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 광주여자야구단 ‘스윙 이글스’ 장민이(40) 총무

“야구는 나의 행복 바이러스”

지역내일 2010-07-07
광주 유일의 여성단체 야구단 … 20대부터 40대까지 회원 다양
야구는 남성 스포츠의 전유물이다? 이런 고정관념을 확 깬 단체가 있다. 광주 유일의 여자야구단 ‘스윙 이글스’가 주인공. 5년 전 정식 야구단을 창단하고 한국여자야구연맹(WKBA)에 소속, 전국 여자야구단과 정규 리그를 통해 실력을 쌓고 있는 여장부들이다. 장민이씨도 그 중 한사람이다. 야구가 좋아 무작정 야구단 문을 노크한 박력 넘치는 아줌마다. 스윙 이글스에서 선수로 활약한지 2년째. 때로는 후보로 때로는 주전선수로 맹활약을 떨치고 있는 그는 1인 3역을 맡고 있는 엔터테이너다. 가정에서는 시어머니를 모시는 며느리이자 주부로, 평일에는 자전거를 수리하는 기술자로, 주말에는 야구 선수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있다.

야구는 인생의 활력소
어릴 적 시골에서 즐겼던 야구가 정 씨에게는 가장 행복한 기억이었다. 그래서 정 씨는 5년 전부터 야구 동호회 사이트를 뒤지다시피 했다. 성인이 된 지금도 행복한 순간을 되새기고 싶어 야구를 결심했지만 여자 동호회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토록 찾던 사이트를 발견했다. 당장 회원 가입을 했고 바로 선수활동을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자신감이 넘쳐 하늘도 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나이에는 장사가 없더군요.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지만 그래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요.”
야구 주전 멤버는 9명. 회원은 18명. 대부분의 회원이 선수로 뛰고 있다. 모두 야구에 빠진 사람들이라 실력도 예사롭지 않다. 장 씨의 포지션은 외야수. 장타 수비는 그의 손에 달렸다. 원래 손맛이 예사롭지 않다. 장 씨는 10여 년 전부터 자전거 수리를 해온 터라 손 감각이 남다르다. 일단 그의 손에 들어오면 해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
회원은 20대 이상 여성이면 누구나 환영이다. 대부분 전업주부, 회사원, 자영업자 등 직업이 다양하다보니 주말 연습시간도 참석률이 저조한 실정. 장 씨도 몸이 셋이라도 모자랄 판이지만 워낙 야구를 좋아해 빠지지 않고 연습에 참석한다. “야구는 내 인생의 활력소에요. 야구를 하는 순간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나이도 잊고 젊은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죠. 야구 없는 인생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요.”      

든든한 후원자는 가족
주말에 연습하다보니 식구들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반대했어요. 평일에도 일하느라 엄마 손이 못 미치는데 주말까지 희생하라고 하니 여간 실망스러웠던 모양이에요. 대신 남편이 든든한 후원자가 돼줬죠. 주말만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지원해줬거든요.” 사실 일하면서 시어머니를 모신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닐 테지만 군소리 하나 없이 척척 해내는 아내가 대견스러워 남편이 행복의 날개를 달아 준 것. 연습은 첨단 소프트볼 경기장에서. 개인 회비로 운영되다 보니 구장을 빌리는 것도 모두 회원들 몫이다. 그나마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구장을 빌리는 것도 힘든 상황. 가끔 초등학교 운동장을 빌리기도 하지만 학교의 배려가 없으면 그마저도 어렵다. 게다가 여자야구단이 없어 초등학생과 경합하거나 타지역 팀과 교류전을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스윙 이글스 선수들의 열정만큼은 프로 못지않다.     

자전거 수리공은 평생 직업          
평소에도 성격이 밝지만 야구를 한 뒤로 삶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긍정적인 성격은 일할 때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장 씨 본업은 10여년 전 시아버지에게 어깨 너머로 배운 자전거 수리공. “여자가 무슨 자전거 수리?”라며 색안경을 끼고 봤던 사람들도 장 씨의 야무진 손재주와 말씨로 단골이 된지 오래. 힘이 좀 들긴 하지만 섬세한 작업을 요하는 기술이라 여자 손길이 유리한 점도 있다고. “한때는 일을 그만둘까도 했지만 기술을 썩히기 아까워서 쉬엄쉬엄 일하고 있어요. 만날 손에 기름때나 묻히고 야구나 좋아하다보니 어느새 성격도 중성적으로 변해버렸죠. 저도 알고 보면 여성스러운 구석이 있는데 말이죠.”
장 씨의 로망은 홈런이다. 타석에서 배트로 공을 명중시킬 때 시원한 소리는 쾌감이상의 희열을 가져다준다. 일도 운동도 어느 것 하나 평범하지 않지만 자부심을 느끼며 산다고. 인생의 절정을 만끽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장 씨 인생에 장외홈런이 아닐까.
문의: 062-262-6608
김영희 리포터 beautty02k@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