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잘 하고 재밌었던 과목 ‘미술’
김희예 양이 미대입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 일찍부터 미술을 목표로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온 예고 및 미대지망생들에 비해 턱없이 늦은 시기이다.
“당시 친한 친구가 진로로 연기자를 한다기에 ‘나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고민하게 됐어요. 내가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성적표를 살펴보니 미술 과목이 점수가 제일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남들 다 하는 공부보다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해보자라는 마음에 시작하게 됐죠.”
김양은 그 후 바로 예고진학을 목표로 그림그리기에 열중했다. 하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초등 고학년이나 중1, 2학년부터 시작하는 다른 예고 지망생들에 비해 다소 늦은 편이어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막상 그 상황에 맞닥뜨리니 충격이 컸다고. 김양은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 살도 많이 빠질 정도”였다며 “미대입시를 위한 실기시험 준비가 수능만큼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문정고에 입학 후 김양은 미대진학의 꿈을 놓지 않고 학교 방과후 미술과 미술 동아리 활동을 비롯해 학원에서 전문적인 지도를 받으며 기본기를 다져갔다. 특히 미술 동아리의 경우 2년 동안 동아리 부장을 맡아 학교 축제 및 행사 때마다 아이디어를 짜고 홍보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다. 이런 김양에게 누구보다 힘이 되어 준 것은 바로 부모님. 딸이 과감하게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김양은 “그림 그릴 때면 아무 생각이 안 나고 다양한 컬러의 물감이 너무 좋아 잠잘 때 팔레트를 안고 잘 정도로 미술이 좋았다”며 “평소 좋아하는 것은 하고야 마는 저를 부모님께서 믿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내가 가진 자질은 열정과 노력
현재 김양이 결정해 도전하고 있는 미술의 방향은 순수미술이다. 대부분 산업디자인이라고도 불리는 상업미술을 택하는 추세와 달리 서양화를 전공해 꾸준히 공부해보고 싶은 것이 바람이다. 김양은 “저희 학교는 방과후 학교를 위한 미술실이 잘 갖추어져 있는데, 디자인 수업과 관련해서는 많은 혜택이 있지만 회화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면서 “또한 각종 미술대회 역시 회화보다 디자인 쪽에 더 기회가 많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로지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마음과 열정을 가지고 회화에 있어 표현력과 응용력을 키우는데 노력을 다하고 있다.
“미술을 시작한 뒤부터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친구들이 ‘특이하다’고 말할 정도로 사물을 보고 생각하는 관점이 예전과 같지 않아요. 예를 들어 물체 하나만 봐도 있는 그대로의 형태와 색채를 정확하게 관찰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실제적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사고를 달리하고 있어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실기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이고요.”
이로 인한 결과로 김양은 실력과 더불어 회화적 묘사와 감수성을 한결 키울 수가 있었다. 그간 출전해 수상실적을 거두었던 교내외 미술대회들이 이를 입증해준다. 교내 사생대회에서 두 번의 대상을 차지했으며 얼마 전 경희대에서 주최한 전국미술실기대회에서 특선을, 삼육대에서 주최한 미술실기대회에서 풍경수채화 특선, 정밀묘사 입선을 받게 됐다. 김양은 “미술은 창의력과 자신만의 느낌을 가미해서 사물을 돋보이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기존의 방식이 아닌 나만의 방식으로 차별화해서 그린 것이 좋은 평가를 이끌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예술가를 직업으로 삼고 싶어
김양의 앞으로의 꿈은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길을 걷는 것이다. 미술대학을 졸업한 졸업생 중 전업 작가로 남는 확률이 적은 것이 현실인 시점에서 김양의 선택은 어려운 결정일수밖에 없다.
“취업을 목표로 하기보다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행복한 예술가의 길을 걷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유학도 다녀와 미감도 넓히고 싶고요. 현재 실력을 쌓고 수능관리를 하느라 하루하루가 바쁘고 힘들지만 좋은 결과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윤영선 리포터 baass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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