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이 다른 교육 정보에 브런치까지 … 광주 학부모들, 자녀교육 해법 실마리 찾다
경제·교육 등이 수도권 중심으로 쏠리면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껴왔다. 특히 교육문제는 더 민감하다. 해마다 교육정책이 바뀌고 대학마다 다양한 입시전형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학부모들의 발 빠른 교육정보가 자녀 입시의 성공을 가르는 열쇠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4개 지역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내일신문이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반영, 학부모브런치 전국 순회 교육 강좌를 기획했다. 광주는 숭일고등학교 교사를 담임으로 수도권에서 교육전문가로 꼽히는 공교육 교사를 주축으로 5주간의 따끈따끈한 학부모 강좌를 기획한 것.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영역별 학습법부터 입시대비 전략까지 5주 동안 색다른 주제로 강좌를 진행해 800여명의 학부모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지난 5월말부터 광주대학교 호심관에서 시작한 제1기 학부모브런치. 왜 학부모들이 그토록 열광했는지, 그 뜨거운 열기를 후기에 담아봤다.
PART 1 일찍 준비할수록 유리한 입시 전략
입학사정관전형 실제와 포트폴리오 작성법
입학사정관전형이 입시요강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입시 전략이 모색되고 있다. 사교육 기관의 수상실적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학생부 실력은 좀 뒤처지더라도 공교사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우수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일명, 공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2009년 12월 교과부 장관이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전형에서 공교육을 통해 길러진 장점을 중요하게 평가해야 사교육을 줄일 수 있다”고 발표한 것도 공교육 강화를 뒷받침한 발언이다. 하지만 도입 초창기이다 보니 입학사정관들의 객관적 판단 여부와 공정성에 대한 공방이 잇따르고 있는 게 현실. 그래서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입학사정관전형의 실제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영등포여자고등학교 최병기 교사는 “우선 대학, 교사, 학생·학부모들이 갖고 있는 입학사정관전형에 대한 오해를 푸는 것이 급선무”라며 “대학 당국은 ‘학생 선발의 자율성 확보’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며, 교사들도 교외에서 준비하는 비교과가 당락을 결정하는 것으로 잘못 판단해서도 안 된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들도 성적과 상관없는 전형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입학사정관전형의 평가 요소로는 교과와 비교과를 평가한 ‘학교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면접’ 등이다. 이와 함께 학생부와 자기소개서의 참고자료로 ‘포트폴리오’를 제출한다. 포트폴리오 작성에도 요령이 있다. 학생부에 기록된 간단한 내용에 살을 더해서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 자료를 기록한다. 다양한 활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부에는 기록되지 않은 경우도 자신의 진로개척과 관련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포트폴리오에 작성하면 도움 된다. 따라서 포트폴리오는 사교육에 의존해서는 전혀 도움 되지 않는 자료다. 최 교사는 “입학사정관제는 교과를 기본으로 비교과 영역에 다양한 활동을 한 학생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사교육 컨설팅은 실제 전형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또한 교과부 장관도 사교육을 유발하는 대학은 예산지원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발표해 학교 교육과정과 활동에 충실한 학생에게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자기소개서 작성법
자기소개서가 입시와 연계되면서 일종의 논술로 자리 잡아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부담스러운 서류로 전락(?)했다. 자기소개서는 학생부, 추천서 등과 함께 입시 전형 주요 요소다. 자기소개서 안에는 다양한 내용이 포함된다. 서울국제고등학교 조영혜 교사에 따르면 대학이 요구하는 전형에 따라 지원동기와 학업계획, 대학이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 고교생활 중 비교과활동, 자신의 장·단점, 독서활동 등을 자기소개서에 기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점은 대학에서 요구하는 질문의 강도가 세졌다는 것. 이를테면 ‘우리 대학이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기술하라는 대목만 봐도 알 수 있다. 때문에 높은 가산점을 받기 위해서는 대학이 요구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나’를 설명하는 자기소개서가 돼야 한다. 그러자면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한 기술이 필요하다.
조 교사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시 원서를 제출하기 전 8월경부터 준비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다보면 졸속으로 쓰기 마련이고 대필이나 만들어진 자기소개서를 쓰기 십상이다. 따라서 고등 1학년부터 자기소개서를 써보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기소개서에는 화려한 스펙보다 본인의 열정과 의지가 담겨 있어야 한다. 거창한 내용보다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을 전공분야와 연계해 작성하는 것이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것.
자신의 장·단점을 소개할 때도 단점을 반성하는 자세로 솔직하게 기록하는 것이 좋다. 학업 외의 활동을 기재할 때도 가장 소중했던 경험을 소개하고 그것이 자신의 성장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한 방법. 독서활동도 마찬가지다.
조 교사는 “수험생이 선택한 도서 장르는 지원자의 사고, 독서의 폭과 깊이, 분석력과 논리력 등을 가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진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된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평소 독서를 한 후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특히 책을 통해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기술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권을 5번 이상 읽어봐야 제대로 된 가치관이 형성된다고. 자기소개서는 부모의 역할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자녀가 관심 있는 분야를 찾을 수 있도록 과거 의미 있는 경험담을 자주 들려주는 것이 자기소개서의 기초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
교육 지각변동, 입시전략 다시 짤 때
수능체제가 바뀌고 있다. 수시 선발 인원이 60%를 초과하는 등 수시 전형과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고 정시모집 인원은 감소 추세다. 수능 선택과목도 감소가 예상된다. 현재 고3은 언·외·수와 탐구영역 4과목을 준비하는 반면 고2는 언·외·수와 탐구영역 3과목, 중3부터는 탐구영역이 2과목으로 축소되는 등 수능 반영과목이 대폭 축소된다. 최근 대학이 학부제에서 학과제 모집으로 개편하면서 인기 학과의 경우 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도 특징. 또한 로스쿨과 의·치·약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위해 특성화학과 지원율도 높아지고 있는 것도 입시의 큰 변화다.
이와 함께 고교다양화 정책에 따라 학교마다 특성화 교육이 실현되고, 다양한 활동수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 학생들도 다양한 진학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일반계고 진학은 73.31%, 과학고·외고·예술고 등 특목고 1.52%, 자율형공립고 1.29%, 자율형사립고 1.21%, 전문계고 17.38% 등의 비율을 나타냈다. 이처럼 수능과 함께 비교과 영역이 중요한 평가 자료로 확대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도 입시변화에 따른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때다. 광주숭일고등학교 박성근 교사는 “학부모들도 대입 흐름을 잘 파악하는 것이 입시 전략의 첫 걸음이다. 그런 다음 자녀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세워야 한다”고 귀띔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