일이 만난 사람 - 코리아 플라멩코 컴퍼니 박준호 단장

지역내일 2010-07-11

  댄서와 가수, 기타리스트들이 환상적이면서 강렬한 춤과 노래, 연주를 선보이는 플라멩코(Flamenco). 집시들의 정한(情恨)을 듬뿍 담고 있는 플라멩코는 이국적인 매력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무용극이다. 코리아 플라멩코 컴퍼니의 박준호 단장(36세)은 플라멩코의 이 같은 매력을 일찍부터 느끼고 대중화를 위해 앞장서는 등 지금까지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어쩌면 플라멩코의 ‘자유와 방랑’을 닮은 ‘구석’이 있었기에 더 깊이 동화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플라멩코에서 ‘영혼의 울림’을 느꼈기에 오롯이 그 길을 걸어왔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운명적 만남’이란 말이 떠올려지는 삶이자 흔적이다.




대학시절 기타동아리 통해 플라멩코 접해


  “원래 전공은 전자공학이었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기타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했는데 그때 처음 플라멩코를 접하게 됐죠. 플라멩코 춤의 배경이 되는 정교한 소리가 매혹적이어서 클래식 기타연주와 함께 조금씩 연주하곤 했답니다.”


  그러다가 졸업 후 서울아트스쿨에서 공연기획과정과 문화마케팅과정을 공부했고, 공연기획사에서 근무하게 됐다. 또다시 박 단장이 플라멩코와 조우하게 된 건 한창 직장생활에 충실한 이 시기였다. 플라멩코만이 갖는 특유의 매력을 못 잊어 플라멩코 악기연주와 무용을 공부했다. 박 단장은 “개인적으로 플라멩코의 자유, 방랑, 열정, 한 등의 기질이 있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것을 반석 삼아 ‘최승희 무용 콩쿠르 민족무용 부분’에서 플라멩코를 선보여 동상을 수상하는 한편 플라멩코 무용수 겸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재 박 단장은 플라멩코 공연단에서 기획을 주로 담당하며 때때로 연주와 춤에도 동참하고 있다. 그의 주요 무대는 송파구 삼전동에 있는 ‘보데가’. 이밖에 ‘중남미문화원’과 지역 문화센터, 지자체 공연장, 홍대 등에서도 활발히 공연하고 있다. ‘보데가’는 스페인 레스토랑이자 플라멩코 전용극장인 타블라오(Tablao)로 우리나라에 단 하나밖에 없는 타블로이기도 하다. 박 단장은 “타블라오는 마치 한국의 마당극 마당을 연상케 하는 곳”이라며 “춤사위는 자유롭고, 관객들은 무희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추임새를 넣는 축제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무대가 넓지 않아 관객과 소통하고 교감하기에도 그만이다.




애절하지만 힘 있는 플라멩코, 한국 정서 닮아


  “플라멩코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집시들이 추던 전통적인 춤으로 무희들이 기타 연주와 가수의 노랫소리에 맞춰 열정적인 춤사위를 보여주는 것이에요. 15세기 중엽 스페인 남부지방으로 흘러들어온 집시들의 문화와 이 지역을 점령했던 아랍계인 모르족의 문화가 한데 섞여 즉흥적 예술로 발달한 것이지요.”


  때문에 플라멩코는 집시들의 소외된 삶과 고달픔이 녹아있다. 에너지가 강렬한 춤이지만 경쾌한 분위기보다는 애절함이 더 많이 느껴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박 단장은 “강렬한 음악을 배경으로 춤추는 무희의 표정에 탄식이나 고통 등이 묻어난다. 이는 그들의 삶에서 우러나오는 절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라멩코의 정서는 특유의 한(恨) 서려 있어 우리네 한을 느낄 수가 있다. 억압받던 상황을 예술적 열정으로 표출하는 것이 판소리하고도 닮았다. 코리아 플라멩코 컴퍼니는 앞으로 한국의 문화와 맥이 닿아 있는 듯한 플라멩코에 한국적인 것을 함께 담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나름대로 색다른 예술무대를 선보이려는 것. 박 단장은 “플라멩코는 독특한 문화예술 장르로 한국무용이나 발레 같은 순수무용과 살사 같은 댄스스포츠의 중간 형태를 띠고 있다”며 “예전엔 천대받던 집시들의 음악이라 해서 무시당했지만 현재 혼이 담긴 예술적 산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플라멩코 저변 확대 위해 노력할 것


  플라멩코를 하면서 박 단장이 느끼는 어려움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본토와 같은 플라멩코의 느낌을 얼마나 잘 표현해내느냐’가 그것. 아무래도 한국 사람이다 보니 ‘흉내 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많다. 또 하나는 경제적인 어려움이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플라멩코를 한다 하면 CD 등 음악을 틀어놓고 춤만 보여주는 것이 대부분인 반면 코리아 플라멩코 컴퍼니는 연주와 노래, 춤을 직접 선보인다. 이렇듯 수준 높은 플라멩코 실력을 갖춘 것에 반해 우리나라에 아직까지 대중화되지가 않아 설 무대가 좁은 것이 애로사항이다. 박 단장은 “제대로 된 플라멩코를 보여주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라면서 “플라멩코만이 가진 매력을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영선 리포터 baass31@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