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설명, 소탈한 유머가 최고!
“박력분, 쑥분, 설탕, 물엿 등 칠판에 써놓은 재료들을 준비하세요. 곧 맛있고 부드러운 쑥 롤 케이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오전10시 부천여성청소년센터 2층 요리실, 제과제빵반 최윤희(39) 강사가 수강생들에게 준비 땅, 을 외쳤다. 4명이 한 조로인 30여 명 회원들은 수업도우미가 준비한 밀가루와 계란, 설탕을 식탁 위로 가져가고 거품기와 저울을 준비하느라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두 시간 동안의 케이크 만들기는 숨 쉴 틈 없이 진행됐다.
섬세한 설명으로 기본기를 길러낸다
“반죽을 해서 오븐에다 20분 구운 뒤 말아주면 돼요. 참 쉽죠?” 최윤희 강사의 케이크 시연을 보기 위해 수강생들이 다가섰다. 오늘의 포인트는 흰자에 설탕을 넣고 거품을 내는 머랭이다. 이것을 잘해야 롤 케이크는 제대로 만들어진다. “오늘 쑥 롤 케이크 잘 만든 분은 바로 기능사 시험 보러 가도 돼요. 시험에 롤 케이크 만드는 법이 많이 나오니까요.”
최 강사의 유머에 수강생들이 웃는다. 한 번도 만들어보지 못한 것을 단 한 번에 통과할 수는 없을 테니까. “또 하나 중요한 것을 롤을 잘 말아야 해요. 잘못 하면 터져요. 안 터지게 하려면 물엿을 쓰세요. 점성이 있는 물엿은 롤 케이크의 몸을 보호해줘요.” 최 강사의 설명이 참 쉽다. 오븐에 넣은 롤 케이크가 구수하게 구워지기까지 시간 반이 걸렸다. 그동안 수강생들은 질문을 계속했다. 롤 케이크를 말고 포장하는 일까지도 최 강사의 말에 계속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곁에 있던 정부영씨는 “선생님은 섬세하세요. 기초부터 잘 가르쳐주시죠. 다른 데 가서 배울 때 중간 수업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기본기를 탄탄하게 가르쳐줘서 좋아요. 분위기도 재미있어서 오랫동안 배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수강생의 잠재능력을 발견해준다
최 강사의 제과제빵 경력은 18년. 현장에서 7년 간 실무 경력을 쌓은 제과기능장이면서 직업훈련교사로 제과제빵기능사 실기와 필기 문제집을 집필했다. 부천여성청소년센터에서는 지난 2005년 제과제빵 강의를 시작으로 기능사반, 홈베이킹반, 케이크디자이너반을 가르치고 있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보물베이커리 동아리를 창설한 것도 그녀다.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동아리로 묶었다. 이들은 빵을 만들어 얻은 수익금으로 독거노인을 돕는 등 자원봉사활동도 한다. 정기모임을 열고 제품에 대해 연구하는 이들 중에는 창업을 했거나 단체 강의, 학교 방과후 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빵과 과자를 만들다보면 처음에 갖고 있던 성질이 달라져요. 어떻게 배합했느냐가 중요하죠. 여행자가 또 다른 세계로 도전하듯 사 먹기만 했던 것을 만들어보는 성취감이 제과제빵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다양한 재료를 응용한다는 점도 또 다른 매력이죠.”
최 강사는 강좌를 들으러 왔던 학생이 자신의 잠재능력을 발견하면서 대학 진학했던 일이 제일 가슴에 남는다. 또 우울증을 앓던 사람이 빵을 만들면서 즐거워하는 것을 봤을 때 보람이 컸다.
일에 대한 열정과 카리스마가 아름답다
최 강사에게 제과제빵 수업을 받은 수강생들의 실력도 다양하다. 제과제빵 기능사와 케이크디자이너, 요리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유은희씨가 그렇다. 현재 케이크디자이너 자격증 반을 재수강하는 유 씨는 “더 배우고 싶어서 와요. 최 선생님의 테크닉이 대단하니까요. 그래서 1시간40분 동안 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옵니다. 선생님은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세요. 카리스마도 있구요. 배울 게 많은 분이라서 계속 다니고 싶다”고 했다. 수제자로 통하는 김명심씨는 “닮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제일 좋은 칭찬이겠죠. 오랫동안 같은 일을 해오셨지만 초심을 잃지 않은 분이라고 봐요. 일 외의 것은 느슨하지만 철두철미하게 일을 준비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항상 위생과 청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 마음을 닮고 싶다”고 최 강사를 추켜세웠다. 최 강사는 “제가 하는 일은 늘 해왔던 내 몸에 맞는 옷이라고 생각해요. 아침에 일어나서 가기 싫다는 생각 안하고 출근하면 성공한 거죠? 수강생들께 말하고 싶어요. 수업 시간에 빠지지 마시라구요. 빠지면 손해잖아요”라고 당부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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